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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166361 / 25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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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올바른 과학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가이드북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의 물리학 및 응용물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굿스타인이 쓴 탁월한 과학 윤리 교과서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대학에서 과학 부정행위를 감독하며 '연구 부정행위에 관한 칼텍의 방침'을 만들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10년 동안 '과학 윤리'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과학사의 대표적인 사기 사건으로 알려진 몇 가지 사례를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며 과학 부정행위란 무엇인지, 올바른 과학을 위해 과학자에게 필요한 윤리는 무엇인지 설명한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들이 특정 사례가 과학 사기였는지 아니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거나 사건을 흥미 위주로만 재구성해 보여주려는 데 반해, 이 책은 과학 사기 혐의를 받은 사건 자체에 대한 설명과 해석뿐만이 아니라 관련 연구 기관이나 연방정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논쟁이 벌어졌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자세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과학자가 연구 과정 속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딜레마를 설명하거나, 얼핏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실제 과학에 적용될 때는 별 쓸모가 없거나 심지어 과학적 정신을 훼손하는 윤리적 원칙들을 논박할 때는 아주 탁월한데, 이는 저자 자신이 저명한 물리학자로 직접 과학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현장에서 과학 부정행위를 감독하며 실제적인 문제들과 맞부딪혀왔기 때문이라 하겠다. 본문에 언급된 몇몇 사례는 저자 자신이 동료과학자나 심사관으로서 사건에 관여했던 경우도 있다. 그는 또한 부정행위에 대한 판단에 신중을 기하여 과학자들이 통상적이지 않은 질문과 탐구를 통해 과학 발전에 기여해온 과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무엇이 과학 사기를 구성하는가?
논쟁적인 과학사의 사기 사건들을 재평가한다
저자가 처음으로 분석하는 사례는 오늘날까지도 대표적인 과학 사기 사건의 예로 종종 언급되는 로버트 A. 밀리컨의 전하량 측정 실험이다. 밀리컨은 전자의 전하량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전하는 전자 전하량의 정수 배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23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1978년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턴이 밀리컨의 실험노트를 조사한 후 밀리컨이 특정 실험 데이터 결과를 제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밀리컨의 논문에 실린 다음 구절이었는데, 그는 \"누차 언급하는 바 이것(전하량을 측정하는 데 사용한 기름방울 58방울)은 일부 선택된 기름방울이 아니라 60일 내내 실험된 모든 기름방울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실험노트를 보면 기름방울 175방울의 전하량을 측정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굿스타인은 밀리컨의 실험이 과학 부정행위가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실험노트를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면 밀리컨이 자신이 원하지 않은 실험 결과를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실험 자체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이터를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험값을 제외하는 것이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결정인지는 개별 상황마다 연구자 스스로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밀리컨의 경우에는 그가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 사기의 요소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유명한 볼티모어 사건과 갈로 사건의 경우에는 사례 자체보다는 두 사건으로 인해 연구 윤리 전반에 걸친 사안들이 쟁점화되어 결과적으로 미 연방의 연구 부정행위 규정들이 수정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건은 연방정부로부터 연구 부정행위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소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여 모든 혐의를 벗게 되는데, 이는 이후 10여 년 동안 미국 사회에 여러 논쟁을 몰고 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굿스타인도 칼텍에서 과학 부정행위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적절한 공식 방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연구 윤리에 관한 칼텍의 방침'을 제정한다.
이 외에도 과학 사기보다는 '병리학적 과학(병리학적 과학과 관련된 연구자들은 항상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자기기만 때문에 결국 잘못된 결과에 이르게 된다)'에 해당되는 플라이슈만과 폰스의 상온핵융합 반응, 실제 과학 사기였던 빅터 니노프의 원자번호 118 원소 발견과 얀 헨드릭 쇤의 고온 초전도성의 발견 사례 등이 다루어진다.
한국의 과학자 사회,
칼텍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2005년 말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이 날조된 데이터에 근거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 사회에도 과학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연구 부정행위와 관련된 논의들이 쏟아져 나왔고, 2007년에는 과학기술부에서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연구 진실성 확보를 위한 지침, 제도들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 윤리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연구 윤리에 대한 지침들은 사전 예방보다는 부정행위자들에 대한 사후적인 처리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연구 윤리 교육에 대한 의무 규정도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이러한 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행되고 있지 못하다.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연구 윤리가 뿌리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개개인의 성찰뿐 아니라 과학자 공동체와 정부 차원의 고민과 지원이 더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대 과학의 최전방에서 과학 윤리 확립을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여온 굿스타인의 논의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 윤리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짐과 나는 적당한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을 자주 아쉬워했다. 특히나 우리는 이런 수업이 가공의 사례가 아니라 실제 사건의 역사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건 당사자가 대중적으로 혐의를 벗은 사례의 자료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실제로 과학 사기가 자행되었던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이것은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무슨 이유에선지 기밀을 유지하여 죄가 있는 사람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사다난하면서도 영세한 이 분야는 다양한 윤리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가공의 사례들을 제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왔다. 그러나 그런 시나리오는 아무리 가치 있고 선의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사례를 직접 보여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실제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이 분야의 교과서 역할을 할 수 있다.(12~13쪽)
그리고는 이제 악명 높은 문장이 등장한다. “누차 언급하는 바, 이것은 일부 선택된 기름방울이 아니라 60일 내내 실험된 모든 기름방울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비난받을 만한 구절은 전하량을 단위로 삼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스토크스 법칙에 대한 보정이 옳다는 점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밀리컨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기름 58방울 각각은, 스토크스의 법칙을 보정하기 위해 내가 만든 공식을 확증해준다”고 말한다. 비록 이 구절이 133쪽에서 기름 58방울에 대해 언급한 이후 다섯 쪽 뒤에 나오지만, 그 중간 쪽들에는 표와 그래프가 실려 있다. 밀리컨이 타자기로 쓴 처음 원고(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이 원고는 남아 있지 않다)에서는 이 문장이 기름방울 숫자를 언급한 바로 다음에 등장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밀리컨의 대사들을 맥락에 맞게 꼼꼼하게 읽어보면, 과학 부정행위의 증거로서 이 문장들이 갖는 중요성은 대폭 적어진다.(77쪽)
상온핵융합은 버림받은 분야였고 과학 연구 주류에서 내팽개쳐져 있었다. 이 분야의 참여자들과 ‘점잖은’ 과학 사이에는 실제 아무런 소통도 없었다. 상온핵융합 논문들은 동료심사 절차를 밟는 과학저널에는 거의 실리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이 요구하는 표준적이고 엄격한 조사를 받지 않았다. 또한 상온핵융합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주류 과학으로부터 포위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비판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실험과 이론들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의 연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는 외부 학자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들 내부의 자체적인 비판이 외부인들에게 자신들의 연구를 평가절하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114쪽)
한국어판 서문 7
서문 11
01 무대장치 만들기 15
02 로버트 앤드류 밀리컨 사건에 대하여 53
03 생물학에서 들려온 나쁜 소식 83
04 부정행위 정의하기 95
05 상온핵융합 연대기 111
06 물리학에서의 사기 149
07 조건이 너무 좋지 않았던 획기적 발견 167
08 교훈은 무엇인가? 193 부록 연구 부정행위에 관한 칼텍의 방침 204
감사의 글 218
옮긴이의 글 220
해설 연구 부정행위와 연구 윤리 논의의 동향 ? 박진희 224
미주 241
색인 2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