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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4960294 / 520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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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동아시아 문학의 거대한 산맥, 이백과 두보의 시를
거장의 숨결로 다시 조탁(彫琢)하다!
홍안의 청년처럼 빛나는 열정을 지닌 구순(九旬)의 한문학 원로가 전하는 장인정신의 영롱한 결정체! 한시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들인 이백과 두보의 시를 싱그러운 우리말로 옮기고 부연과 평설, 주석은 물론 시인들의 평전과 연보, 그리고 인간적 성격에서 시의 특징까지 모든 면모를 비교하는 자료들을 수록했다. 고전과 인연이 없었던 독자들까지도 투명한 당시(唐詩)의 향기로운 숲으로 인도하면서 깊고 그윽한 아름다움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흔의 나이에 꾸는 창작집의 꿈
《이두시신평(李杜詩新評)》의 저자 손종섭 선생은 올해 나이 94세로 청년기와 중년기를 국어교사로서 일했다. 한창 일에 열정을 불태울 때인 중년 시절에 폐병을 앓으면서 교단에서 물러난 저자는 고희가 넘은 나이에 늙은 고목에 꽃이 피듯 건강과 문학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70대에 첫 책을 내고 90대에 전집 발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저자는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첫 창작집을 발간할 꿈까지 꾸고 있다. 저자가 이백과 두보의 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당대(唐代)가 한시사상 가장 빛나던 시기였으며 그 중에서도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그들의 시가 최고봉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백과 두보의 시를 아름다운 한글로 옮기고 부연과 평설, 주석을 다는 작업은 물론, 시인들의 평전과 연보, 그리고 인간적 성격에서 시의 특징까지 모든 면모를 비교하는 자료들을 수록했다. 이 책은 구십 평생 동안 한시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한 우물을 파온 장인정신의 결집체라 할 만한다.
마음의 눈으로 들여다본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의 따스한 내면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인 이백과 두보는 한시사상 가장 우뚝한 두 봉우리이면서도 서로 너무나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이백이 강렬한 감정대로 붓을 휘달린다면 두보는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한다. 이백이 낭만적이고 때로 퇴폐적이기까지 하다면 두보는 사실적이며 인생에 충실하다. 이백이 일기가성(一氣呵成)으로 언어를 조탁하지 않는다면 두보는 경인구(驚人句)를 얻기 위해 고뇌를 거듭한다. 이백의 시는 분방하여 평측에 파격이 많은 반면 두보의 시는 정연한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이백과 두보를 비교해 놓고 보면 마치 일부러 만들어 내기라도 한 것인 양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편 한국 사람들에게 이백의 시는 많이 찬미되어 온 반면에 두보의 시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는 두보를 읽을 때마다 눈물을 쏟는다. 두보의 시에 담겨 있는 도타운 인정에 감복되어서다. 두보의 시는 비참한 내면을 숨기려 하지 않고, 학대받는 민초들 편에 서서 고뇌를 대변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백과 두보의 시를 해설하면서 현학적인 식자들의 논리를 답습하는 대신 옛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 감정을 고스란히 옮겨놓고 우리들의 갈라진 마음 밭에 따스한 정의 비를 뿌린다.
