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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663040 / 43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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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문명의 씨줄과 날줄을 엮다’
- 한국의 새로운 인문학을 구상함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는 다양한 문명을 비추어 줄 수 있는 인문학의 고전들을 번역하고 주해하여 ‘문명텍스트’ 총서를 출판하였다. 또 한편 분화된 인문학 영역 사이의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하여 ‘문명공동연구’ 총서를 출판하였다. 이번 출판의 목표는 문명의 핵심 고전을 통하여 인류문명의 보편성을 발견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한국의 새로운 인문 정신을 모색ㆍ정립하는 데에 있다.

[1]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 한국적 인문학의 의미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다양한 문명을 수용하여, 그 문명에 내재된 보편성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와 문명을 꽃피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 편향적인 가치관을 갖게 되고, 문명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일은 소홀히 하게 되었다.
인문학은 우리의 삶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 학문의 분화와 함께 인문학 역시 점점 더 세분화되었다. 학문은 분화될 수 있지만 우리 삶은 그렇지 못하다. 삶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 삶의 문제를 둘러싼 총체적인 이해를 점점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서구 중심적인 학문체계를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우리 문화와 학문의 특징인 다양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제 서구 문명의 일방적인 수용에서 벗어나 한국적 인문학을 모색하고 이를 토대로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전망을 내놓을 시기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인식 아래 ‘총서’의 기획은 다양한 문명에 대한 한국적인 해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건 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해당 사회만이 겪은 역사적 경험이라는 특수성과 세계적으로 축적된 문제의 결과라는 보편성 모두에서 연유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이 ‘총서’가 지향하는 다양성과 보편성, 보편성과 특수성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해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문명텍스트’ 총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의 고전은 물론이요, 서양의 고전과 몽골, 아랍, 아프리카 등 때로는 주목받지 못했던 세계 여러 문명권의 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주해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번역과 주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는 첫째, 고전이란 당대의 문화와 문명을 형성하는 데 뿌리가 되는 핵심적인 텍스트로서,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유의 단서를 던지며 생명력을 발휘해왔으며, 현대 문명을 비추어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에도 힘을 갖기 때문이다. 둘째, 인문학이 인류가 남긴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확장된 인식을 새로운 텍스트에 담아내는 학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2] 다양한 문명 연구를 통한 새로운 인문학의 첫걸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은 학제연구를 위한 절호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과의 연구자들이 모여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지식을 쌓은 이들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깊은 안목으로 접근하며, 동시에 그런 눈들이 모여 전체를 조망함으로써 더 깊고 더 넓게 문명을 이해하는 창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연구 영역과 학문 분야의 다양성이야말로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훌륭한 토양이 되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화를 추구했기에 공동연구가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함께 공동의 주제를 앞에 놓고 논의하며 끊임없이 그 새로운 해석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사업단의 총서 출판에는 그런 노력의 결과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므로 ‘문명텍스트’ㆍ‘문명공동연구’ 총서의 특징은 책의 출판이라는 연구 결과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문학 연구는 각 분과 학문의 울타리에 갇혀 있었고, 설사 공동연구를 진행시킨다고 하더라도, 개별 연구자들이 단독으로 연구한 것들을 모아 놓은 ‘일련의 연구 성과’라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HK문명연구사업단은 ‘문명텍스트’ 주해 작업을 수행하는 ‘근간조직’과 학제간 ‘문명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가변조직’을 운영하면서 정기적인 학술행사를 통하여 개인적인 연구와 공동의 연구를 조화시켜 왔다.
근간조직은 각각 동양고중세 분과(동아시아 고중세 문명의 형성과 사상적 교류 연구), 동양근현대 분과(동아시아 전통의 자기 혁신과 근대화 연구), 한국문화 분과(교계지로서의 한국문화의 정체성 연구), 서양고중세 분과(서구 고대문명과 중세 문명의 형성과 변화 과정 연구), 서양근현대 분과(서양 근대문명의 기원과 정체성 연구)로 나뉘어 지난 3년간 매주 문명텍스트 콜로키움을 통하여 신랄한 토론과 의견교환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로 출간된 것들이 ‘문명텍스트’ 시리즈다. ‘가변조직’은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주제 중심으로 자유롭게 모여서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상호견제와 비판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중에서 이번에 출간된 것이 ‘문명공동연구’ 시리즈다.
‘문명텍스트’가 다양한 문명에 대한 개별 연구로서 특수성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문명공동연구’는 이러한 개별연구를 묶어주는 큰 틀로서 보편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문명텍스트’ 시리즈가 현재를 떠받치고 있는 누적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씨줄 놓기라면, ‘문명공동연구’ 시리즈는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날줄 얽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문명텍스트’와 ‘문명공동연구’는 첫째, 문명에 대한 추상적인 공론에 머무르는 대신에 동서고금을 망라한 문명의 텍스트들을 주해ㆍ역주함으로써 문명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모습을 소개한다. 둘째, 전통적인 인문학의 분야인 문(文)ㆍ사(史)ㆍ철(哲)을 넘어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학제적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다양한 문명의 총체적인 이해를 시도하고, 이에 기초하여 미래지향적인 문명론을 모색한다. 셋째, 동서고금 문명에 대한 다각적인 학문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넓고 깊은 문명론을 제안함으로써 한국 인문학의 ‘허브(hub)’로서의 기능을 맡으려 한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는 이 원대한 목표를 향해 그 역사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 우리는 다양하고 성실하면서도 전문적인 연구가 바로 ‘한국의 인문학’이라는 큰 탑을 이루어내는, 작지만 단단한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모여서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보편적인 인문 정신을 구현하는 ‘한국의 새로운 인문학’이 출현하기를 우리는 함께 꿈꾸고 있다.

