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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

원제 : Treasure Islands: Tax Havens and the Men Who Stole the World
시리즈 :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10]

니컬러스 색슨 저 | 이유영 역 | 부키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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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512191 / 560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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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역외 비즈니스를 벌이는 무대인 조세 피난처들은 지금 글로벌 경제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 지배 엘리트 계급과 범죄자에게 환상적인 도피처이자 거대 금융 이권 세력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였던 조세 피?난처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세 피난처를 중심으로 역외 체제의 지난 100년을 되짚어 보면서 이 체제가 전 세계에 걸쳐 끼친 해악을 드러낸다. 이는 곧 현대 금융 자본의 드러나지 않은 100년이었다. 신탁 회사를 이용한 다국적 기업 탈세 전략의 시초였던 영국 베스티 형제의 사례부터, 2차 세계 대전 당시... 역외 비즈니스를 벌이는 무대인 조세 피난처들은 지금 글로벌 경제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 지배 엘리트 계급과 범죄자에게 환상적인 도피처이자 거대 금융 이권 세력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였던 조세 피난처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세 피난처를 중심으로 역외 체제의 지난 100년을 되짚어 보면서 이 체제가 전 세계에 걸쳐 끼친 해악을 드러낸다. 이는 곧 현대 금융 자본의 드러나지 않은 100년이었다. 신탁 회사를 이용한 다국적 기업 탈세 전략의 시초였던 영국 베스티 형제의 사례부터, 2차 세계 대전 당시 금융 비밀주의 국가로 급성장한 스위스, 역외 유로마켓의 탄생, 영국의 역외 네트워크 구축, 미국의 역외 시장 진출 등을 순서대로 살펴본다. 또 역외 체제가 초래한 가난의 참상을 들여다보고, 역외 지지자들의 논리, 런던 금융가 시티의 무소불위 권력 등을 파헤친다. 저널리스트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 상근 연구원인 저자가 역외 비즈니스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이들과 역외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마존이 3년간 세금을 한 푼도 안 냈다고? 2012년 4월 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 내 최대 온라인 소매점인 아마존 영국 법인이 지난 3년간 76억 파운드(약 8조 56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법인의 본사가 룩셈부르크에 있다는 이유로 매출에 대한 세금이 룩셈부르크 당국에 납부된 것이다. 아마존은 종업원 수가 134명인 룩셈부르크 법인이 65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린 반면, 2265명이 일하는 영국 법인은 총 매출이 1억 4700만 파운드에 그친 것으로 신고했다. 만약 영국에서 세금을 냈다면 그 액수는 1억 파운드에 달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례가 비단 해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4월 국세청은 삼성전자에 4700억 원 안팎의 세금 추징을 통보했다. 국세청은 해당 기업이 국외 특수 관계 법인과의 이전 거래를 통한 가격 조작으로 탈세를 했다는 입장이었고, 해당 기업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 외에도 ‘선박왕’ ‘구리왕’ ‘완구왕’ 등 개인 부호들의 역외 탈세 혐의 소식 또한 뉴스에 오르내린다. 다국적 기업이나 슈퍼리치들이 이 같은 절세와 탈세, 거래 조작 등의 마법을 부리는 주 무대는 조세 피난처다. 아마존에 위와 같은 기회를 제공한 룩셈부르크는 조세 피난처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국가다. 역외 시장은 한때 마약과 도박 등 조직범죄와 관련된 자금이 은밀히 거래되는 시장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존과 같은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기업도 공개적으로 조세 피난처를 이용할 정도로 역외 시장을 거치는 자금 운용 방법은 보편화되었다. 국내 자산 순위 30대 그룹도 해외 조세 피난처에 167개 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역외 시장으로 자금을 돌리는 것을 단순히 기업들의 ‘절세’ 전략으로만 봐야 할까? 아마존의 사례에서만 보더라도, 룩셈부르크는 세수가 증대되고 아마존은 납세액이 준 반면, 영국 세무 당국은 1억 파운드의 세수를 놓친 셈이다. 