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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사진을 읽지 않는다

백승우 외 저 | 현실문화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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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640189 / 240쪽 195 x 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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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국내보다는 국제적으로 더 주목 받고 있는 사진작가 백승우의 모노그래프 『아무도 사진을 읽지 않는다』는 초기작에서 최근작에 이르는 작업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리얼 월드 I, II》 시리즈(2004-2006, 2006-2008), 《블로우 업》 시리즈(2005-2007), 《유토피아》 시리즈(2008-2011), 《세븐 데이즈》 시리즈(2010-2011), 《아카이브 프로젝트》 시리즈(2011), 《메멘토》 시리즈(2011)를 수록하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 사진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예술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치열한 탐구의 자취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진의 위력이 큰 현실에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처해 있는 듯이 보이는 사진의 현주소와 이를 넘어서기 위한 예술적 시도는 사진의 본질, 의미, 가능성을 새롭게 성찰하게 한다.

사진은 죽었다?
김모양의 사진을 대하는 자세: 화창한 봄날, 새로 산 최신형 DSLR 카메라를 어깨에 걸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친구와 함께 맛집에 방문한 김모양, 연달아 음식 사진을 찍는다. 친구에게 카메라를 건네 자신의 먹는 모습을 찍어달라 부탁하기도 한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 김모양,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블로그에 오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한다. 연이어, 얼마 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친구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일본의 디즈니랜드를 배경으로 선 친구의 사진 아래 댓글을 남긴다…….

디지털 카메라 한두 대쯤은 누구나 갖고 있는 세상이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사진 이미지가 도처에 넘쳐난다. 이젠 과거처럼 사진 찍는 일이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면 사진 이미지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사진가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확실히 전통적인 의미의 사진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여 카메라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카메라 가격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또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잘 찍은 사진이 꼭 사진가만의 몫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인터넷의 카페와 블로그 들을 조금만 서핑해본 사람들이라면 사진작가 못지않게 잘 찍은 사진들이 얼마나 흔한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가만의 사진은 이제 죽은 거나 다름없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사진작가 백승우는 “바다 속에서 물총을 쏘는 기분”이라고 아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진작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는 오늘날 사진작가들이 피할 수 없는 꽤나 근본적인 물음이다.
백승우의 문제의식은 정확히 이러한 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일상이나 사건을 기록하고 어떤 사물이나 경관을 멋있게 찍는 등의 전통적인 의미의 사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사진가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아가서 사진은 무엇인가?

사진은 언제나 진실만을 담는다?
2001년 평양 방문 때의 사진 경험: 백승우는 2001년 평양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사진 촬영과 그 결과물은 그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여기 별롭니다. 이쪽으로 와서 찍으세요.” 가이드가 항상 옆에 붙어 찍을 수 있는 대상을 가리켜주는 것이다. 다 찍고 난 다음에는 필름을 수거해가서 북한이 외부에 비춰지기를 원하는 필름만 되돌려주었던 것이다. 그가 돌려받은 사진들은 그가 원했던 사진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들이 원했던 사진들이었다. 북한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는 사진이 누군가가 뒤에서 조작하기 너무 쉬운 매체라는 것을 새삼 절감했다.

우리는 사진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고 믿는다. 이를테면 범죄 현장이나 교통사고의 현장을 담아낸 사진의 경우처럼 사진은 흔히 사실의 증거로 활용되곤 한다. 이처럼 사진은 원칙적으로 실재하지 않는 것은 담을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으로 제시된 이미지를 하나의 사실로, 진실로 받아들이곤 한다. 백승우는 이미지가 가진 이러한 사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비틀어 본다. 백승우의 사진은 사진 이미지가 제시하는 사실 혹은 진실성이 얼마나 쉽게 조작되고, 사실과는 다르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진이 본래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면, 사진작가가 이러한 조작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에서의 경험이 입증해준 것처럼, 사진이 반드시 사진가의 의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양에서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를 지시하는 가이드가 실질적으로는 사진을 결정하는, 그래서 실질적인 사진작가라 할 수 있다(백승우가 북한을 제재로 다루고 있다 해서 북한을 비판적인 혹은 우호적인 시선으로, 아니면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로 보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순전히 사진적인 관심에서 북한을 볼 뿐이다). 사진작가 자신이 찍은 사진의 실질적 주체가 결코 그 사진작가일 수 없다면, 마찬가지로 사진작가가 다른 사람의 사진을 이용하는 것도 논리상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백승우는 이 논리를 극한으로까지 밀어 부친다. 다른 사람의 사진이 작가 작업의 일부로 활용되고, 진짜와 가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뒤섞어 진실을 가리는 것의 의미 없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사진, 읽지 말고 보라!
백승우는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 선입견 등에 나 있는 틈새를 교묘하게 비집고 들어가 사진의 진실성을 비틀고 해체한다. 사진 속에 있는 것을 믿지 말라! 그것이 지시하는 것의 의미를 믿지 말라. 하긴 우리는 사진을 볼 대마다 얼마나 의미에 집착하는가? 어쩌면 사진은 의미에 집착하는 하는 우리의 습성화된 태도를 이용하여 사실을 호도하고 상품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얼마나 자주 진실임을 가장해왔었는가! 그래서 백승우는 《아카이브 프로젝트》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록물이라 여겨지는 아카이브조차 진실과는 얼마나 멀리 있으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의미로 가득 차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경성방직의 기록사진과 미국의 한 방직공장 기록사진은 쉽게 분별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의 벼룩시장에서 구한 5만 장의 가족사 사진 중에서 임의로 2,700여 장을 선별하여 주변의 8사람한테 임으로 8장을 뽑게 한 《메멘토》는 원래 사진이 생산된 컨텍스트와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읽고 감상할 수 있는 것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누가 뽑은 것이든 거기에는 그럴 듯한 이야기와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러니 의미의 함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미를 찾고 연결짓는 등의 허망한 짓을 그만두고 그저 보라!