시인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놀라우리만치 집요하여 글자 하나에 대한 해석 오류를 바로잡는 데만 20페이지를 할애할 정도이다. 두보의 시
<등고(登高)>
는 그의 가장 역작이요, 고금(古今) 칠률(七律)의 압권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명시 중의 명시이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마지막 연인 ‘?倒新停濁酒杯’만큼은 ‘새로이 술을 끊은 것’으로 잘못 해석되어 왔다. 이것은 ‘탁주잔을 새로이 든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 연 중 ‘정배(停杯)’란 ‘거배(擧杯) → 정배(停杯) → 함배(銜杯) → 경배(傾杯) → 건배(乾杯)’ 등 음주 동작의 단계 중 하나로서,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기 전에 손에 멈추어 들고 잠시 뜸을 들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이백, 백거이, 이숭인 등 여러 시인들의 작품들에서도 역시 ‘술잔을 든다’는 의미로 쓰였으며, 시작(詩作) 당시 두보의 건강 상태, 무엇보다
<등고(登高)>
에서 의미의 흐름을 볼 때 ‘술잔을 든다’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금의 많은 해설가들이 똑같은 오류를 범해 왔다. 이러한 오류가 되풀이돼 온 데는 선인들의 해석에 반기를 들지 못하는 고루한 학풍 풍조가 큰 역할을 했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감정을 느끼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깊고 신비롭고 광대한 한시 숲으로의 초대
이백과 두보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당시(唐詩)’라는 숲에 발을 들여놓는 일이다. 그 숲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처음에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천천히 숲의 오솔길을 거닐다 보면 햇살이 내린 작은 잎사귀들, 세월의 무늬가 찍힌 등껍질, 땅속 깊숙한 곳으로 뻗은 뿌리들이 보여주는 그윽한 아름다움을 목도할 수 있다. 이 책은 숨 가쁜 인생길을 걸어가던 이백과 두보의 슬픔과 기쁨을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 가락으로 숨결까지 옮겨다놓았다. 하기에 비록 고전과 인연이 없었던 독자라도 그 유장하면서도 섬세한 가락에 먼 시공을 건너, 두 시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홍안의 청년처럼 따뜻한 열정을 지닌 구순(九旬)의 한문학 원로가 인도하는 깊고 신비롭고 광대한 한시의 숲으로 들어서 보자.
등고(登高)>
등고(登高)>
나는 ‘두보(杜甫)’를 읽을 때마다 눈물을 쏟는다. 그 도타운 인정에 감복(感服)되어서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도, 읽을 때마다 감전(感電)되듯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아, 그 정(情)에 겨운 느꺼움! 그래서 옛 사람들 중에는 두시를 천독(千讀)을 했느니, 만독(萬讀)을 했느니 하는가 하면, 두시광(杜詩狂)으로 별명 지어진 이들도 많다. 읽을 때마다 ‘읽을맛(감동의 눈물맛)’이 없었다면 그것이 어찌 가능했겠는가. 두보의 시정(詩情 : 시에 나타난 인정)은, 그 한계가 없고, 또한 고금이 없다. 진한 감동의 짠 인정의 눈물로 우리의 마음바다를 관개(灌漑)하여, 우리를 간하고 행궈 인생을 감동으로 파동(波動)칠 수 있게 하는, 시의 사명! 그 한가운데 두보는 아직도 건재(健在)하고 있는 것이다.
(/ '다시 책머리에' 중에서)
혼자 마시다 보니
언제 어두웠나? 잔 거듭하는 사이,
떨어져 쌓인 꽃잎 옷자락에 수북하다.
시냇달 흩걷는 길엔 새도 사람도 없어라!
對酒不覺暝 落花盈我衣
醉起步溪月 鳥還人亦稀
〈自遣〉
꽃나무 아래서 한 잔 한 잔, 잔을 거듭하다 보니, 세상 시름 쓸은 듯 잊은 가운데, 날 저물어 어두워진 줄조차 깨닫지 못하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 살펴보니, 분분히 떨어지는 꽃잎들이 근처 일대에 수북이 널려 있음은 물론, 내 옷자락에도 가득히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꽤나 오래 머물러 있었던 줄 비로소 짐작이 간다. 취한 몸을 일으켜, 시냇길에 비친 달빛을 밟아, 길지자[之] 걸음으로 걷노라니,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 짹 소리 하나 없는, 적적한 봄밤은 깊을 대로 깊어 있다.
(이백 편/ '혼자 마시다 보니(自遣)' 중에서)
달밤
이 밤, 부주에도
비친 저 달을
아내 혼자 오도카니
보고 있구나!