아마존은 룩셈부르크 법인보다 17배 많은 인원이 영국 법인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매출은 룩셈부르크에서 발생된 것으로 처리하고 영국 법인에서는 택배 발송 등 주문 처리를 위한 작업만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가 국가를 운영하며 투입해야 할 비용 측면에서 생각하면, 영국 정부가 놓친 1억 파운드의 세금은 영국 납세자들이 대신 충당하게 되는 셈이다. 조세 피난처는 조세 정의의 왜곡에만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 안에서의 불평등한 부의 이전, 나아가 국제적으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조세 피난처에서 이루어지는 역외 거래가 현대 금융과 글로벌 부의 이동에서 중핵이 되어 가고 있다. 이 책 『보물섬: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는 역외 거래의 주 무대인 조세 피난처의 실체를 한눈에 조망하는 책이다. 조세 피난처를 중심으로 본 역외 체제의 지난 100년 ― 조세 피난처, 글로벌 경제의 핵심이 되다 저자는 1997년 우연히 계획했던 가봉 취재 여행에서 엘프 사건과 맞닥뜨리게 된다. 엘프 사건은 프랑스 석유 회사 엘프 아키텐과 프랑스 정계 고위층, 가봉의 통치자 오마르 봉고를 연결하는 거대한 부패 시스템이 드러난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프랑스 수사 검사들은 서류상의 흔적을 쫓다가 가봉,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저지 등의 조세 피난처를 만날 때마다 사건의 실마리를 놓치게 된다. 조세 피난처라는 역외 세계의 거대한 비밀주의에 막혀 더 이상 이야기가 진전되지 못했던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빠져 나온 돈은 어디로 갔을까? 저자는 2005년이 돼서야 실마리를 잡게 되었다. 미국 정부가 해외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면세 혜택과 비밀주의를 제공해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듣게 된 것이다. 이는 곧 미국 정부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었으며, 바로 이와 같은 인센티브상의 조그마한 변화를 좇아 금융 자본이 전 세계를 흘러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빠져 나온 자본은 은행가와 변호사, 회계사 집단과 조세 피난처의 활약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들 아프리카의 문제로만 볼 뿐 이를 가능하게 하는 그 이면의 시스템 자체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저자는 범죄자들이 암약하고 있는 지하 세계와 금융 엘리트들, 외교 및 정보 기득권 세력과 다국적 기업들이 역외 체제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저자 니컬러스 색슨의 추적과 취재에 의해 파악된 조세 피난처들은 지금 글로벌 경제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 지배 엘리트 계급과 범죄자에게 환상적인 도피처이자 거대 금융 이권 세력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였던 조세 피난처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다. 이 책은 조세 피난처를 중심으로 역외 체제의 지난 100년을 되짚어 보면서 이 체제가 전 세계에 걸쳐 끼친 해악을 드러낸다. 이는 곧 현대 금융 자본의 추악한 100년간의 이면사를 의미한다. # 조세 피난처란? 역외란? 이 책에서 말하는 ‘조세 피난처(tax haven)’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이 단어가 뜻하는 범위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진다. 우선 저자는 일반적으로 쓰는 ‘조세 피난처’라는 단어는 사실 잘못된 용어임을 꼬집는다. 조세 피난처들이 단순히 ‘조세 회피’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주의’도 가능하게 하고 세계인 대부분이 살고 있는 다른 주권 국가들의 법과 규정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조세 피난처’와 ‘비밀주의 사법 체제(secrecy jurisdictions)’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사법 체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세 피난처는 어떤 국가이거나 섬이거나, 미국의 경우와 같이 하나의 주일 수 있다.) 그리고 조세 피난처를 “개인이나 법인 들로 하여금 여타 국가의 규정, 법,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치하는 곳”으로 넓은 범위로 정의했다. 즉 조세 피난처는 ‘국외 거주자’를 대상으로 편의를 제공하며, 그 거주자 국가의 사법 권역의 바깥에 위치한 ‘역외(offshore)’의 공간이다. 따라서 ‘조세 피난처’는 ‘역외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사법 체제’를 의미한다. 조세 피난처 100년간의 연대기 이 책은 조세 피난처로 대표되는 역외 체제의 성장 과정을 연대순으로 돌아

