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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9336401 / 25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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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기억(記憶)은 쌓이는 것인가?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 생짜배기 그대로 언제든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매순간 새롭게 여러 이야기로 생성되는 것인가? 만약 쌓인다면 어디에 쌓이는 것인가. 우리 마음 속, 혹은 머릿속에? 아니면 구체적인 공간 어딘가에 쌓이는 것인가
‘이야기의 바깥은 없다’는 말처럼, 사람은 이야기로 사는 존재이기에,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듣고 기억하고 또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기억하고 나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윤색되고 과장되고 생략된다. 한 인간이 영웅이 되기도 하고 그 팍팍한 삶이 놀라운 로맨스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하는 관점에 따라 생겨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이본(異本)이 생성된다.
그렇다면 ‘호모 나랜스(Homo-narrans)’, 즉 이야기하는 인간에게 기억은 언제나 변화무쌍하기만 한 것인가. 그래서 그 어떠한 이본(異本)도 진실(眞實)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만약 이야기가, 기억이, 우리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인간 의식의 기억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기에, 이 사람 저 사람 입에서 귀로 옮겨가다 보면 당연히 진실에서 어마어마하게 멀어진 모습으로 갈래갈래 파생되어 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행히 인간의 기억은 때로 그 이야기의 공간에 의미심장한 지명(地名)으로 남겨지기도 하고, 그 땅위의 바윗돌에 세월을 이기는 굳건함으로 새겨지기도 하고,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을 먹물의 글씨로, 판각본으로, 활자본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절대 변치 않을 진실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심금에 고금일치의 울림을 남기기도 한다. 시간을 이기는 공간의 힘, 말의 힘, 문장의 힘이다.
‘소설로 읽는 경남’에서 찾아다닌 장소는 모두 ‘이야기하는 인간’들이 거쳐 간 공간들이었다. 하동의 평사리, 통영 명정골, 다솔사와 해인사, 광명학원 터, 마산, 거제, 지심도, 남해 노도 등등. 이 장소들을 지나쳐간 작가들은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로 쓰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 정리하기도 하였다. 이야기를 쓰고 정리한 작가들의 행로가 작품을 능가하는 이야깃거리로 그들이 스쳐간 공간 속에 남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하여 이 책에서는 그러한 공간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그 공간의 기억을 변치 않는 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들이 이 장소를 스쳐지나갔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이곳에서 한때를 살았고 또 세월을 견뎠고 이야기를 만들어내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정리하여 남기고 싶었다. (머리말 中)
목차
1. 박경리 소설의 공간을 찾아,
- 하동 평사리에서 통영 명정골까지
하동의 박경리 ‘토지’ 길
통영, ‘김약국의 딸들’의 무대
2. 김동리 소설의 길을 따라,
- 다솔사와 해인사, 그리고 광명학원에서 하동 쌍계사까지
다솔사, ‘진달래’와 ‘저승새’의 공간
장군바위 전설과 ‘황토기’
만해와 ‘등신불’
해인사와 ‘산화’
원전 광명학원, ‘바위’와 ‘혼구’의 공간
하동, ‘당고개 무당’과 ‘역마’의 공간
3. 결핵문학의 고향, 마산
나도향, 마산에서 부친 ‘피 묻은 편지 몇 쪽’
상남동 199번지와 임화
지하련, 산호리에서 쓴 ‘체향초’
4. 남해, 소설의 바다
-김정한, ‘회나뭇골’에서 사람의 길을 찾다
회나뭇골 답사
‘월광한’과 ‘낙일홍’의 무대
-김탁환, 노도에서 소설의 길을 묻다
따사로운 필사본 소설의 시대를 아시는지요?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김만중, 나의 소설은 나의 무기
-남해 금산과 서정인의 ‘산’
이성복의 ‘남해 금산’
서정인의 ‘산’
5. 거제, 자유와 사랑의 섬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찾은 자유의 의미
윤후명, 엉겅퀴꽃에서 생명력을 배우다
허만하, 김수영의 유자철망에서 ‘자유’의 의미를 찾다
장용학, 세례 요한의 철조망에서 자유를 찾다
-윤후명, 지심도(只心島)에서 사랑을 찾다
지심예심, 동백꽃술 같은 마음의 섬
그 섬에 팔색조가 깃드는가, 안 깃드는가
사랑이 이루어지는 섬, 지심도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