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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206148 / 276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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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교사 누구나 겪게 되는 수업 딜레마
동료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한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딜레마에 부딪치게 된다. 읽기를 가르쳐야 할까, 표현하기를 가르쳐야 할까? 문법이나 어휘를 가르쳐야 할까, 맥락을 가르쳐야 할까? 정의를 통해 설명할 것인가, 예시를 통해 설명할 것인가? 학생들이 교과에 대한 흥미와 배경지식이 없을 때, 수업 중에 주제와 관련 없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학생이 교사의 말을 가로채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수업 딜레마는 교사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특별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 수업 딜레마는 교사의 가르침이 학생의 배움과 상호작용하고 엮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본래의 교육적 과제가 교육과정의 복잡함, 시험 성적을 위해 학습을 요구하는 관행, 경쟁과 서열 중심의 사회적 문화 등 우리나라 교육의 구조적 요인과 함께 결합된 결과로 나타난다.
교사가 수업에서 겪게 되는 딜레마는 다른 전문 직업에서 나타나는 딜레마와는 다르다. 의사나 변호사는 자신의 딜레마를 시간을 두고 연구하거나 다른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는 수업이 벌어지고 있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바로 대응해야 한다. 교사의 말 한마디, 눈빛이나 표정 하나가 아이들의 심리 상태,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그것에 의해 수업의 질적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여러 복잡한 딜레마에 대해 교사가 순간순간 어떻게 대응하고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수업 딜레마에 대해 해결책을 직접 제시하는 대신에 오랫동안 동료 교사들의 수업 현장을 방문하고 조언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수십여 명의 교사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생각을 진솔하게 전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는 수업에서 교사는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도 동시에 관용적이며 겸손한 태도로 학생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저자가 독자에게 수업 딜레마에 대해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적인 수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갈래의 모색을 통해 독자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도록 생각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수업 딜레마를 풀어가려는 노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경우를 만나면 어느 교사이든 난감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먼저 어려운 어휘를 해석해준다. ‘디난’은 떨어진다는 뜻이고, ‘초로’는 풀잎에 맺힌 이슬이다. ‘홍안’은 붉은 얼굴, 즉 젊은 아름다운 얼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이야기를 한다. 학생은 빼곡히 노트에 필기를 하면서 암기를 한다. 그것도 빨간 밑줄을 치면서 중요한 표시를 해 둔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고전은 ‘외계어’이다. 우선 읽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자주 접해보지 못한 선인들의 노래를 읽으니 당연히 어려운 것이다. 노래방에 가서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읽는다고 생각해보라. 재미도 없고 의미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고전 시가를 노래라고 생각하고 운율에 맞춰서 읊조려보자. 왜냐하면 고전 시가는 옛 노래이기 때문이다. 4.4조의 가사이다. 그렇게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다 보면 어느새 입에서 되뇌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p. 29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배움에 대한 교사의 신념이다. 수학 과목은 교사의 설명식 수업이 대세를 이룬다. 그것은 학생들이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의 설명이 주류를 이루고 학습자들은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학습자가 고민을 하게 하는 수학 수업을 하도록 수업을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p. 60
그래서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는 악기를 사용하여 즐거운 음악 수업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즐겁게 익히는 음악인 것이다. 기예를 익히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종이컵을 활용하여 음악적 리듬을 배우고 표현하는 컵타는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리듬도 그냥 익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악과 연결해서 배우면 아이들은 쉽게 습득한다. 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아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은 할 수가 없고, 그래서 한 시간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형태의 음악 교육을 실시한다.
p. 73
지적 발달 수준이 낮은 학습자를 위한 엄 선생님의 고민은 낙인효과로부터 학습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교과과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실패의 경험을 누적시키면 학습 결손의 빈 공간을 채우기 어렵다. 아이들은 자신들도 도전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맛보기를 원한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학습 결손이 누적됐을 뿐이다. 그리고 학습동기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가설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본질은 지키고, 아이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수업의 내용을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이다.
p. 97
장 선생님의 경우에는 음악에 흥미가 ‘있다, 없다’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좋아했을 때를 질문해야 한다고 딜레마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관점은 경험적이면서 색다른 관점이다. 아이들이 교과에 흥미가 ‘있다, 없다’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면 대부분 흥미 없는 아이들에 대한 교사들의 상처만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 패배주의적 관점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있다’, ‘없다’의 관점이 아니라 ‘언제 좋았냐?’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숨겨진 경험을 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좋았던 경험을 되살려주는 것이다.
p. 118
이 선생님의 고민은, 학생들에게 ‘공감’의 개념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싶은데,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공감’이란 단어를 교과적 용어로 설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일상의 용어로 설명할 것인가 딜레마에 빠졌다. 교과적 용어로 설명하면 학생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고, 내면화 단계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렇다고 일상의 용어로 설명하자니 번뜩이는 사례도 없고, 오히려 잘못된 개념을 아이들에게 남겨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p. 149-150
“너도 한번 이야기를 해봐.”
아이들은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지식이 형성 과정에서 오류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수업의 공기가 탁하고 경직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오류는 노출되지 않지만, 그 분위기가 느슨해지면 자신들이 배운 것을 동원해서 참여를 하게 된다. 이렇게 됐을 때 잘못 형성된 개념들이 쏟아져 나온다. 교사의 역할은 이해된 부분이 어디이며 이제 무엇을 보강해줘야지 튼튼한 건물이 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부실한 공사로 지어진 건물은 쉽게 무너진다. 그러나 보강을 거쳐서 문제가 드러난 부분을 고치면 온전한 건물로 재탄생한다. 교사는 보수자의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p. 183
교사의 가르침을 막고 끼어드는 경우 수업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해서 ‘하지 말라’ 명령을 내린다. ‘그만해!’의 의미는 ‘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문제’라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날마다 거의 게임이 벌어진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게임에 참가한다. 게임에 참여자는 몇 명이든 상관없다. 딱히 정해진 규칙도 없다. 게임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참가자들은 자기 차례에 수를 두거나 전략을 짜면서 미처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 진행되지만 아무도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 게임이 바로 ‘명령/저항 게임’이다.
p.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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