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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54233 / 50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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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마이너리티를 통해 본 세계와 사회
- ‘약자’, ‘소수자’에 관한 국제 비교 연구서 -
한국에서의 ‘마이너리티’의 급속한 ‘확산’은 ‘약자’ 일반에 대한 강한 사회적 관심의 급격한 고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약자’ 일반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여러 제도와 시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함께 사는, 살기 편한’ 사회 만들기를 더한층 적극적으로 추진해가기 위해서도 ‘마이너리티’ 개념의 이해와 용법을 더 적절한 것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요청되며, 또 ‘마이너리티’, ‘약자’를 둘러싼 다른 여러 나라의 사례를 널리 참고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_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마이너리티라는 말은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꽤 자주 보고 쓰는 말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이너리티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지 제대로 정의하고 알려주는 책이나 연구는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마이너리티라는 개념을 정리해 크게 세 유형, 즉 ‘한정형’, ‘확산형’, ‘회피형’으로 나누고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한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7개국에서 이 말이 쓰이고 있는 방식과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분석했다. 더 나아가 이 나라들에서 마이너리티와 관련한 정책들이 어떻게 재정되고 적용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으며, 법적인 측면 외에도 문학과 언어, 종교 등의 여러 측면에서 마이너리티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 마이너리티라는 거울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다
마이너리티는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일까? 어떤 나라에서는 민족, 인종, 언어, 종교 등에 한정해서 소수인 이들을 마이너리티라고 부르고, 또 어떤 나라에서는 장애인이나 환자, 노인, 동성애자 등을 포함한 약자 일반을 마이너리티라고 부른다. 이것은 이 말이 단순히 다수에 대한 반대말로서의 소수를 가리키는 것을 넘어서서 한 사회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마이너리티라는 개념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개념의 변천을 역사적 · 사회적 관점에서 정리하는 작업은 마이너리티라는 거울을 통해 각 사회의 특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세계 주요 7개국의 마이너리티 개념 분석
제1부에서는 ‘마이너리티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일본,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소련, 한국, 중국 등 7개국에서의 마이너리티 개념과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은 누구인지, 또 마이너리티 보호에 관련해 어떤 정책이 취해지고 있는지, 각국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면서 고찰한다. 제1장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제2장에서 일본의 법제도에서의 마이너리티의 위치를 살펴본 후, 프랑스(제3장), 독일(제4장), 미국(제5장), 러시아·소련(제6장)에 대해 장별로 검토하고 있으며, 마이너리티에 관해 대조적인 용법이 드러나는 한국과 중국에 관해서는 일본과의 비교를 포함해 동아시아의 마이너리티라는 시점에서 함께 논의한다(제7장). 아울러 동아시아에서도 내셔널 마이너리티를 고찰해야 하는 중요성을 제기한다.
제2부는 일본에서의 마이너리티의 발자취를 논의하는 부분과 유럽의 현상을 전달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일본에 관해서는 아이누(제8장), 일본계 브라질인(제9장), 이슬람교도(무슬림/무슬리마)(제10장), 윌타(제11장)를 다룬다. 유럽에 관해서는 프랑스(제12장)와 독일(제13장)에서 언어적 마이너리티를 둘러싼 ‘메이저리티’의 대응과 양자 사이의 원만하지 못한 상호관계를 검토한다.
▶ 다문화 사회 한국에서 상생·공생하기 위하여
이 책의 탁월성은 ‘마이너리티’라는 개념을 국제적으로 비교 검토함으로써 마이너리티라는 용어가 가리키는 대상이 국가와 시대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점이다. 각 나라에 따라 역사적·사회적으로 구축되어온 마이너리티 개념의 차이는 마이너리티를 보호하는 정책의 차이를 낳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의 개념 구분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마이너리티라는 말을 국제인권법의 규정보다는 약자 일반을 지칭하는 ‘확산형’ 개념으로 사용하는 나라다. 게다가 한국 사회가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으니 정책 입안자들과 사회 구성원들이 메이저리티와 마이너리티 사이의 공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독자들이 다문화 사회 한국, 더 나아가 지구촌에서의 건강한 상생·공존의 가치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신간 출간의의
이 책은 다양한 학제적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이 참가해 4년여에 걸쳐 폭넓게 조사한 결과물이다.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의 전공은 사회학을 주축으로 역사학, 국제관계론, 사회언어학, 법학, 문학, 미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또한 연구 대상지역도 일본, 프랑스, 독일, 러시아·소련, 중국, 이슬람 세계 등 광범위하다. 연구자들의 학제성이나 대상지역의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서로의 식견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이루어낸 학제적 성격의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중국,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이슬람 세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학제 간 연구 성과를 기초로 했다는 점은 한국 연구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할 것이다.
‘국경에 걸쳐 있는 민족’을 가리키는 내셔널 마이너리티로는 재일한국인 등이 포함될 것이다. 특정 집단을 ‘마이너리티’로서 보호 대상으로 할 것인가 아닌가에 관련해 국적 요건을 요구하는 나라도 있지만 요구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만일 일본 정부가 국적 요건을 부과하는 방침을 선택한다면, 재일한국인 가운데 일본 국적을 취득한 사람만이 내셔널 마이너리티로 보호 대상이 될 것이다. 그 경우 일본 국적을 지니지 않은 사람은 ‘외국인’ 등 별도의 법적 틀에 따른 보호 대상이 될 것이다. (30쪽)
그렇다면 일본계인의 취업이 합법화되는 경위는 무엇이었을까. 법 개정에 참여했던 정책담당자와의 인터뷰에 기초한 가지타 다카미치의 설명에 따르면, 새 입관법이 ‘단순노동자’의 수용을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방침을 바꾸게 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계인의 방일을 인정하는 논리로 강조된 것은 어디까지나 일본에 있는 친족을 방문해 일본문화를 접한다는 것, 이를 위한 체재기간 중에 취업이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본계인의 지위 변경의 배후에 뜻밖에도 재일한국인 3세의 법적 지위 문제가 관련되어 있었다는 점을 카지타는 지적한다. (275쪽)
‘삿포로 이치방’의 매운맛 라면의 이름으로 ‘오로총’을 붙인 사람들이 일본인 일반이 조선인에 대해 갖고 있는 이런 이미지를 전제로(모욕적인 이미지를 전제로 한 것인지 아닌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거기에다 말의 울림이 주는 재미를 고려해 매운맛 라면에 ‘총’이라는 말을 넣어 상품명으로 썼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총’을 그대로 쓰는 것은 당연히 망설여지는 일이었을 것이고, ‘총’이 들어 있는 말을 새로 만들어내는 일도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을 테다. 그래서 딱 걸맞은 말이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바로 그때 홋카이도에서 이미 열리고 있던 ‘불 축제’를 접하게 되고, 그 이름을 따 ‘오로총 라면’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라면 개발자들은 이거라면 ‘불 축제’에서 연상되는 빨갛고 뜨거운 ‘불’ 이미지와 ‘매운맛’이 엮여 재미있는 상품명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358쪽)
「딕슨법」이 나올 당시 알자스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외국어인 독일어의 방언으로 간주되어 지역어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제도상으로는 지역어 교육으로서 두 언어 병행 교육이 발전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알자스의 언어 상황을 역사적인 문맥에서 다시 자리매김하는 일은 교묘하게 회피되고, ‘이웃나라의 언어’인 표준 독일어의 조기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알자스에서 ‘독일어’는 여전히 ‘타자의 언어’로 자리 잡고 있는 양상이 엿보이며, 국제연합 등의 주도로 진전되고 있는 마이너리티의 권리 보장의 문맥과는 다른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38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