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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700494 / 320쪽 135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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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4 종합 82위 | 2012/4 시/에세이/기행 61위 | 현재 종합 94위 | 현재 시/에세이/기행 92위 | Top100 : 5주
출판사 리뷰
“낡은 교과서 속에서 끄집어낸 50편의 명시, 그 아름다움에 반하다!”
삶의 결정적 순간에 우리와 함께했던 50편의 시와
그에 대한 잔잔한 에세이가 전하는, 삶과 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우리의 가슴 속에서 오래 전에 잊혀져버린 교과서 속의 명시,
그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감동과 삶에 대한 통찰!”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김소월의 진달래꽃, 김춘수의 꽃, 박재삼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윤동주의 병원, 김수영의 폭포, 이육사의 절정…… 이 시인들의 이름과 시 제목들을 들으면 ‘아, 맞아. 그런 시가 있었지.’ 하고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 속에서 한 번쯤 접했던 그 시들. 그때는 시험 문제에 답을 하기 위해 배웠기에 어른이 된 이후에 다시금 그 시들을 들추어본 기억이 없다. 왠지 고리타분했고, 한창 감성적이던 우리의 마음에 크게 와 닿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난 그 시들이 놀랍도록 우리의 가슴을 두드린다.
실은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고단했던 전쟁의 시절을 인내하기 위해, 사랑과 이별의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우리는 시를 짓고 시를 읽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되고, 시간이 흐르며 우리 안에 수많은 추억과 삶의 고뇌, 그리고 아픔과 상처들이 생긴 후에야 제대로 그 시들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재회를 통해, 우리는 당시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과 마주할 수 있다.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러주어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사소한 기다림으로 그대를 부르는 진실한 사랑을 깨닫고, 빼앗긴 나라의 설움이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나의 가슴에 외로움으로 와서 박힐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시란 이렇게 따뜻한 것임을, 그때는 몰랐지만 삶의 결정적인 순간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 속에 둘러 싸여서도 괜히 외롭다고 느낄 때,
이젠 닿을 수 없는 누군가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울 때,
삶의 고난과 문제 앞에 좌절하게 될 때,
그때는 우리 모두, 시를 읽어야 할 시간……
시는 왠지 마음의 여유가 생겨야만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안다면, 시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위안과 힘이 되어주는지를 알게 된다면, 때때로 사람들 속에 둘러 싸여서도 외롭다고 느끼거나 고난과 문제 앞에 좌절하게 되었을 때, 누군가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울 때, 우리는 시와 함께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는 그 어떤 것보다 절절하고 완성도 높은 시들만을 뽑아 수록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너를 향한 눈빛’, ‘나를 향한 응시’, ‘세상을 향한 목소리’라는 세 개의 주제로 나뉘어 저자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시의 단순한 의미해석을 넘어, 다양한 시각과 다채로운 해석으로 시를 재해석 수 있게 하고,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의 에세이를 통해 지적 풍만함과 따뜻한 감동을 안겨준다.
어떤 이는 시 한 편을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시 한 편을 통해 가난을 이겨내고 이별의 아픔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 또한 삶의 벽 앞에 부딪혔을 때 이 시들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그 경험과 감성들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큰 공감과 깨달음을 불러일으킨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낡은 교과서 속 시에 쌓인 먼지를 훌훌 털고 다시 들여다보며, ‘아, 그땐 몰랐는데 그 시에 이런 의미가 담겨 있었구나…….’, ‘이 시가 지금의 내게는 이런 뜻으로 다가오는구나…….’ 하는 깨달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가슴 깊이 와 닿는 에세이를 통해, 단순히 시를 읽는 재미를 넘어 세월을 통해 잊혀졌던 추억을 되새기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화려하게 포장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는,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주고 싶은 선물 같은 책!
누군가 ‘시는 가난한 사치’라고 했다. 이것은 겨우 책 한 권이지만, 이 속에 담긴 50편의 시와 에세이는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값지고 소중하다. 어떤 화려한 포장지에 싸여 있지도, 유려한 문장과 완벽히 새로운 정보들을 담고 있지도 않지만, 그래서 그 가치는 더욱 높다. 우리와 다른 시대를 살았으면서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시들. 시는 함축적이기에, 우리가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들이 아름다운 단어와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완성된다.
