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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2911688 / 416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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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풋풋한 대학원생부터 은퇴한 원로 학자까지, 여성지리학자가 뭉쳤다!
지리 선생님이 숨겨 둔 비장의 여행지 목록이 지금 바로 공개됩니다
남들이 풍경에 감탄하고 있을 때 그들은 분석을 한다
지리란 과목은 사실 인기 있는 과목이 아니다. 지리 하면 아직도 학창 시절의 부담감이 떠올라 지레 겁먹고 물러나는 사람이 태반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말고 인문 과목을 담당하는 어느 학자 한 사람과 꼭 한번 해외 여행을 가야 한다면 누가 가장 인기가 있을까? 단언컨대 가장 많은 표를 얻을 사람은 지리학자다. 감상 이전에 그들의 관심사는 지형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기에, 남들이 풍경에 감탄하고 있을 때 그들은 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로키 산맥의 루이스 호수가 에메랄드 빛을 띠는 까닭은 빙하에 의해 미세하게 깎인 진흙이 바닥에 가라앉으면서 햇빛에 반짝이기 때문이고, 마추픽추가 까마득한 산꼭대기에 자리잡은 이유가 먼 옛날 있었던 지각의 융기 탓이라는 것을 알면 우리가 수수께끼라고 생각했던 풍광들의 실체가 뻥뻥 뚫리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방학만 되었다 하면 좀 잘 싸돌아댕기는 편”이라는 저자들, 빡빡한 강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방학 때마다 여행 짐부터 꾸리는 것은 아마 이런 재미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여성지리학자회 주관 하에 기획된 이 책의 참여자는 모두 41명, 학회의 요청에 지리학자들은 아껴 두었던 ‘비장의 여행지 목록’을 통 크게 공개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공부하는 것밖에 모르시는 분들이 쓰는 여행기가 과연 재미있을까? 그러나 참가자를 면면이 살펴보면 풋풋한 대학원생부터 은퇴한 원로 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포함된 의외의 드림팀임을 알 수 있다. 여성지리학자들의 꼭꼭 감추어 두었던 이야기 보따리는 이렇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여자라서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여행의 쾌감
여성은 남성보다 해외 여행시 제약이 많은 편이다. 우선은 ‘여자 혼자 여행을 한다’는 사실을 곱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선입견 탓도 있겠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여성은 약자라는 지위를 감내해야 한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에서 여행을 하게 되면 관광객으로서 받아야 하는 대접은 최악에 가깝다. 하지만 책 속에서 보이는 그녀들의 행보는 당당하기만 하다. 살을 에는 추위를 뚫고 매니토바 호수에서 이글루를 만들어 밤을 새우고 온 당찬 대학원생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옥색 바다와 아름다운 해양 호텔을 마다하고 홀로 매연과 싸우며 필리핀의 온갖 교통 수단을 꿰고 온 괴짜 교수님도 있다. 때로는 파나마의 한 거리에서 맞닥뜨린 어린 갱을 국제학생증 하나로 보기 좋게 속여 넘기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강단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선생님들의 ‘끼’를 보면 독자보다 학생들이 먼저 기절초풍할지도 모른다.
틈새여행이 뭐냐구요?
책을 펴들자마자 독자들은 저자들의 수다에 휩쓸리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될 것이다. 워낙 여러 사람이 기획에 참가하다 보니 여행지 목록에는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의 이야기가 담기게 되었다. 하지만 좀 더 관찰력이 좋은 독자라면 저자들이 강조하는 ‘틈새여행’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갈 것이다. 사실 틈새여행이란 용어부터가 좀 생소하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라고 찾아갔다가 사람에 치이고 바가지에 학을 떼며 밍숭맹숭한 기분만 안고 귀국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여행법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들이 강조하는 틈새여행이란 장소가 가진 유명세가 아니라 장소가 가진 특수성에 주목하는 것! 관광지의 유명세를 잠시 걷어 내고 나면 의외로 색다른 것들이 눈에 보인다. 무수한 여행서를 통해 거의 분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도쿄, 그 금싸라기 땅 한복판에는 빌딩이 아니라 공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도쿄라는 공간이 한층 신선하게 보일 것이다. 화려함의 대명사 맨하탄 한복판에 세워진 하이라인 파크라는 세련된 공원의 정체가 실은 낡은 철로라는 것,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등장한 천국의 섬 뉴칼레도니아의 주력 산업이 관광이 아니라 니켈 산업이라는 사실들은 그야말로 유명세 속에 숨은 세상의 틈새다. 바야흐로 해외 여행의 붐을 맞아 ‘떠나자!’를 외치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여성지리학자들이 제시하는 ‘틈새여행’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