『아무도 사진을 읽지 않는다』는 그간 백승우가 탐구해 온 가볍지 않은 주제를 둘러싸고 다양한 담론들이 펼쳐진다. 매사추세츠 주립대의 조교수로 있는 문영민의 에세이는 백승우의 사진을 해석하기 위해 ‘그림들(pictures)’라는 개념적 장치를 끌어들이고 있고, 한금현은 사진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보류할 것을 제안한다. 백승우의 여섯 개 프로젝트에 대한 각각의 소개 글인 신혜영의 에세이는 백승우의 작업에 접근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큐레이터 김선정은 백승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업 이면에 놓인 작가의 의도, 일화 등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백승우 외
글 : 김선정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로 1990년대부터 한국의 동시대 예술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국제적인 전시를 기획하며,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한국에 소개하여 왔다. 200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의 커미셔너로 한국관 전시를 기획하였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동시대예술축제 “플랫폼Platform”의 총감독으로 활동하였다. 2012년 현재 광주 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과 도큐멘타(13)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 : 문영민
작가 및 평론가. 2006년 미국 대학갤러리를 순회한 ≪Incongruent: Contemporary Art from South Korea≫전을 기획하고 도록은 국영문 본으로 ≪모더니티와 기억의 정치≫라는 제목으로 2006년 현실문화연구가 출간했다. 한국 현대미술관련 비평문을 저널 <Rethinking Marxism>과 <볼>, MIT출판부의<Contemporary Art in Asia: A Critical Reader>에 기고했다. 현재 메사추세츠 앰허스트 주립대 미술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 : 신혜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학부와 서울대학교 미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월간미술』 기자와 가인갤러리 큐레이터를 거쳐, 현재는 사진을 비롯한 동시대 미술 전반에 관한 비평과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건국대, 인하대, 홍익대 등에 출강했다. 한국 미술생산장의 구조 변동과 행위자 전략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며 지속적으로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고자 한다.  

글 : 한금현
콜로라도대학 교환방문교수로 재직 중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39(2)>,
<이미지 충돌>
,

등의 전시를 기획하였다.  



사진 : 백승우
1973년 대전 출생. 한국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2001년 런던으로 이주하여 순수미술과 이론을 공부했다. 2007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Real World>를 계기로 귀국, 이후 뉴욕, 파리, 도쿄,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미지의 익명성이나 직접성, 보편성에 의문을 던지고 사진의 앞과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에 존재하는 틈을 포착하는 작업을 한다.

대표적 개인전으로 <I'm a picturegrapher: 이 시대의 사진에 관하여 >(POST, 도쿄, 2017), <Walking on the Line>(센터에이, 밴쿠버, 2015), <틈, 실현불가능한 일반화>(가나아트센터, 서울, 2012), <Memento>(두산갤러리 뉴욕, 2012), <판단의 보류>(아트 선재 센터, 2011) 등이 있으며, 대표적 그룹전으로는 <Real DMZ Project> (아루스 미술관, 덴마크, 2017), <Lille 3000 - Seoul vite vite>(릴, 프랑스, 2015), <상대성 도시>(토탈 미술관, 서울, 2013), <미술관의 탄생: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 건립기록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3)등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2016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일우 사진상 (일우 문화재단), 2001년 사진비평상(타임스페이스)을 수상한 바 있다. <Blank Medium> (가나아트, 2017), <아무도 사진을 읽지 않는다> (현실문화/SAMUSO, 2011), <Real World> (Foil, 2007)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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