이 책은 나를 위한 것이지만, 또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그래서 잠시 멈추어 서서 타인을, 아니, 자신마저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이 시대에 시란 어쩌면 가장 가난한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은 그렇게 고단한 나를 위해 필요하며, 사랑하는 누군가의 앞에 놓아주어야 할 특별한 선물인지도.
그런데 이 시는 이러한 보편적인 이별 상황과 멀리 떨어져 있다. 흔히 이 시의 정서를 인고와 희생, 순종의 미덕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시를 지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존심’이다. 비록 사랑은 끝났더라도 그 사랑의 기억만큼은 누추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자존심 말이다.
혹자는 이것을 가식과 허세라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겠다. 또한 어쩌면 인간은 한 꺼풀만 벗기면 다 거기서 거기인 찌질한 욕망의 덩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그 한 꺼풀이, 그 훼손되기 쉬운 한 꺼풀의 자존심이 소중한 것이다. 이 시만큼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의 자존과 품위를 지키며, 그동안의 사랑을 고결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이별을 난 아직 보지 못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에 대한 에세이 중에서
질투와 열등감은 분명 사람을 힘들고 아프게 한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것은 삶을 앞으로 나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 열등감에서 해방되기 위한 모든 노력 자체가 곧바로 성장과 성숙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에. 열등감은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볼 수 있게 하며 그리하여 그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하니까. 내가 책 읽기에 집착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거기에 열등감과 질투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 읽기를 통해 그것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 분명 ‘질투는 나의 힘’이기도 했던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 어제의 질투는 정말이지 어제로 끝나야 한다! 어제의 질투를 오늘로 끌어오고 급기야 내일까지 밀어 올리는 건 나를 갉아먹는 짓이기에. 그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일 게다. 오로지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에만 갇혀 있는 사람은 열등감과 질투의 감옥에서 영원히 풀려나올 수 없으므로.
한 번, 한 번이 쪽팔린 거야. 싸가지 없는 놈들이야 남의 약점 가지고 놀려먹는다만, 그런 놈들은 상대 안하면 돼.
니가 속에다 그걸 숨겨 놓으려니까 너 대신 누가 그걸 들추면 상처가 되는 거야.
상처가 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니 입으로 말해 버려.
나중에 나이 먹으면 쪽팔려한 게 더 쪽팔려져.
- 김려령, <완득이> (창비, 2008) 중에서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에 대한 에세이 중에서
열두 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이러다 온몸이 깨져나가는 건 아닐까 겁이 덜컥 나던 그때,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말 그대로 핏덩이가 내 품에 안겨졌다. 갓 태어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아기는 몸을 꼼지락거리더니 입을 오물거려 내 젖을 물었고,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그 느낌에 난 그때까지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고야 말았다. 바야흐로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이 생기는 순간이었으며, 그 심장 앞에서 나 역시 ‘아무것도 고집할 수가 없’게 되는 순간이었다.
알고 보면 어미의 사랑이란 얼마나 아픈 사랑인가. 그 사랑이 아픈 것은 그 사랑의 대상이 절대적으로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소중한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떨리게 만들 정도의 희열도 주지만 그 못지않게 때때로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은 아픔도 주니까. 자식의 아픔과 슬픔과 좌절은 몇 배로 뻥튀기가 되어 어미의 아픔과 슬픔과 좌절이 되니까. 그럼에도 세상의 모든 어미는 ‘내 앞에서 눈부신 꼬리를 쳐들고’ 있는 그 존재를 향한 지독한 짝사랑을 도저히 멈출 수 없다.
다만 이 지독한 짝사랑의 대상이 내 자식만으로 한정되었다면 이 시가 이토록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내 새끼만을 챙기는 배타적인 모성을 뛰어넘어 시인의 눈과 마음은 ‘세상의 모든 어린 것들’을 향한다. 이 웅숭깊고 정결한 모성 앞에서 굳었던 내 젖도 핑그르르 도는 듯하다.
---나희덕의 <어린것>에 대한 에세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