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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박영택의 마음으로 읽는 그림 에세이

박영택 저 | 지식채널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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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 그림 속으로 들어간 당신의 하루를 어루만지다 - 에디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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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68070 / 340쪽 198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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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했고, 1995년 뉴욕 퀸스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연수를 했다. 1997년 제2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2010 아시아프ASYAAF 총감독 등을 지냈다. 지금까지 50여 개의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경기대학교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동아미술제 운영위원, 박수근미술관 자문위원, 한국미술품감정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논문으로 〈식민지시대 사회주의 미술 운동의 성과와 한계〉〈1930년대 경성의 도시 풍경과 미술〉〈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나혜석의 위치〉〈박생광의 그림을 통해 본 무속적 세계관〉〈권옥연의 회화 세계-인물화를 중심으로〉〈김환기의 백자항아리 그림과 문장지의 상고주의〉〈회화의 위기, 회화의 대안〉〈지역 미술과 권력〉〈박정희 시대의 문화와 미술〉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예술가로 산다는 것》《식물성의 사유》《나는 붓을 던져도 그림이 된다》《미술 전시장 가는 날》《민병헌》《가족을 그리다》《얼굴이 말하다》《잃어버린 것에 대하여》(공저)《우리 시대의 美를 논한다》(공저)《가족의 빅뱅》(공저)《나혜석, 한국 근대사를 거닐다》(공저) 《애도하는 미술》《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른 아침부터 떼지어 들어선 사람들은 다소 느리게 온다고 생각되는 지하철을 마냥 초조하게 기다리며 시계를 들여다보고 조바심을 낸다. 다들 예민해져 있다. 모두들 전철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런 풍경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어딘지 슬픈 풍경이다. 짐짝처럼 실려 갔다가 풀려나는 한순간을 견디면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덮쳐드는 거대한 철로 이루어진 기구에 몸을 의탁해 어디론가 떠나갈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전철이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p.70 <도시의 속도> 중에서

 

슬프다는 것은 일회적 삶을 사는 우리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시간을 상처처럼 떠올릴 때이기도 하고 내가 본 이 풍경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때다. 가끔 내 앞에 있는 저 사람, 대상을 다시는 못 보리라고 분명히 예감할 때 조금 슬프다. 모든 것은 사라진다. 우리는 사라지기 직전에 기적처럼 살아 이렇게 걷고, 보고, 느낀다.
-p.91 <오전 11시 41분, 기억의 수집> 중에서

 

삶은 자신에게 부여된 공간과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그로부터의 탈주를 부단히 꿈꾸지만 매번 낙담하고 절망하며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누추한 몸들을 기억해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기다. 이런 식의 삶이 아닌 다른 식의 삶을 격렬하게 품어본다. 더없이 지루하고 권태롭고 그래서 사는 게, 일이 너무 지긋지긋해질 때 잠시 손깍지를 끼고 다른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몽상에 잠겨보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과 잔머리로 무겁고 버거운, 물먹은 솜이불 같은 머리를 몸 밖으로 빼낸 후에 그렇게 텅 빈 눈으로 바라본다. 그 눈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간절히 호명해본다. 권태와 고독이 마냥 두려운 가련한 동물인 인간은 그래서 수시로 사랑과 소유의 외피를 두르고자 한다. -p.136 <권태에 관한 몇 가지 충고> 중에서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기 직전, 태양이 사라지면서 마지막으로 뿜어내는 그 빛에 의해 적셔진 세계의 풍경은 황홀하다. 오로지 그 시간의 풍경만이 아름답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은 찰나적이다. 그 짧은 순간에 세상이 자아내는 색채는 모든 언어와 문자, 이미지를 무력하게 만든다. 동시에 그 시간은 사람들에게 드디어 오늘 하루가 지워지고 있음을 초조하게 알리는 신호와도 같다.
-p.226 <하루가 지워지는 순간> 중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결국 부처가 아니겠느냐는 메시지로 들린다.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결국 진정한 보살이라는 의미가 서늘하게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불 속에 누워 잠든 이들 부부가 순간 운주사의 와불처럼 다가온다. 영락없이 닮아 있다. 작가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따스하고 착한 마음을 지닌 민중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삶의 모습을 본다.
-p.286 <즐거운 일기> 중에서

 

달은 슬픔과 처량함, 스산함과 적막함과 더 밀접해 보인다. 달은 어딘지 쓸쓸하고 아련하고 슬프고 적막해야 제 맛이다. 지치고 힘들고 고독한 이들이 고개를 들어 저 달을 본다. 거기 위안처럼 달이 떠 있다. 세상에 속하지 못해 세상을 등지고 싶은 이들에게 달은 안식처를 제공한다. 특히나 이런 식의 삶에 대해 저항하고 슬픔의 힘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에 위로의 시선을 던지는 예술가들에게 달은 그 어떤 것보다 영감과 상상력의 근원으로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도시의 밤에 저 달 하나가 있어 그나마 사람들은 위안을 얻는 것이다.
-p. 309 <거기 위안처럼 달이 떠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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