저자 소개

  • 구분 : 저서
    이름 : 니컬러스 색슨
    국적 : 영국
    직업 :
    분류 : 경제/경영/자기계발 저자
    인기지수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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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러스 섁슨Nicholas Shaxson
글로벌 경제•정치 분야 저널리스트이자 분석가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부연구위원이며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로이터》 등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조세 및 역외 금융 전문가들이 모인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상근 연구원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오염된 우물: 아프리카 석유를 둘러싼 더러운 정치(Poisoned Wells: The Dirty Politics of African Oil)』가 있다. 1966년 말라위에서 태어나 인도, 브라질, 영국, 레소토, 스페인, 앙골라, 남아공,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도처에 거주한 바 있으며 현재는 가정을 꾸려 스위스취리히에 살고 있다. 처음 취리히에 가게 되었을 때 그의 반응은 “조세 피난처를 주제로 책을 쓰는 장소로 스위스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였다 한다.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수학•경제학 전공)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애넌버그 스쿨(정보통신경영학 전공)을 졸업하고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와 MSFE(금융공학석사)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미헤일로 경영경제대학원에서 레이건 스칼러로 MST(기업세무학석사)를 마쳤으며, 피터 드러커, 리처드 엘스워스, 로버트 머튼, 리사 멜브룩 등 경제경영 대가들에게 사사했다. 미국 서부 최대의 자산 관리 회사 TCW와 미국 최대 모기지 은행 인디맥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일했으며, 세계 최대 전문 서비스 회사의 하나인 언스트 앤드 영에서 경제 컨설턴트로 일했다. 현재는 귀국해 공공 싱크탱크 초빙 연구원으로서 공공 발전 및 선진화 전략 설계와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회원이며, 조세정의네트워크의 한국 및 동북아시아 담당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역서 《어니스트 티의 기적》

책 속에서

프랑스어에는 조세 피난처를 의미하는 괴이한 용어가 있다. 바로 ‘파라디 피스칼paradis fiscal’이다. 스페인어의 ‘파라이소 피스칼paraiso fiscal’과 유사한 이 말은 글자 그대로 ‘재무적 천국’을 의미한다. 비밀주의 사법 체제에 참여하는 이들은 이 용어를 무척 좋아한다. 그들은 ‘역내onshore’, 즉 자국의 규제 체제를 억압적이고 고율 과세를 일삼는 지옥으로 색칠하고 싶어 하는데, 이 ‘천국’이라는 말 자체가 그러한 자국의 규제 체제와 명확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천국’이라는 표현이 ‘haven’을 ‘heaven’으로 오역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조세 피난처는 분명 반가운 도피처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역외는 재력과 권력을 보유한 지배 엘리트들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사회로부터 혜택을 편취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무대인 것이다.
만약 우리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계산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우선 처리’ 계산대를 쌩하고 통과하고 있는 것을 지켜본다고 가정해 보자. 게다가 그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보조하기 위해 우리가 계산할 영수증엔 ‘초과 비용’이라는 추가 항목이 존재한다고 하자. 슈퍼마켓 관리자가 말한다. “미안, 그런데 우린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너희가 저 사람들의 구매액 절반어치를 대신 내 주지 않으면 저들은 다른 데 가서 쇼핑할 거야. 자, 계산해, 얼른!” (본문 35쪽)

 

 

기업의 세계는 이미 길을 잃어버렸다. 대형 회계 법인업계가 이를 가장 실감 나게 보여 준다. 호주 배우 폴 호건은 세금 문제로 호주 조세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꽤나 명쾌하게 설명한다. “지난 30년간 내 손으로 세무 보고를 해 본 적이 없다. 이제 나더러 감옥에 갈 거라고들 말하는데, 어허 이 보시라. 날 잡으러 오기 전에 대략 법무 법인 네 군데, 회계 법인 다섯 군데, 이 친구들이 먼저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이 중 몇 군데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들일 것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호건이 옳다. 아니, 최소한 옳아야 한다. 이 회사들은 자사 고객의 절세 욕망에 부응해 조세와 민주주의, 사회 공동체는 악한 것으로 각인시키고 조세 피난처와 조세 회피, 비밀주의는 선한 것으로 각인시키는 전도된 도덕성에 빠졌다. 상습적인 조세 회피자들은 이 분야에서 기사 작위를 받은 선구자처럼 취급된다. 역외 금융이라는 복잡한 영역을 파고들기 위해 지침을 얻으려는 저널리스트들은 바로 이 역외 지지자들에게 스스럼없이 접근해 의견을 구한다. 역외의 부패한 도덕성은 시나브로 우리 사회로 수용되기에 이른다. (본문 65~66쪽)

