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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760374 / 43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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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성경은 각별한 책이다. 먼저 기독교인들에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에 이르는 신구약 66권은 성령의 영감으로 쓰인 ‘거룩한 글들의 도서관’이며, 구원의 길을 알려주는 단 한 권의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성경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고대 그리스?로마와 더불어 서양 문명의 한 축을 이루는 헤브라이즘의 정수가 성경에 담겨 있다. 서양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오늘의 세계를 알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필수 텍스트가 바로 성경인 것이다.
그러면 성경은 어떤 책인가? 성경이라는 ‘경전’, 혹은 ‘고전’을 알고자 하는 독자는 성경을 읽어야 하지만, 물성을 지닌 '책'으로서의 성경에 초점을 맞추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성경의 역사는 성경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책이 필요하다. 《성경, 하나님의 위험한 책》에서는 바로 이러한 성경의 역사, 성경에 나오지 않는 성경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책은 성경의 기본적인 구성과 기록 언어에 관한 기초적인 사항에서부터, 성경이 쓰이던 당시의 기록 방식, 파피루스 두루마리와 양피지의 매체적 특성, 보관 방법, 이들을 돌려 읽고 필사하던 사람들이 관심 가졌을 내용, 그리고 편집과 정경화 과정에서 사본 제작과 번역에 이르는 성경의 3천년 역사를 광범위하게 추적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십계명 돌판이 담긴 법궤 앞에서 두려움에 떨던 다윗왕의 모습에서부터, 수도원 필사실에서 성경을 베끼는 작업의 괴로움에 진저리를 내며 영국인 수도사가 남긴 낙서, 구텐베르크 인쇄 공방의 흥분과,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교회의 눈을 피해 변장을 하고서 성경 번역에 매달렸던 바르트부르크 성 한편을 가득 채운 긴장감,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죄로 화형대에 선 윌리엄 틴데일의 마지막 유언을 만나게 된다. 책은 5세기의 진귀한 성경 사본과 중세의 아름다운 채색 성경에 녹아 있는 장인의 손길을 그려냄은 물론, 성경에서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끌어다 쓴 나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피로 물든 손까지 빠뜨리지 않고, 역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성경이 겪은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숨 가쁘게 들려준다.
■ 성경은 위험하다, 왜?
그러면 왜 ‘위험한 책’인가? “제대로 사용하면, 성경은 인생을 변화시키고 영감을 주고 가르치며 훈련하고 동원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증오와 공포, 심지어 죽음을 가져오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성경이 사람들의 손에 들렸을 때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노예 주인들은 성경에 노예가 등장한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했지만, 노예들은 그 본문을 거부하기는커녕 스스로 성경을 읽었고, 출애굽기에서 자신들의 것으로 삼을 수 있는 강력한 이야기를 발견했다”(16쪽). 성경의 한복판에는 부와 권세를 거부하고 제국주의 세력에 처형된 예수라는 인물이 자리해 있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는 창세기 초두의 진술에서부터 요한계시록의 종말론적 반제국주의까지, 성경은 지속적으로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급진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성경은 영국의 참정권 확대 운동에 영감을 불어넣고, 비폭력 운동의 연료가 되었다. 물론 1993년, 미국을 계시록의 악한 짐승으로 여겨 연방수사국과 장장 51일간 대치하고 총격전을 벌인 끝에 76명의 사망자를 낸 다윗파와 같이 종말론적인 과격분자들의 성급한 행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대체로 성경은 자유를 위한 투쟁, 민주주의와 교육 수준의 향상에 이바지한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이 모든 일이 권력자들이 성경의 번역을 훼방하고, 성경을 불태운 까닭을 설명해준다. 성경은 세상의 질서를 위협한다. 성경은 급진주의의 여백을 가진 책이다.
■ 성경은 ‘책’이다! 우리가 성경에 대해 몰랐던 것들
성경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성경이 기록된 매체의 속성이다. 구약의 모든 책은 파피루스 혹은 양피지 두루마리에 기록되었는데, 사무엘기, 열왕기, 역대기가 각각 두 권으로 나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두루마리에 담기에는 너무 길기 때문이다. 두루마리의 가격도 비쌌기 때문에 성경 기록자는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필수적인 것만을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장정이 잘 된 한 권의 책과 달리, 이렇게 기록되어 선반에 보관한 두루마리들은 쉽게 빼내거나 더해 넣을 수 있었는데, 이는 성경의 내용에 유동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구약 대부분의 언어인 히브리어에 모음이 없는 것이나 신약의 언어인 헬라어(그리스어)는 띄어쓰기 없이 대문자로 기록하던 관습 때문에 본문을 읽을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례로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히에로니무스는 시내 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돌아온 모세의 얼굴에 ‘빛이 났다’는 대목을 ‘뿔이 났다’로 옮겼는데, ‘카란(qaran)’으로 읽어야 할 히브리어 본문의 ‘qrn’을 ‘뿔’을 뜻하는 ‘케렌(qeren)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켈란젤로의 모세 조각상을 비롯한 수많은 그림에서 모세의 머리에는 뿔이 달리게 되었다(177쪽).
