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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110959 / 432쪽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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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마왕의 운명 [2]
출판사 리뷰
“그럼 나랑 계약연애 안 할래요?”
“……뭐?”
미소 짓던 남자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생소한 단어인 듯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미리 준비했던 것을 주머니에서 꺼내 곱게 펴서 그에게 주었다. 뭔가 하고 그가 받아들였다.
“사귀고 싶으면 거기에 도장 찍으세요. 사인도 좋고요. 위약금 있으니까 똑똑히 보시고요.”
처음 보는 계약서일 거다. 여기에도 계약이라는 게 있겠지만 연애에 대한 계약서는 처음 보는 것일 거다. 하긴, 한국도 요즘에서야 계약 연애 붐이 일어나긴 했지. 내가 즐겨보던 드라마가 생각나서 조항을 적어보았다. 아스의 마법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대충 내용은 이렇다.
1. 형식적으로 (련)을 갑이라 하고 ( )는 을이라 한다.
2. 을은 갑의 동의하에 일정기간 동안 연애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3. 을은 갑의 동의하에 연애에 따르는 일반적인 애정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4. 만약 갑의 동의 없이 행위할 시에는 계약은 즉시 파기되고 을은 차후 어떤 형식으로라도 갑을 만날 수 없다.
5. 을은 갑에게 애정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대신 갑의 요구를 따를 의무를 갖는다.
여기까지 읽자 그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나를 무시무시하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연애를 하는데 이런 조항까지 붙이는 내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종이를 구기면서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분노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나를 가지고 노는 건가?”
“제 요구라는 부분을 자세히 보시겠어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는 강경하게 그를 마주 노려보았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앞으로는 절대 만나지 않을 거다. 이 남자가 내게 손을 댄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밀어낼 거다. 죽음을 각오하고라도!
나의 단호한 말투에 남자는 이를 갈면서 다시 종이를 펼쳤다. 얼굴에는 이런 상황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요구사항이라는 걸 읽어내려 가던 남자는 표정이 바뀌면서 잔뜩 일그러졌던 얼굴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갔다. 충격을 받았는지 그의 목소리는 처음으로 갈라진 듯 탁한 소리를 뱉어냈다.
“마…… 왕을 물리치는데 함께 힘…… 쓴다?”
“네, 그게 이사 씨와 계약하려는 목적이에요.”
이제야 후련해진 속을 채우기 위해 종업원을 불러 다시 음료수를 시켰다. 드디어 나의 야망을 이야기할 기회가 왔다!
“오다가 이곳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죠. 누군가가 마왕을 소환했다고 하더군요?”
“아…….”
“그렇다면 이 대륙 어딘가에 마왕이 있다는 소리 아녀요? 이건 기회예요. 결국 난 운이 좋다구요!”
신이 나서 나의 행운에 대해 조잘대는 나를 그는 낯선 사람 보는 듯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사람들을 끌어 모을 거예요! 드래곤 아스튜리안은 내가 어떻게 하든 설득해볼 거예요! 일단 악명 높은 마왕인 이상, 이사 씨 한 명만으론 어림도 없죠. 아무리 당신이 강하다고 해도 마왕은 아마 차원이 다르게 강할 거예요! 휘하 마족도 엄청나겠죠? 그래도 이 대륙은 빛의 대륙이라는 이름값이 있으니 분명히 신전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이사 씨가 제일 강할 테니 그들을 무리 없이 이끌 수 있을 거예요! 아아, 신나요! 드디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쉴 새 없이 계획에 대해 말하는 나의 눈은 점점 열기를 띠어 나조차도 주체 못할 광기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머릿속에 생생히 떠올랐다. 점점 파괴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다. 도망가던 쥐가 고양이를 물 수 있게 된 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욱 커져갔다. 세상을 마왕의 손아귀에서 구한다는 것 따위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복수할 수 있다는 기쁨이 내 눈에 가득했다.
“……마왕이 싫은가?”
목이 졸린 듯한 잔뜩 가라앉은 이상한 목소리로 그가 물었다. 나는 그의 어리석은 질문에 콧방귀를 뀌었다.
“하, 싫다고요? 겨우 싫은 정도로 이런다고 생각해요?”
“…….”
나는 치밀어 오르는 격분을 숨기지 못한 표정으로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는 내가 지을 거라 생각지 않은 잔인한 표정으로 이를 갈면서 내뱉듯 말했다.
“증오스러워. 만나면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목차
1.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2. 결성! 마왕 슬레이어 파티
3. 또 결성! 마왕 슬레이어 파티
4. 영웅과 마왕이 만나다
5. 그녀여야만 하는 남자, 그녀가 아니어도 되는 남자
6. 사랑해……
7. 거기서 뭐하세?요?
8. 징조
9. 에이, 설마……
10. 폭주
11. 나는 감당 못해……
12. 그녀를 사로잡아라(Ⅰ)
13. 그녀를 사로잡아라(Ⅱ)
14. 나 지구로 보내줘!
박정자, 아기 낳다
마왕과 그녀의 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