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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5334 / 352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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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동아시아는 격동 중이다. 그런데도 정상성 집착이라는 편향에 빠져 위기를 외면하는 인간이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시대의 위기에 민감한 자는 나와 같은 세대보다는 취직 등으로 힘든 젊은 세대인지 모른다. 그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것은 윗세대로서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게 아니다. 그들의 반응을 통해 이 시대의 위기상태를 읽어내 나름으로 사상의 민감함을 연마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윤여일과의 대화를 중시하며 앞으로도 젊은이와 폭넓게 대화를 지속할 생각이다. 그들과 대화하며 나는 현실에서 거리를 두는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젊은이와 대화하는 진정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 pp.6~7)
이 대담에서 나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첫째, 선생의 사고가 지닌 품과 깊이를 조금이라도 한국어로 알려내는 것이다. 글이 아닌 대담을 통해 선생의 사고가 지닌 독특한 입체감과 전체상을 담아보고 싶었다. 둘째, 선생과 대화하며 사상의 번역을 기도하되 자립의 계기를 구하고 싶었다. 사상의 번역이란 힘을 다해 상대에게 다가가려고 애쓰지만 상대에게 동일시하기보다 상대와 결별해 자신의 환경 속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노정일 것이다. 사상의 번역을 위해서도 자립하여 타자가 되기 위해서도 먼저 상대에게 파고들어 뒤얽힘이 발생해야 했다.
(/ p.15)
저는 물음을 조형하는 작업을 중시합니다. 아마 인류에게 끝까지 남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물음 자체겠죠. 우리는 비록 답을 얻었더라도 그 답을 내려놓고 떠나야 합니다. 다음의 답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점이야말로 답이 아닌 물음이 진정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물음을 만들어내야 자신이 무얼 위해 싸우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물음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물음을 조형하여 우리가 노력해나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 p.43)
서양의 지적 유산이나 가치를 기성품으로 수입한다면, 적어도 두 가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수입하는 지적 유산에 관한 문제로서, 그것이 자신의 고유한 사회 내지 시대와 맺고 있는 긴장 관계가 잘려나가 사상이라면 사상으로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 즉 틀릴 수 있다는 상대성을 잃어버립니다. 다른 하나는, 그런 지적 유산을 여과 없이 자기 사회에 적용한다면, 자기 사회에 대한 이해가 단순화됩니다. 즉 자기가 속해 있는 사회의 어떤 면모를 그런 지적 유산의 징후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 p.79)
우리는 자국에서 태어났다고 자국 문화에 속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모어로 말할 수 있고 모국에서 생활하더라도 모어문화 안에 있다고 잘라 말할 수 없는 것이죠. 모어문화에 진입하려면 만만치 않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한 진입은 대표성을 무너뜨림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 p.128)
어떤 사회 상황 속에서 사상 자원을 발굴할 때 표층 수준에 머문다면, 그 나라의 조건에만 한정되겠죠. 그러나 표층 아래로 파고들어간다면 반드시 인류 공통의 과제와 만납니다.
(/ p.171)
내셔널리즘 비판에만 그친다면 민족 안의 다양한 요소가 묻히고 맙니다. 내셔널리즘과 민족을 구별하고, 민족을 사고하는 경우에는 민족과 인종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족을 실체로 간주해 그대로 긍정하거나 부정할 뿐이라면 이 작업을 진척해나갈 수 없습니다.
(/ p.243)
‘역사학’은 오랫동안 유럽이 독점해왔습니다. 지금도 동아시아의 지식인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유럽의 시선을 빌려 역사를 이해하려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아시아를 말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관건이 아닙니다. 어떤 방법으로 논할 것인지가 중요한 대목이죠. ‘방법으로서의 아시아’를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는 아시아를 말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서구가 인류사에 관한 시각을 독점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입니다.
(/ p.288)
목차
젊은이와 대화한다는 것
스승과 대화한다는 것
대화를 시작하다
첫 번째 대화 상황적 사고
인식론을 사고해야 하는 이유
사건 속에서 사상의 자원을 건져내다
답이 아닌 물음을 만드는 법
개인의 물음과? 공고적 물음
상황과 원리
사상과 이론
내부와 외부
서양으지 지적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콘텍스트로의 진입
말의 용법
현실정치와 역사감각
이론과 감정, 이론과 실천
누구를 향해 발화할 것인가
두 번째 대화 중국과 일본 사이
대화의 방식에 관해
모어문화로 진입하다
번역와 이문화 교류
타자를 왜 사고해야 하는가
지의 공동체에서 드러난 것들
지식 세계에서의 위치
아즈마 시로 사건을 사고하다
동시대사의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인식하는 측의 모순
중국 인식에 관하여
유동성과 틈새
한국과 중국의 상호인식
탈식민과 탈마이너리티
조선(한국)이라는 시점
세 번째 대화 현재 속의 역사
다케우치 요시미와의 만남
버림으로써 계승하다
아포리아를 아포리아로써 인식한다
역사에 진입하다
감정과 기억의 뒤얽힘
감정기억ㅇ을 꼐승한다는 것
체험의 일반화
일본 사상계의 내셔널리즘 비판에 대하여
일본의 조건에서 사상의 계기를 찾다
중국의 내셔널리즘
세대라는 사고의요소
전통과 논쟁
네 번째 대화 동아시아라는 사유공간
동아시아 상상의 균열
동아시아라는 시좌
동아시아 연구 경향에 관하여
중심과 주변
비대칭성에 대한 사고
감정상의 간극과 동아시아 시좌
동아시아 연대의 조건
동아시아라는 번역의 공간
번역의 윤리
인류를 위해 아시아를 원리화한다
동아시아 사상이 살아가는 법
동아시아론은 사상적 여정의 어디쯤인가
대화를 마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