■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대중을 위한 지식의 성찬
이 책의 저자 닉 페이지는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흥미있게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유한 영국의 작가다. 사복음서의 기록을 꼼꼼하게 대조하고, 사도 바울의 서신과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 알렉산드리아의 필로의 저작, 방대한 랍비 문학과 고고학의 발견을 광범위하게 섭렵하면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 전 마지막 일 주일을 치밀하게 복원해낸 《가장 길었던 한 주》로 이미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제 닉 페이지가 성경의 형성사, 사본학, 성경 번역사를 맛깔나게 차려냈다. 사해 문서,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코덱스 알렉산드리누스》 등 주요한 성경 사본은 물론, 구약의 헬라어 번역인 칠십인역 성경, 히에로니무스의 라틴어 번역인 불가타 성경, 루터의 독일어 성경, 그리고 틴데일 성경의 생동감 있는 영어와 그에 대비되는 흠정역 등 성경 번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역본들을 빠짐없이 살펴본다. 과감하고 신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유머를 곁들인 서술은 ‘기독교계 빌 브라이슨’의 탄생을 확인시켜준다. 현장감을 더하는 48컷의 도판과 정경화 과정에서 성경의 구성을 보여주는 13컷의 도표, 기독교 외경, 묵시주의 종파 등을 보여주는 20개의 박스 기사 등 지적인 식욕을 돋우는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했다. 주요 영어 성경 및 한국어 성경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한 부록도 성경을 실제로 읽으려는 독자에게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신약 정경의 형성 과정은 매우 유동적이고 개방적이며 심지어 탄력적이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이 과정은 포용력이 있었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책의 목록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신약에는 어떻게 보면 다른 책들과 어울리기 힘든 책들도 포함되었다. 어쩌면 교회 교부들은 손쉽게 〈디아테사론〉의 아이디어에 동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복음서들 사이의 차이점을 부드럽게 완화하고 전체를 하나의 말끔하게 조직된 체계로 만들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교부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에 ‘의도적으로 ’다양한 의견과 전통을 포괄하는 길을 선택했다.
다른 어느 것 못지않게 성경의 내용을 확정지은 것은 단권의 성경을 제작한 것이었다. 《시나이티쿠스》, 《바티카누스》같은 코덱스는 틀림없이 사람들이 성경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을 것이다. 그전까지 성경은 ‘타 비블리아’(책들)로서 두루마리의 모음, 또는 개별 필사본들이었다. 이제는 한데 모여 한 권, 일종의 3세기 성경 세트가 되어야 했다. 개별적인 책들, 즉 두루마리의 경우엔 순서를 뒤바꾸기가 쉬웠다. 하지만 한 권으로 된 판본의 경우엔 그럴 수 없었다. _162쪽
정말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낡고 구태의연한 언어를 그 초창기로 되돌리는 것! 번역자의 난관과 사명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히에로니무스는 번역자에게 다시 원재료로 돌아갈 필요성을 확립시켜주었다. 비록 그렇게 하는 것이 교회의 분노를 일으키는 일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에게 닥친 일은 성경 번역자들이 언제나 직면해온 것이다. 사람들은 결코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_178-179쪽
깃털 펜과 검댕 잉크에 파묻혀 뼈 빠지게 일하는 수사들은 학자라기보다 장인에 가까워, 대안적 목록이나 전승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었다. 원래 책은 값비싼 엘리트 품목이었다. 성경 전체 또는 신약 성경만이라도 갖고 있으면, 그게 얼마나 정확한지, 또 다른 성경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의문을 가지고 다른 본문과 비교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정성스럽게 베껴 쓰고 넘겨주면 그만이었다. _191-192쪽
중세 성경 제작의 역사는 대체로 영광스러운 전문 기술과 정말로 나쁜 편집이 결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굉장해 보이는 삽화에도 불구하고 본문은 실수로 가득하고, 변종이 너무 많아서 하나의 ‘단일한’ 성경을 갖기란 불가능했다. 성경을 손으로 베껴 쓰는 임무는 사고나 권태나 무지에 의해 망쳐지기 십상이었다. … 이 시기 성경 제작의 주된 과업은 번역이 아니라 채색이었다. _194-195쪽
모든 사제들이 그들의 작업에 대단한 열정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단순 복사자들은 엉망진창으로 실수를 범했다. 아일랜드의 한 사본의 여백에는 다소 애처로운 언급도 있다.“ 하나님이여 찬양을 받으소서, 지금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아르마의 성 패트릭이여, 이 끝없는 글쓰기에서 저를 구해주소서.” “지금 내 앞에 한 잔의 잘 익은 포도주를 얻을 수만 있다면!” _198쪽
또 다른 대단한 형태상의 변화는 파리 성경이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지 학생들의 필요를 채웠을 뿐 아니라, 길에 나와 있는 급진적인 설교자들에 의해서도 추진력을 얻었다. 도미니크회나 프란체스코회 같은 설교 수도회 소속 수사들은 이 마을 저 마을 구원할 영혼을 찾아 많은 시간을 돌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이들이 봉착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어떻게 성경을 가지고 다니느냐였다. 대부분의 성경은 너무나 커서 말이나 수레가 필요했다. 하지만 파리의 인쇄업자와 도서 판매자들은 더 작고 휴대가 편한 성경을 개발했다. 그것은 휴지만큼이나 얇은 특별한 종류의 양피지에 기록되었다. 이들 성경을 만들어낸 기술과 장인 정신은 놀랄 만하다. 오늘날조차 읽기 쉽고 작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성경을 제작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손으로 쓴 것이었다. 그들은 작고 가는 서체로 써서, 거대한 받침대가 필요하던 성경을 작고 휴대 간편한 형태로 만들었다.
1부 성경의 형성
성경의 기초 / 히브리 성경 / 기독교 성경 / 초대교회 성경 / 제국 성경
2부 세계의 성경
번역 성경 / 중세 성경 / 종교개혁 성경
3부 영어 성경
영어 성경 / 흠정역 성경 / 과격한 성경 / 온 세상의 성경 / 위험한 성경
부록: 현대의 주요 번역본
참보문헌 / 주 /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