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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898209 / 336쪽 153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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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엄청나게 높은 천정을 떠받쳐 주고 있는 거대하고 당당한 문을 지나 거기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놀라움과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당신은 여덟 개의 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물 안?을 걷고 있고, 거기서는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든 곳과 통하는 회랑들, 회전형 계단, 서로 교차되어 있고 후미진 곳으로 연결되는 복도들, 그다음엔 홀과 상점들, 모임방과 사무실들……. 정말이지 건물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가 작다고, 정말로 작다고 느끼게 되며, 심지어 위풍당당한 기념물 아래에 압사될 지경이다. 민... “엄청나게 높은 천정을 떠받쳐 주고 있는 거대하고 당당한 문을 지나 거기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놀라움과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당신은 여덟 개의 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물 안을 걷고 있고, 거기서는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든 곳과 통하는 회랑들, 회전형 계단, 서로 교차되어 있고 후미진 곳으로 연결되는 복도들, 그다음엔 홀과 상점들, 모임방과 사무실들……. 정말이지 건물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가 작다고, 정말로 작다고 느끼게 되며, 심지어 위풍당당한 기념물 아래에 압사될 지경이다. 민중에게 필요한 것은, 이 민중 자신이 모든 면에서 강력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바로 이것, 그러니까 장엄하고 강력한 ‘집’이다. …… 귀퉁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한낮의 맑고 투명함이 대형 유리창들과 들창들을 꿰뚫고 발산되어 기쁨과 생기를 가져다주고 새로운 민중회관을 진실한 빛의 궁전으로 바꾸어 놓는다.”(48~49쪽) ―자크 그뢰(1889년) 위 글은 브뤼셀의 민중회관(Maison du Peuple)을 처음 가본 지식인이 느낀 소회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 빅토르 오르타가 설계하여 1899년에 완공한 이 거대한 건물의 개관식을 당시 언론에서는 ‘붉은 부활절’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유럽 곳곳에 둥지를 트고 있는 ‘민중회관’ 또는 ‘민중의 집’은 대표적인 래디컬 스페이스(급진 공간)이다. 민중회관은 집단적인 차원에서 ‘그들만의 방’을 필요로 하는 노동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가 아니라 해당 지방에서 통용되는 지식을 이용하여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간 장소였다. 민중회관이 궁극적으로는 사회주의 운동에서 중요한 장소가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명령을 전달하고 규율을 유지하기 위해 위로부터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100여 년 전 유럽에서 번성한 대표적인 ‘저항의 터전’인 협동조합, 민중회관, 노동회의소를 통해 지방자치주의와 급진 민주주의, 나아가 변혁 정치의 뿌리를 한눈에 보여 준다. 앙리 르페브르, 미셸 푸코, 데이비드 하비 같은 현대 공간 이론의 대가들은 물론 발터 베냐민, 위르겐 하버마스, 피에르 부르디외를 비롯한 비판사회학자들의 추상적인 논의를 구체적인 민중의 일상생활과 정치로 불러낸다. 협동조합에 대한 오해, 또는 불충분한 이해 최근 우리나라에는 ‘협동조합 열풍’이라고도 할 만큼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장 자본주의 경제 모델에서 탈피시켜 줄 대안이라고들 하지만,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경제 모델보다는 사회적·정치적 의미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오늘날 제도와 법률의 틀에서 논의되고 있는 협동조합이 인류의 생활에 기여한 가장 큰 공적은 공론장의 형성과 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은이 마거릿 콘 교수가 애초에 이탈리아에 간 이유도 시장 사회주의의 작동 가능성을 밝혀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협동조합의 정치경제학’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일반적인 기업들과는 달리, 초창기 협동조합들은 경제적 생존 능력보다는 광범위한 사회적ㆍ정치적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협동조합을 그저 경제적 제도로만 보았던 지은이는 좀 더 폭넓은 사회 공간에서 나타난 정치에 점점 더 매료되었다고 고백한다. 그 순간이 바로 이 책 《레디컬 스페이스》의 출발점이 되었다. 공장과 감옥을 비롯한 ‘지배와 규율’의 공간, 카페와 클럽 같은 ‘배타적인 부르주아’ 공간, 민중회관과 노동회의소로 대표되는 ‘저항의 공간’으로 지은이의 논의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공간은 개인이나 집단에게 공기만큼 중요하게 다가온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던 시기에 엘리트나 부르주아, 노동자와 농민은 저마다 만남과 연대가 이루어지는 장소, 하버마스가 말하는 이른바 ‘공론장’을 통해 소통하고 저마다의 정치를 펼치고 있었다. 