 

 

스위스 정부를 서두르게 한 것은 바로 그 10월에 발생한 프랑스 스캔들이었다. 새로운 은행법이 준비됐고 공식 초안이 1933년 2월까지 마련됐다. 이때는 히틀러가 권좌에 오른 지 불과 18일이 지난 때로, 아직 독일 각 주를 통합하는 통치력을 발휘하거나 모든 독일 정보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수중에 넣지 못한 때였다. 1934년 마침내 채택된 스위스 법은 은행 비밀주의 위반을 최초로 벌금형이나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은행가가 마련해 준 법안 초안과 거의 동일한 것이었다. 독일에서 제3제국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 계좌 소지자에 대한 사형 선고는 1936년에야 등장했다. 심지어 유대인 자금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스위스에 잠입했다는 게슈타포 활동에 대한 기록은 스위스 은행가협회도 갖고 있지 않다.
스위스 은행 비밀주의의 기원이 독일 유대인들의 안녕을 고려한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는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널리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 전문 저술가 니컬러스 페이스는 그 신화가 “십자 포화를 받고 있던 스위스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었다”고 썼다. “온갖 국적과 갖은 유형의 범죄자들을 은닉하고 있다고 비난 받을 때마다 스위스를 안전하게 포장해 줄 일종의 ‘도덕성의 깃발’을 선사해 준 셈이다.” 그 얘기는 미국 정부가 2008년 부유한 미국인들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UBS의 영업 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후에도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2009년 《파이낸셜 타임스》도 “스위스의 비밀주의 법들은 부분적으로나마 나치스로부터 독일 유대인과 노조원 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이 제정된 1934년으로 그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라고 논평했다. (본문 95~96쪽)

 

 

규제되지 않는 역외 유로마켓, 아니 더 넓게 보아 역외 금융에서 파생되는 이윤은 조세 회피에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는 간단한 산술적 계산을 해 봐도 알 수 있다. 각국 정부는 은행들이 수취하는 예금에 대해 지급 준비금을 잡아 놓을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지급 준비금 요구 조항을 지켜야 하는 한 프랑스 은행이 있어 현금성 예금 가치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지급 준비금을 설정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대출 이자율은 연 5퍼센트이고 예금 이자는 4퍼센트다. 그렇다면 해당 은행은 각 100달러의 예금당 10달러의 지급 준비금을 제외한 90달러를 연 5퍼센트의 이자로 대출해 4.5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다. 게다가 은행은 예금자에게 예금의 4퍼센트에 해당하는 4달러를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4.5달러의 대출 수익에서 0.5달러, 즉 50센트가 남게 된다. 여기에 은행의 영업 비용이 40센트라 가정하고 50센트에서 40센트를 제하고 나면, 이 거래에서 창출된 은행의 영업 이익은 100달러당 10센트가 된다. 그렇다면 이제 해당 프랑스 은행이 런던의 역외 유로마켓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시장에서는 지급 준비금 요구 사항이 없다. 그렇다면 이제 은행은 100달러 전액을 5퍼센트의 대출 이자를 받고 빌려 줘 5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예금자에게 물어 줄 4달러의 예금 이자를 제하고 40센트의 영업 비용을 차감하면, 영업 이익은 60센트가 된다. 역내 은행업의 경우 10센트였던 영업 이익에 비하면 무려 6배나 영업 이익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본문 160~161쪽)
나는 1960~1970년대의 문서들을 뒤집어 나가면서, 이 괴상하기 이를 데 없는 역외 금융 현상이 새로 등장했을 때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분투하던 전 세계 규제 당국자들의 모습에서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그들이 그토록 초조해하고 있었던 대상은, 2007년 시작된 최근의 경제 위기에서 세계 경제를 몰락에 이르게 한 것과 똑같은 종류의 골칫거리였다는 사실이다. ‘일급비밀’로 분류된 1968년의 한 메모에서 당시 영국의 한 고위 관료는 이렇게 쓰고 있었다. “단기 부채 상환을 연장해 가는 롤오버roll-over 기법을 써서 사실상 장기 부채를 조달하는 시장 관행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스럽다.” 이것이 바로 2007년 영국 은행 노던록을 파멸시킨 메커니즘이다. 1960년대 말 당시 《뱅커》에 실린 한 기사도 이와 유사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 시장의 성장이 국제 금융 전반에 걸쳐 환영할 만한 강장제인가? 아니면 서서히 명줄을 끊어 갈 독약인가? 시장의 조정 과정이 확실히 국제 금융 체제의 몰락이라는 형태를 띨 것인가? 그 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한 영국은 금융 시장이 붕괴한다면 확실히 맨 먼저 희생을 치르게 될 운명인가?” 그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지금 다가오고 있다. (본문 163~164쪽)

