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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과 공존 - 2000년대 한국영화를 말하다

주진숙, 김선아 저 | 울력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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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9485858 / 223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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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영화는 허구의 세계를 감싸 안은 더 넓은 영역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과 경험을 반추하는 관념의 세계로 되어 간다. 그래서 한 편의 영화는 허구에서 현실로, 또 현실에서 관념으로, 그 관념들은 다시 우리가 현실을 가늠하는 거울이 된다. 영화는 현실을 바라보는 기호들의 합이며, 의미의 복합체가 되는 것이다. … 이 책이 담은 영화인들과의 대화는 우리에게 이러한 경험을 남겨준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든 이들에서부터 사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든 이들까지,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우리의 삶과 사고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을 영화가 여전히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서문 중에서)

블록버스터에서 인디까지, 2000년대 한국 영화를 말하다

1. 이 책은 2006년 가을에 영화 잡지 <필름2.0>과 중앙대학교 영화학과가 공동으로 실시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6년(엄격히 말하면,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발표되거나 화제가 된 작품들의 감독 혹은 제작자들을 초청하여 영화 비평의 장을 풍성하게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실시된 작가와의 대담이다.
이 책에 실린 감독들은 [송환]의 김동원 감독과 [쇼킹 패밀리]의 경순 감독,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 [괴물]의 봉준호 감독, [청연]의 윤종찬 감독, [다세포 소녀]의 이재용 감독, [우리들은 정의파다]의 이혜란 감독, [택시 블루스]의 최하동하 감독과 김일권 프로듀서이다. 이들은 그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 연출 방법과 제작 과정, 그리고 그들의 작품 세계와 영화 미학적 관점을 자세히 들려주고 있다. 시간이 좀 흐르긴 했지만, 이 책에 실린 감독이나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 지닌 2000년대 한국 영화를 말해 주고 있다.

2. 이 책은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의 감독과 작품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처럼,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의 지형을 서로 대조하면서 한국 영화의 다양과 공존을 읽을 수 있다.
한국 영화사상 역대 관객 동원 1위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윤종찬 감독의 [청연], 그리고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과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는 한국 영화 산업의 상업적 틀 속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들의 독특한 작품 세계와 함께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한국 독립 영화의 대표작인 김동원 감독의 [송환]과 가족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 경순 감독의 [쇼킹 패밀리], 우리나라의 대표적 여성 노동운동인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그린 이혜란 감독의 [우리들은 정의파다], 그리고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지만 당시만 해도 상영관을 구하지 못하고 있던 최하동하 감독의 [택시 블루스]를 통해 독립 영화계의 열악한 현실과 함께 그런 현실 속에서도 자기 영화를 만들려는 독립 영화인들의 열정과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김동원 감독, [송환)|경순 감독, [쇼킹 패밀리]
김동원 감독, 경순 감독과의 대담은 논평에 가까운 질문들이 대부분이어서 질문하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 모두 다큐멘터리와 그것이 담은 현실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한 번의 질문과 한 번의 대답 형식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대화하듯이 질문과 대답이 서로 맞물리면서 이어졌다. [송환]과 [쇼킹 패밀리]는 당시 각종 영화제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유명 다큐멘터리였고, 이를 만든 김동원 감독과 경순 감독 또한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계속해서 새로 쓰고 있는 연륜 있는 감독들이다. 우리는 극영화 중심의 영화에 대한 상상을 깨뜨리고 싶어 이들을 초청했다. [괴물]을 비롯해서 다양한 장르 영화가 허용되던 극영화만큼 다양했던 당시의 다큐멘터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김태용 감독, [가족의 탄생]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후 김태용 감독이 5년 만에 만든 [가족의 탄생]을 주로 이야기했다. 그는 그의 영화처럼 참 솔직하고 담백하다.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일, 배우와 스태프와 감독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로 현장감이 넘치는 대담이었다. 물론 그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여성성이라는 주제와 초현실적 장면과 같은 표현적인 면에 대한 그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국 영화감독 중에는 흥행을 논하지 말고 그저 영화만 계속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감독들이 몇 명 있다. 김태용, 임순례, 장준환, 이창동, 홍상수 감독 등이 그렇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보는 방식이 있고, 그들만의 내레이토그래피Narratography가 있으며, 그들만의 화법이 있다. 이들은 상투적이고 극적인 스토리를 벗어난 플롯을 자주 구사하고, 민족주의 등 보편 이데올로기 등에 쉽게 묻어가지 않는 열린 작품을 선호하며, 대중 영화라는 것에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감독들이다(본인들은 부인할 수 있으니 철저하게 주관적인 판단이라는 걸 말해 둔다). 부디 돈, 흥행, 장사, 대중이라는 이름이 이들의 앞길을 막지 않길 바란다.