[3] 문명텍스트에 대한 소개
이번에 ‘문명텍스트’ 총서에 포함되어 출판된 책들은 대부분 우리말로 아직 소개되지 않은 고전들이다. 예컨대 중국 청대 초기에 새로운 정치윤리를 제시하고자 했던 황종희의 『맹자사설』, 독일 인문주의를 열었던 헤르더의『새로운 역사철학』, 그리고 영국 내전 중에 경제적 평등과 종교적 박애를 주장한 제라드 윈스턴리의 『자유의 법 강령』 등은 과거 역사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소통의 노력으로 읽을 수 있다. 한편 남성 중심 문명에서 여성의 시각에 의해 만들어진 조선의 『내훈』과 일본 최초의 여성 산문 문학작품 『가게로 일기』는 남성적 독해가 아니라 여성적 독해를 통해 본 문명의 모습을 알려준다. 남성 중심적 전통의 지리학을 비판하면서 대안적인 페미니즘 지리학을 모색하는『페미니즘과 지리학』도 그런 맥락에서 문명 간 소통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몽골 유목민의 문학을 이해하게 해주는 장편 영웅 서사시 『장가르』는 정착 문명에서 접하지 못했던 유목 문명의 독특한 구전 문화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것은 정주민과 유목민의 소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소혜왕후
저자 : 소혜왕후 (昭惠王后)
본관은 청주이고, 서원부원군 한확의 여섯째 딸로 태어났다. 수양대군의 맏아들과 혼인하여 1455년 세조의 즉위와 함께 세자빈에 책봉되었으나, 의경세자의 요절로 인하여 중전의 지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21세에 청상이 되면서 세자빈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세조의 뒤를 이은 예종이 역시 요절하고 그녀의 둘째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이 마련된다.
인수대비라는 칭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그녀는 당대 최고의 권세가인 청주 한씨 집안의 딸로서, 조선의 제7대 왕 세조의 신뢰 받는 맏며느리로서, 제9대 왕 성종의 엄한 어머니로서, 실질적으로 왕실 안팎에서 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여성이다. 연산군의 생모인 윤씨를 폐하고 사사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조의 불경언해 사업에 실질적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간경도감 폐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불경간행을 주도했고, 56세 때는 도첩제 폐지 결정에 반대해 유신들과 크게 대립하기도 했다.
『내훈』 편찬은 1475년 인수대비의 나이 39세 때 일이다. 그녀는 중국의 고전들에서 여자도 알아야 한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가려 뽑아 쉬운 한글로 번역하고, 어려운 한자어나 내용은 주석을 첨가하여 명실상부한 여성교육용 도서를 엮었다. 여기에 발췌 인용된 『소학』이나 『열녀전』 등은 중세 유교문명권의 대표적인 고전들이다.
소혜왕후는 15세기 조선의 여성이 도달할 수 있었던 최고의 지성을 대변하는 인물이었고, 『내훈』 편찬은 그녀의 적극적인 고전 읽기의 결과로서 배움의 기회가 적은 여성들을 고전의 세계로 인도하는 지식의 재생산 과정이었다.
  

: 이경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서, 중세 동아시아 유교문명권의 고전 텍스트를 대상으로 젠더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그간 작업한 것으로 박사학위논문 \"여성문학사, 서술의 문제점과 해결방향\", 외에 \"(제국신문) 여성 독자투고에 나타난 근대계몽담론\". \"17세기 사족여성의 한문생활, 그 보편과 특수\", \"망실 해장류 연구\", \"내훈과 '소학.열녀.여교.명감'의 관계 재고\"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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