 

 

필리핀 관료들은 그 은행가가 무엇을 목도했는지 분명히 깨닫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가 묵던 호텔 방으로 호텔 경영진이 제공하는 거나한 아침 식사가 들어왔지만, 그는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와 토스트 한 입밖에 먹지 못했다. 도쿄에 이르게 될 쯤 그는 아팠고,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경련에 몸을 떨었다. 그는 밴쿠버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의사들은 “확인이 되지 않는 독약” 때문에 내상을 입은 것이라 했다. 그는 회복하기까지 사흘을 보내야 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이 발견한 모든 사실을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알렸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불문에 부쳤던 게 분명하다. 필리핀은 여전히 그 모든 중앙은행 대출금의 부채들을 잘 갚아 오고 있다.” 헨리는 나중에 필리핀으로 가서 그 은행가가 한 얘기를 확인해 봤고, 그것은 확실히 믿을 만한 것이었다. 헨리는 필리핀 정부가 꿀꺽한 해외 차관 중 최소한 확인 가능한 36억 달러를 자세히 파고들었다. 36억 달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수중에 떨어져 있었다. (본문 269쪽)

 

 

역외 금융이 애호하는 오래된 주장이 또 있다. 바로, 감세가 이루어지면 사람들이 조세를 회피할 의향이 줄 터이므로 결국 감세가 세수를 증가시킨다는 주장이다. 이런 논리에 따라, 세율을 끌어내리는 조세 경쟁은 틀림없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미 공화당원들의 마음속에 이 논리와 한 묶음으로 엮여 있는 또 하나의 관념이 있다. 이 관념은 역외 체제를 옹호하는 반정부 자유주의 세계가 기꺼이 수용하는 것으로, 바로 거대 정부라는 짐승을 굶겨 죽이기 위해서는 감세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반조세 운동의 열성분자인 그로버 노퀴스트가 인상적으로 표현했듯이, 만일 정부를 굶겨 죽이는 게 불가능하다면 “욕조에 넣어 익사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그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런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감세가 세수를 증대시킨다고 생각하고, 큰 정부라는 짐승을 굶겨 죽이자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감세가 세수를 줄이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 두 주장은 동시에 참일 수 없다. ‘조세 정의를 위한 시민들’의 밥 매킨타이어는 어떻게 이런 모순적인 주장이 지난 사반세기 넘게 양립하면서 번성해 왔는지 설명한다. “아주 단순하다. 공화당원들은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는 감세하는 것이 세수를 늘린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이 되면, 감세를 하면 정부가 지출을 줄이게 되므로 짐승을 굶겨 죽일 정도로 정부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휴식을 취한다.” (본문 343~344쪽)

 