봉준호 감독, [괴물]
그는 이미 너무나 많은 인터뷰를 했고, 너무 많이 알려졌으며, 이미 너무나 큰 스타였다. 그가 참석한 대담 자리에는 아니나 다를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사람들은 봉준호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많이 웃었고, 진지했으며, 공감의 표정을 지었다. 봉준호 감독은 크게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을 플롯으로 해서 장르 영화로의 자기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시기가 시기였던 지라 [괴물]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봉준호 감독은 인간적이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명석한, 커다란 덩치와 에이젠쉬타인 같은 곱슬머리에 그의 총명한 눈매까지 닮은 그런 감독이었다. 그는 설득의 천재였으며, 사람을 집중하게 하는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그런 감독이었다.

윤종찬 감독, [청연]
대담은 [청연]이 개봉하기도 전에 터진 예민한 문제들로 윤종찬 감독이 가장 신경이 날카로울 때 마련되었다. [소름]으로 윤종찬이라는 신인 감독의 출현을 경이로워 했던 우리들은 감독이 사회적 논쟁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소식을 오히려 좋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화제가 되는 감독의 말을 직접 확인해 가면서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당시 감독의 이성적 분노와 열정적 감정은 대담 뒷부분에 있는 박경원에 대한 감독의 긴 논평에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 대담 중 가장 진지했고, 가장 무거웠으며, 그만큼 가장 많이 집중했고, 가장 진지한 말들이 오갔다. 2009년에는 그 말 많고 탈 많던 [청연]의 주인공인 배우 장진영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진영의 첫 주연작을 연출했고 그녀의 대표작을 함께 했던 윤종찬 감독의 말들에서 장진영은 때로는 선영이로, 때로는 박경원으로 살아 돌아왔다.

이재용 감독, [다세포 소녀]
이재용 감독 자신의 말을 빌리면, 이재용 감독은 지방 출신인데 서울 출신으로,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는데 프랑스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를 듣는 그런 감독이다. 말끔한 외모에 어눌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이재용 감독은 대담 내내 자신의 영화와 자신이 갖고 있는 양가성과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사]에서 사용한 브라질 음악은 [스캔들]에서 클래식 음악으로 바뀌더니, 결국 [다세포 소녀]의 뮤지컬로 끝이 났다. 장르라는 배경이 형상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온갖 경계를 뒤집어 놓은 이 작품에 대해 감독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감독 자신의 감수성에는 솔직했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정사]와 [스캔들]로 주류 장르 영화를 쇄신하다가 [다세포 소녀]로 주류의 정서를 배신했던 그의 영화 이력이 결국 타협점을 찾은 건 [여배우들]이었다. 그는 그렇게 여전히 주류의 얼굴로 비주류의 마음을 담고 있었다.

