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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8170669 / 51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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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머리말]
20세기의 언어학은 주로 언어의 형태 혹은 형식에 몰두하였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20세기 후반 언어의 의미, 화용적 측면이 주목 받기 시작했고, 20세기 말에서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교차 언어적, 문화언어학적인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즉, 언어의 형식 안쪽에 자리 잡은 의미 혹은 언어의 형식 밖에 자리 잡은 문화나 사회에 대한 연구가 점점 더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특별한 분석도구나 복잡한 공식, 변형규칙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수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던 언어학을 일반인의 언어학으로 확장시켜, 일종의 언어학적 민주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대학 강단에서 문화언어학을 소개할 때 주교재로 사용할만한 연구서는 한국뿐 아니라 영미권이나 러시아어권에도 많지 않다. 러시아언어학계에는 한국이나 영미보다 문화언어학 연구가 좀 더 활발하지만, 문화언어학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연구보다는 개별적 소주제를 통한 접근이 좀 더 우세하다. 이것은 분석적이고 세밀한 연구를 추구하는 러시아언어학계의 전반적인 학풍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문화언어학이라는 것이 이제 막 발돋움을 시작한 새로운 분야이고, 본질적으로 다양성과 확장성에 기반하고 있어, 그것을 완결된 분과로 다루기보다는 아직 발전과 변용의 여지가 많은 열린 학문으로 접근하는 편이 합리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6년 2학기 연세대에서 처음으로 “슬라브언어와 문화”라는 수업을 맡게 되었을 때 마땅한 교재가 없어 막막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자유롭게 테마를 선택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2007년 2학기에는 첫 수업의 내용을 정리하여, 12 테마를 담은 A4 약 80쪽짜리 교재를 사미즈닷(samizdat), 즉 자가 출판의 형태로 제본하여 사용하였다. 이후 테마의 종류와 내용을 점차 확장해 2009년, 2010년, 2011년 “러시아 언어문화”수업에서는 약 90, 120, 160쪽의 사미즈닷 교재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좀 더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고 수정하여 2013년 마침내 한국문화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20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테마는 본문의 내용과 관련된 제명으로 시작하여 관련연구목록과 토론과제로 끝난다. 이 책의 테마는 크게 러시아 문화, 러시아어, 언어와 문화의 세 범주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테마를 배열하지 않고, 내용적으로 연계된 것들을 인접하게 배치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러시아 문화에 대한 기술에서도 언어가 무관하지 않으며, 러시아어에 대한 설명에서도 문화적인 측면이 전혀 없지 않아, 큰 틀에서 보면 모두 언어와 문화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각 테마에서 다루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국내외 연구들을 참고하였으나,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술적, 실용적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으며, 각각의 테마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되 독립성을 갖게 하였고, 각 테마가 끝난 후에도 논지가 종결되지 않도록 [더 생각해보기]를 마지막에 덧붙였다. 또한 기존 국내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웃음이나 욕설 같은 “진지하지 않은” 테마들에도 집중했다.
이 책에 실린 예문은 기존 언어학 문헌 및 사적인 독서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발견한 것이다. 러시아어 전공자들을 위하여 러시아어 예문은 그대로 원어를 살려 실었고, 제명에 인용된 텍스트도 모두 원어를 그대로 살렸다. 인용된 영어와 기타 언어 텍스트의 경우는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원어를 적고 한국어 해석을 병기하였으며, 나머지 경우에는 한국어로 번역한 텍스트만 실었다. 예를 들어 설명한 영어 문장이나 단어에는 한국어 해석을 달지 않았다. 러시아어 해독이 불가능한 독자들을 위해 러시아어 예문에는 해석을 덧붙였으며, 러시아어 문자가 낯선 독자들은 [테마 4]의 키릴문자 전사표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러시아, 문화언어학, 혹은 모든 새로운 정보에 관심이 있는 러시아어 비전공자들도 이 책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읽어나가지 않고 맘에 드는 테마를 랜덤으로 선택하여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사미즈닷 교재로 수업에서 사용할 때는 항상 공식적인 출간을 꿈꿔 왔었는데, 막상 이렇게 출간이 눈앞에 오니, 내용과 형식의 불완전성과 부족함에 대한 걱정, 부주의나 무지에서 비롯한 오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제 당분간은 이 내용을 확장, 수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국내학계에서 문화언어학에 대한 파생연구들이 나오고, 러시아 언어학 전반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문화언어학이라는 학문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발전과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오류, 오타, 오역 등을 발견한 독자들은 언제든지 출판사를 통해 저자에게 연락주기 바란다. 이 책에 사용된 그림, 도표, 인용 내용에 대한 저작권 주장도 같은 방법으로 해 주기 바란다. (If any copyrighted materials are used here, please let me know.) (하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