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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미로 1

신해영, 이리리 저 | 가하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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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474691 / 38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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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운명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질기고 지독한지 안다면,
사람들은 운명을 이렇게 로맨틱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
몇 번의 생을 반복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운명이란 과연 있는 걸까?
있다면……
왜, 그런 게 있어야 하는 걸까?

“넌 혼자 못 살아. 조용히 못 살아.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마구 참견할 거야!”

자신의 모든 생(生)을 기억하는 여자, 은혜.
조금은 외롭고, 때로는 지루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삶을 소비하고 싶었다.
이 남자, 진호를 만나기 전까지
그 소망은 무사히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저자 소개

좋아하는 것 - 해피 엔딩, 동족을 제외한 동물, 지오반니 갈리 초콜릿, 브뤼셀.
싫어하는 것 - 새드 엔딩, 동물을 싫어하는 동족(인간만 살라고 만들어진 지구가 아닙니다), 서울의 바뀐 버스 노선(불가사의 수준. 땅속 세상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멍*부.
『현향기』, 『연의 바다』, 『광시곡』, 『마녀의 정원』, 『일월』을 출간했다.


 

처서에 태어난 수줍은 성격의 소유자. 


 


▣ 출간작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중매결혼-연애 유전자 제로의 커플이 결혼하는 법』 
『시에스타』 
『에테시아, 그 바람이』 
『나라를 구했다!』 
『열일곱 번째 계절』 
『서머타임』(공저) 
『절반의 연애』 
『스완 레이크』 


『친구네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책 속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사로잡혀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은혜가 전생을 의식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 하고 현생에서도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으려 하는 것은 사로잡힌다는 것의 허망함을 알기 때문이다.

마음을 주었던 사람들, 부모, 형제, 친구, 연인…… 그리고 그 생에선 이를 갈았던 적이나 원수까지. 전부 세월 속에 스러지고 나면 남는 것은 허무뿐이었다.

항상 여자였다는 걸 제외하고 은혜의 전생은 모두 두서없는 나열이었다. 인간의 삶은 모두 개별적이다.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운명적인 사랑도, 질긴 인연도 없다. 그건 첫 번째 생을 지나면서부터 확실히 깨달았다.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랑했던 연인과 자매처럼 믿었던 심복 시녀의 배신으로 독을 마시고 죽어갈 때, 피를 토하면서 그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절대 이 원한을 잊지 않고 악령이 되어서라도 너희 둘은 물론 너희의 자손 대대로 괴롭혀주겠다고.

그렇게 사무쳤으니 다시 태어났을 때 그들을 기억한 건 당연했다. 하지만 수메르는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는 머나먼 땅이었다. 그들의 자손은 고사하고 이를 갈았던 그 배신자들이 어떻게 됐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지금도 모른다.

한 개인에게 떨어진 운명은 오로지 그 순간의 것. 지나고 나면 아무 의미도 없는 삶을 살면서 집착하고 싸우고 원하는 건 정말 바보짓이다. 언젠가부터 그것을 확실히 깨달은 은혜의 선택은 아무도 그녀의 시간에 들이지 않는, 조용한 삶이었다. 조금 외롭고 때론 지루하기도 했지만 편안했다. 그래서 이번 생도 그 목표에 충실할 예정이다.

“그게 맘대로 될 것 같아?”

어디선가 들리는 심술궂은 목소리에 퍼뜩 놀란 은혜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위도 아래도 좌도 우도 없는 공간에 혼자 서 있다. 바닥도 바닥이 아닌데도 어쨌든, 설 수는 있다.

아무것도 보이진 않지만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미로였다. 헤매고 헤매 입구를 찾으면 다시 다른 미로가 시작되는 영원의 미로.

은혜에게 삶은, 영원의 미로였다.

얼굴을 찡그리며 바닥을 발로 탁탁 쳐보는데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넌 혼자 못 살아. 조용히 못 살아.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마구 참견할 거야.”

이 목소리가…… 누구더라?

“너도 나한테 참견하게 될 거고.”

……아, 김진호.

은혜는 밝게 웃던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남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서슴지 않고 그녀의 영역으로 침범해 들어오던. 꿈에서도 이 인간은 여전히 뻔뻔하고 자신만만하구나 싶어 미소가 떠올랐다.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마구 참견하겠다고?

“나랑 있으면 재미있을 거야.”

얼씨구?

저도 모르게 웃고 있던 은혜는 갑자기 뭔가 불쾌하게 더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 걸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축축하고 더운 김이 팔뚝을 휘감고 허리를 스치고 내려가 다리로 흘러내렸다.

도망가야겠다는 두려움이 덮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뭔지도 모르면서 은혜는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다음이었다. 발밑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안 되겠어.

목 끝에 비릿하게 차오르는 피비린내,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감, 보이지 않는 괴물에 대한 두려움에 막 걸음을 멈추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할 때였다.

“얘가! 진짜 뭐 하는 거야?”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얀 팔목을 잡고 있는 단단하고 커다란 손이 보인다. 아무렇지도 않고 태연해서 굳건한, 이상하리만큼 안정적인 손.

그 다음 순간, 은혜는 꿈에서 깼다.

목차

1권
Prologue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2권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Epilogue
Hidden Track
p.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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