이혜란 감독, [우리들은 정의파다]
여성영화제에서 [우리들은 정의파다]를 상영했을 때의 열기는 뜨거웠다. 화면에 등장했던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를 비롯해서 민주노총 산하 많은 노동자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고, 영화 상영이 끝나자 그들은 일반 관객과 함께 “노동자들이여, 대동투쟁하자”라는 구호를 심장이 터지게 외쳤다. 극장이란 공간이 몰래 숨어서 누군가를, 세계를 훔쳐보는 공간이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보고 무언가를 함께 행하는 공적인 공간으로 돌변했다. 같은 영화가 강의실에서 그것도 영화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영되었을 때의 반응은 놀랍도록 달랐다. 동일한 영화는 그렇게 상영의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와 효과를 내고 있었다.
대담에서 주요 쟁점은 대립 구도와 일방 구도에 따른 다큐멘터리의 서사 전략에 관한 것이었다. 즉, 사측과 노동자측의 입장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과 노동자측의 입장만을 보여주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큰 설득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대담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감독 당사자보다도 질문자 및 토론자들끼리의 격렬한 의견 교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정의파다]를 비롯한 액티비스트 영화가 일반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서사 전략을 구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던 대담이었다.

최하동하 감독|김일권 프로듀서, [택시 블루스]
최하동하 감독은 배짱이 두둑한 외곬으로 보인다. 그래서 남들과 세상에 관심을 끊은 채 오직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자기가 찍고 싶은 것만 찍으려고 하는, 그래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작가 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딱 맞을 것 같은 감독이다. 그러나 최하동하 감독이 찍고 싶어 하는 대상은 영화 카메라가 미처 가보지 못한 장소, 사람, 경험이라는 점에서 배반의 변증법이 성립한다. 감독이 자기가 찍고 싶어서 찍은 게 사실은 ‘우리’가 봐야만 했던, 고개 돌리지 말아야 했던 공동체의 그것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대담 당시만 해도 [택시 블루스]는 각종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화제가 되고 있었지만, 여전히 감독이 관객에게 떠나보내지 못한 미완의 작품이자 미개봉작이었다. 그래서 [택시 블루스]는 국내보다는 오히려 미국 등에서 더 유명한 다큐멘터리였다.
당시 독립 다큐멘터리가 어떤 상황이었는가는 김일권 제작자가 말한 대담의 후반부를 보면 알 수 있다. 2011년 현재 독립 영화 진흥책 혹은 다양성 영화 정책은 여전히 출렁이고 있고, 한국 영화 전반의 초산업화로 인해 당시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2006년 말 당시 독립 영화감독과 제작자의 정세판단(?)과 독립 영화의 위상 그리고 이전과는 달라진 독립 영화 미학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주진숙, 김선아
지은이 : 주진숙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시청각교육학부 졸업한뒤 University of Iowa에서 영화학 석사를 마쳤으며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영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화평론가 협회 회장, 국제영화비평가 연맹 한국지부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이 : 김선아
단국대학교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교수이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앙대학교에서 영상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영화라는 낯선 경계』(2006)가 있으며, 논문은 “On Three Topographies of National/Transnational Cinema”, “청년 세대 영화의 정치적 상상력”, “다큐멘터리에서의 타자성의 표상양식에 관한 연구”, “1970년대 전후 한국영화의 감정구조에 대한 고찰” 등이 있다.  

머리말

영화는 허구의 세계를 감싸 안은 더 넓은 영역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과 경험을 반추하는 관념의 세계로 되어 간다. 그래서 한 편의 영화는 허구에서 현실로, 또 현실에서 관념으로, 그 관념들은 다시 우리가 현실을 가늠하는 거울이 된다. 영화는 현실을 바라보는 기호들의 합이며, 의미의 복합체가 되는 것이다. … 이 책이 담은 영화인들과의 대화는 우리에게 이러한 경험을 남겨준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든 이들에서부터 사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든 이들까지,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우리의 삶과 사고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을 영화가 여전히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서문 중에서)

목차

서문ㆍ2011년에 2006년 한국 영화를 기억하기
김동원
김태용
봉준호
윤종찬
이재용
이혜란
최하동하 / 김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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