목차

목차
서문·이런 것이 세계화의 대가라니!
프롤로그·식민주의, 앞문으로 떠났다 옆 문으로 돌아오다
1. 존재하지 않는 곳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역외 세상으로의 안내]
조세 피난처란 어떤 곳인가?
역외 비즈니스의 본질
어느 곳이 조세 피난처인가?
역외 세상은 이국적인 섬나라라고?
역외 세계가 제공하는 은밀한 서비스
역외 체제는 위기를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만든다
역외의 욕망은 도덕과 신뢰마저 뒤흔든다
2. 형제는 용감했다 [영국에서 법적으로 비거주자 되기]
다국적 기업의 개척자가 곧 탈세 산업의 선구자
이중 과세 반대의 속내는 ‘이중 비과세’
형제의 무기는 신탁 회사였다
베스티 가, 영국 왕마저 넘어서다
3. 중립국의 수지맞는 장사 [전통의 유럽 비밀주의 피난처 스위스]
비밀주의는 중립국의 전략적 선택
스위스는 히틀러의 전리품을 처리하는 장물아비?
더러운 자금에 안식처를 제공하는 스위스 비밀주의
4. 케인스가 옳았다 [케인스의 금융 자본에 대한 저항]
케인스에 대한 오해와 편견
역외 체제의 허상을 예견하다
국제적 자본 이동을 통제하는 세계를 꿈꾸다
자유를 얻은 자본, 도피 행렬을 이루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통제할 때가 황금기였다
5. 은행들의 위험한 탈주극 [유로마켓의 탄생과 폭발적인 성장]
영국은행은 자유주의의 수호자
정부를 파산시키겠다고 협박한 영국은행
빅뱅 이전에 유로마켓이 있었다
역외 금융의 연금술
유로마켓은 어떻게 감시 레이더를 벗어났나
유로마켓은 제국주의 재건 프로젝트?
6. 마수와도 같은 역외의 거미줄 [영국은 어떻게 새로운 해외 제국을 밀어붙였나?]
마피아 수완가와 함께 시작된 카리브 해 역외 체제
역외 체제를 지켜 내려는 영국은행의 노력
케이맨과 영국의 일치된 이해관계
영국에서 적절히 멀고 가까운 왕실령
영국의 이권이 유지되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시티의 역할 모델이었던 콘펠드의 제국 IOS
변신을 거듭하며 성장하는 역외 세계
7. 후발 주자 미국의 분발 [미국은 어떻게 역외를 동경하게 되었나]
아메리카의 홍콩, 마이애미
이연세의 날개를 단 기업들
역외 금융의 새로운 씨앗이 뿌려지다
재정 적자에 발목 잡힌 미국
경쟁적으로 역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들
미국 조세 피난처의 선봉장, 델라웨어
미국, 영국, 스위스가 가장 깨끗한 나라?
8. 가난의 대물림 [역외 금융이 초래하는 빈곤의 악순환]
항상 뒤에는 역외가 있었다
영국은 왜 BCCI의 대담한 행각을 방치했을까?
노예제 이후 아프리카를 찾아온 최악의 제도
지역 문제로 환원시키면 안 되는 이유
세금 회피를 위한 조세 조약 쇼핑
9. 탈규제의 가속화 페달 [글로벌 금융 위기의 뿌리들]
델라웨어를 금융 센터로!
일개 작은 주가 인류의 금융사를 바꾸다
은행업의 모델까지 바꾸는 입법 행진
저지였기에 가능했던 LLP 법안의 통과
금융 산업의 무기가 된 역외 피난처
규제를 벗어난 방임은 위기를 부를 뿐이다
역외 금융의 최대 생산물은 부채다
10. 역외의 논리 [역외의 이념적 전사들과 벌이는 전투]
조세 경쟁으로 빈부의 골이 더 깊어진다
역외는 역설이자 모순이다
조세 경쟁을 규제하려는 OECD의 시도가 무산되
세를 압제의 도구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오류
역외의 자기 합리화
부자 나라들의 ‘눈 가리고 아웅’
11. 역외 사람들 [역외가 바꿔 놓은 인간의 삶]
바하마 위장 은행 근무자 출신 크롤
케이맨에서 ‘악마’를 만나다
섬이 싫으면 네가 떠나라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다
역외 세계의 극단적인 경제적 불평등
역외는 우익 이데올로기에도 피난처를 제공한다
12. 시티, 새로운 제국을 꿈꾸다 [스스로 성역화하는 시티]
수상한 지자체 런던시티공사
’역외 금융 허브’ 시티의 매력
국왕도 국민도 함부로 못 하는 국가 속의 국가
온갖 개혁 시도에도 끄떡없는 철옹성
노동당, 너마저도!
시티는 자유의 파수꾼인가, 타락한 천사인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
홀로 바벨탑을 쌓고 있는 시티
결론·문화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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