또한 프리메이슨 지부나 기사단 같은 구시대의 비밀 결사와 상조회, 서클, 협동조합 같은 새로운 네트워크는 그런 장소를 필요로 했다. 공장이 과연 혁명적 주체가 출현하는 공간이었던가! 사실 자본주의 체제와 공간의 문제를 중요시한 마르크스와 그람시는 둘 다 공장을 지나치게 이상화하고 양식화했다. 그들은 공장이 고유한 물질적 특정성을 지닌 장소라는 점을 간과하고서 프롤레타리아트라는 혁명적 주체가 출현하는 구조적 토대라고 설정한다. 지은이는 이런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며 어떤 딜레마가 있는지 해명하기 위해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 이탈리아의 공장 생활에 관한 사료들을 분석하여 마르크스와 그람시의 이론을 검토했다. 마르크스와 청년 그람시에게 공장은 자본주의적 상품뿐 아니라 혁명적 주체까지도 생산하는 현장이었다. 그러나 마거릿 콘은 공장의 가혹한 규율과 권위주의가 그러한 혁명적 주체의 형성을 결정적으로 방해했다고 본다. 즉 공장은 전방위적 감시와 억압을 통해 노동자들을 무력화했을 뿐 저항의 터전으로는 부적격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노동운동의 주력이 공장 노동자들이 아니라 수공업자와 자영업자, 실업자들이었다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로 뒷받침된다. 그리하여 노동자들이 정치화된 공간은 공장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었다는 것이 콘의 주장이다. 결국 공장 바깥의 민중회관이나 노동회의소는 《옥중수고》를 쓰고 있던 뒷날 그람시가 이론화한 역사적 블록, 즉 다양한 반자본주의 세력들의 동맹이라는 이념을 구현한 공간이었음이 입증된다. 지배와 저항, 일상생활과 창조의 공간 공간은 사회 통제뿐 아니라 사회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정치의 요소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선구자들은 하나같이 공간의 중요성을 나름의 방식으로 정의하고 주장했다. 제러미 벤담의 원형 감옥(파놉티콘)에 대한 고전적 분석을 통해 미셸 푸코는 규율 감옥이 어떻게 근대사회가 몸을 정치적으로 에워싸고 장악해 나가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 일찍이 트로츠키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반드시 시간적인 계열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리적 소재지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 아렌트는 “사람들이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추후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특정한 공간이 확보되고 구조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찰스 틸리는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난 안전한 공적 장소가 사회운동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제임스 스콧은 “무대 너머의 사회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 P. 톰슨이나 모리스 아귈롱(Maurice Agulhon) 같은 역사학자는 사료에 바탕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 노동자들 삶의 문화적 양상과 정치적 동원 형태 사이에 나타나는 연관성을 입증함으로써 독자적이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기찬 노동자계급 문화를 발견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자연적인 환경이 아니라 사회적 과정의 퇴적물, 그러니까 르페브르가 ‘공간의 생산’이라고 일컫는 과정의 산물이다. 공간은 주체를 생산하고 규율하기 위한 양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인간 창조성의 표현이자 물질생활의 요소이다. 민중의 집과 저항의 공간 역사상 ‘공간적’이지 않거나 모임을 주선하지 않는 결사는 거의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했다. 그런 결사는 촘촘하고 중첩되는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설령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더라도, 이 네트워크는 편협한 이해관계에 따라 조직된 것일 따름이다. 물론 그러한 결사도 이해관계를 대표함으로써 민주주의적 과정에 기여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 논쟁이나 행위의 맥락을 창출하는 토론의 장으로서 기능하기는 어렵다. 데이비드 하비는, 지배적인 사회구조에 맞서 위치를 변경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목차
감사의 말
서장
1장 공간과 정치
공간과 사회운동
저항 공간의 정치적 특징
정치의 탈구로서의 공간
민중회관
2장 부르주아적 공론장
부르주아적 공론장
비밀 관행과 공론장
부르주아지와 시민
노동?자와 공론장
민중적 공론장
3장 규율 공장
공장의 논리
마르크스와 공장
이탈리아 공장 안으로
프롤레타리아 영웅과 공장평의회
4장 협동조합
만남
정치적 공간으로서의 협동조합
계급, 협동조합, 세계 자본주의 체제
상호 관행과 노동자 운동의 탄생
상호 관행과 대항 경제
리프레디 상조회
희망의 공간
5장 민중회관
공간 이론
민중회관의 탄생
빅토르 오르타의 민중회관
파쇼회관
가정을 향한 열망
6장 노동회의소
밀라노 노동회의소
노동회의소의 형태와 기능
어느 토리노 노동자의 회고
파시스트 공간들
저항의 공간
7장 지방자치주의
지방자치주의의 실천
사회주의와 지방자치주의
오늘날의 지방자치주의
지방자치주의와 이데올로기
지방주의의 유산
8장 저항과 연대, 소통
저항의 미시 공간에서 권력의 지리학으로
공간을 이론화하는 일
에필로그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주석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