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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8761198 / 36쪽 188 x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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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갑자기 할아버지가 큰 애기로 변했어요
복사꽃이 만발한 봄날, 엄마는 동생을 낳으러 외갓집에 갔습니다. 심심한 나는 엄마 대신 할아버지와 놉니다.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쓰러집니다. 엄마 품에 안겨 집으로 온 동생을 보자 병원에 계신 할아버지가 더 보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할아버지는 기운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동생은 밥도 먹을 수 있는데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떠주는 죽만 겨우 먹습니다. 화장실도 혼자서 가지 못합니다. 할아버지는 큰 애기로 변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무럭무럭 자라지요. 어느새 방 안을 기어 다니더니 더운 여름이 되자 마당에 나와 물장난도 칩니다. 눈 내리는 겨울밤, 할아버지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며칠 뒤 동생은 방문턱을 넘어 첫 걸음을 떼어 놓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떠나고 새로 찾아 온 봄
《큰 애기 작은 애기》는 여섯 살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할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일 년이자 동생의 첫 일 년을 관찰한 그림책입니다. 화자인 '나'는 아직 죽음의 무게도 탄생의 의미도 알지 못하는 어린 나이입니다. '나'는 병약해진 할아버지를 큰 애기로, 새로 태어난 동생을 작은 애기라고 생각하지요. 아이의 말투로 쓴 글은 단순하지만 그 여운은 깊습니다. 매 장면은 아이의 눈에 비친 할아버지와 동생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 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전체 장면의 흐름을 읽으면 상승하는 동생의 생애 곡선과 하강하는 할아버지의 생애 곡선이 엇갈리는 것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병상에 누운 할아버지의 일상과 갓난아이인 동생의 일상이 한 장면씩 교차합니다. 그러다가 서툰 손놀림으로 장난감 놀이를 하는 동생과 바로 그 장난감을 가지고 소일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교묘하게 일치시킵니다. 할아버지와 동생이 큰 애기와 작은 애기로 마주치는 순간이지요. 바로 그 순간을 기점으로 동생과 할아버지의 생애 곡선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동생은 나날이 눈부시게 성장하지만 할아버지는 점점 쇠약해 가는 것이지요. 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겨울에 이르러 할아버지가 조용히 숨을 거두는 것으로 끝이 날 법합니다. 그러나 《큰 애기 작은 애기》의 이야기는 새로 찾아온 봄으로 이어집니다. 다시 복사꽃이 화사하게 피고 강아지들이 새로 태어난 봄. '나'는 동생과 함께 신나게 마당을 누빕니다. 따스한 햇볕 아래 뛰노는 아이들과 강아지 두 마리는 순환하는 생명을 상징하듯 커다란 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은은하고 아스라한 분위기, 전사 기법의 효과
《큰 애기 작은 애기》는 일러스트레이터 호랑의 첫 창작그림책입니다. 《큰 애기 작은 애기》에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의 쓸쓸함과 갓난아이의 생기가 공존합니다. 작가 호랑은 어두운 단색조의 연필 소묘 위에 맑은 색감의 수채물감을 덧칠해 이 대비되는 느낌을 조화롭게 표현합니다. 작가는 또한 은은하고 깊이 있는 채색을 위해 번짐이 좋은 화선지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화선지는 특성 상 섬세한 연필 소묘를 하기 어려운 종이입니다. 작가는 고민 끝에 먼저 연필로 소묘를 완성한 뒤 화선지 위에 전사하여 채색을 더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큰 애기 작은 애기》의 모든 장면에는 전사한 그림 특유의 아스라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밑그림 위에 종이를 대고 그림을 베껴내는 전사 기법은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몇 배나 수고로운 과정입니다. 《큰 애기 작은 애기》는 작가 호랑의 정성스러운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노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