가엾다 철부지
어린것들야
아비 생각 어미 시름
제 어찌 알리
향기로운 밤안개에
구름 같은 머리 촉촉하고
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이 싸늘하구나!
어느 제나 나란히
창에 기대어
두 얼굴 눈물 없이
달에 비취나
今夜?州月 閨中只獨看
遙憐小兒女 未解憶長安
香霧雲?濕 淸輝玉臂寒
何時倚虛幌 雙照淚痕乾
〈月夜〉
지금 내가 바라보며 시름에 젖어 있는 저 달을, 부주에 있는 아내도 규방 문 열어놓고 다만 홀로 오도카니 바라보며 날 그리고 있겠구나. 아득히 생각하자니, 철없는 어린것들이 도리어 가엾다. 서울서 고초를 겪고 있는, 이 아비 그리워할 줄이나 어이 알며, 아비 걱정하고 있는 어미의 시름인들 제 어찌 짐작이나마 하랴. 방 안으로 스며드는 향기로운 밤안개에, 구름같이 틀어 올린, 윤기 흐르는 쪽진 머리, 촉촉이 젖어 있고, 맑은 달빛에 바랜 백옥 같은 흰 살결의 팔뚝이 싸늘하구나! 아! 어느 때에나 세상이 평정되어,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 달 밝은 사창에 나란히 기대어, 그동안 숱하게도 흘린 눈물 흔적 말끔히 가신 밝은 얼굴로, 저 달빛에 비취어 볼 수 있을는지?
(두보 편/ '달밤(月夜)' 중에서)
문제의 핵심은 이 ‘新停濁酒杯’의 실상이 과연 선인들의 풀이대로 단주(斷酒)인가 음주인가의 여부를 밝히는 데 있다. 그러자면, 이 지극히 상식적인 평이한 구문이지만, 잠시 분석해서 우선 어의부터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극히 간단한 작업이니, 문중(文中)의 수식어를 죄다 제거해 보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고 보면 골격인 요어(要語)는 ‘停杯’임이 일목요연해진다. 그럼 ‘停杯’란 무엇인가? 그것은, ‘거배(擧杯) → 정배(停杯) → 함배(銜杯) → 경배(傾杯) → 건배(乾杯)’ 등 음주 동작의 여러 단계 중의 하나로서,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기 전에, 손에 멈추어 들고 잠시 뜸을 들이는 과정을 이름이다. 이 말들은 다 음주의 완곡어들로서, 절로 풍아(風雅)한 은근미가 풍기거니와, 그 중에서도 ‘停杯’에서는 주석(酒席)의 온갖 정감이 이 과정에서 고이게 마련이며, 온갖 풍정이 이 자세에서 펼쳐지게 마련이다.
(두보 편/ '등고(登高)' 중에서)
다시 책머리에
정신세계사판 서문
제1부 이백편
이백 평전
아미산의 달 峨眉山月歌
청평조사(1) 淸平調詞(一)
청평조사(2) 淸平調詞(二)
청평조사(3) 淸平調詞(三)
옥계원 玉階怨
자야오가(가을) 子夜吳歌(秋)
자야오가(겨울) 子夜吳歌(冬)
까마귀 우는 밤 烏夜啼
봄바람에 누워 春怨
봄시름 春思
양반아 楊叛兒
삼오칠언 三五七言
…
제2부 두보편
두보 평전
달밤 月夜
위팔처사에게 贈衛八處士
꿈에 이백을 만나 夢李白
태산을 바라보며 望嶽
못믿을봄빛 漫興九首中(一)
봄바람이 날 속여 漫興九首中(二)
늘그막길 봄맞이 몇 번 더 오리? 漫興九首中(四)
가는 봄 漫興九首中(五)
창 밖의 실버들 漫興九首中(九)
강마을 江村
봄밤의 단비 春夜喜雨
강정 江亭
…
부록 Ⅰ 두 시인의 대비
부록 Ⅱ 이백과 두보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