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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빚은 예술 경주

최준식 저 | 한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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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53182 / 296쪽 248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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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경주! 천년 왕국이 살아 숨 쉬는 경주 답사 여행 경주는 ‘노천 박물관’이라 불린다. 유적이 도시 곳곳에 고르게 산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곳을 파든 아직도 유물이 나오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국에 경주만큼 문화재가 집약적으로 있는 도시나 지역은 없을 것이다. 경주에는 가장 중요한 유적인 국보만 해도 33점이 있고, 중요도에서 결코 국보에 뒤지지 않는 보물도 83점이나 있다. 그런가 하면 보존해야 할 장소인 사적(史蹟)은 77곳이나 되고, 국가지정문화재도 316점에 이르며, 고분 역시 수백 기나 된다. 그래서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유네스코가 경주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것은 2000년의 일인데 이렇게 광범위한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본문 중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학생들을 이끌고 수십 차례 경주를 답사했다. 그대로 따라가면 될 정도로 현장감 있는 답사 코스, 세밀한 설명,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질문과 그에 대한 해설 등이 이 책의 미덕이되, 이는 저자의 경주 사랑과 수십 차례 답사의 내공 덕분일 것이다. 신간 출간의의 우리나라에는 경복궁이나 창덕궁, 종묘 같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에 대해 영문으로 심도 있게 설명한 책이 없었다. 물론 브로슈어처럼 간단한 소개서는 있었지만 인문학적인 차원에서 심층적으로 소개한 책자는 없었던 것이다. 노상 한국방문의 해를 제정해 관광입국을 부르짖으면서도 인문학적인 준비는 극도로 소홀했던 것이다. 서울 다음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적지인 경주에 가면 사정은 훨씬 더 심각하다. 영문으로 경주를 서술한 책은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한두 권의 책 빼고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글로 풍부하게 쓴 책이 많은 것도 아니다. 경주의 주요 유적지를 두루두루 방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쉬우면서도 심층적인 지식을 줄 수 있는 책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물론 석굴암이나 왕릉처럼 한 지역이나 주제를 가지고 서술한 책은 적지 않게 있다. 이 책처럼 경주에 있는 가장 중요한 유적들을 망라했을 뿐만 아니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은 잘 발견되지 않는다. 그리고 경주를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영문으로도 번역해 별도의 단행본을 구성했다. 영문판은 한국어판보다 양이 조금 적다. 그것은 한국인들에게는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관심이 없을 수 있는 주제들을 뺐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한국사)을 전공하고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종교학 박사). 1992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에 교수로 부임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폭넓은 공부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김봉렬 교수(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나 고(故) 오주석 선생 등과 같은 동학들과 더불어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을 만들어 우리 예술 문화를 공연 형태로 소개하는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한국 문화가 중심이 된 복합문화공간인 “한국문화중심(K-Culture Center)”을 만들어 한국 문화 전반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한국문화교과서』, 『한국의 종교, 문화로 읽는다 1, 2, 3』, 『다시, 한국인』, 『한국인에게 밥은 무엇인가』, 『한 권으로 읽는 우리 예술 문화』, 『예순 즈음에 되돌아보는 우리 대중음악』, 『한국 문화 오리엔테이션 1, 2』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서양의 입장에서 경주는 지구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도시 정도로 여겨지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크로드 문화사를 연구하는 한양대의 이희수 교수에게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 세계 4대 고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콘스탄티노플의 귀족 부인들 사이에서 어떤 머리핀이 유행했다고 치자. 그러면 이 머리핀이 경주에 사는 귀족 부인의 머리에 꽂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러한 물품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경주에 전해졌을 것이고, 아마도 그 일부는 일본까지 전해졌을 것이다. (11~12쪽)

경주는 잘 알려진 것처럼 도시 전체가 다섯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경주역사유적지구(Gyengju Historic Areas)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 다섯 가지 지구는 경주를 대표할 만한 것이라 우리 역시 이 유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것들만 보아도 신라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다섯 지역 혹은 유적지는 불교 미술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남산지구, 천년 왕국의 궁궐터인 월성지구, 신라 초기의 왕들의 능이 모여 있는 대릉원지구, 신라 불교의 중심 노릇을 했던 황룡사지구, 그리고 고대 신라의 방위 시설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명활)산성지구다. (19~20쪽)

한국인은 건축물 입구에 길을 만들 때 여간해서는 직선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러한 예는 서울에 있는 창덕궁이나 종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창덕궁이나 종묘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인 정전이 입구에 있는 정문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문과 정전이 같은 축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건축을 할 때 주인공이 되는 건물이 입구에서 한눈에 보이는 것보다 조금씩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주인공 격이 되는 건물이 한 번에 ‘짠’ 하고 나타나는 것보다 보일 듯 말 듯하다가 마지막에 전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불국사 역시 절의 본 건물로 들어가는 길을 그렇게 만들어놓았다. 길을 완만하게 휘게 만듦으로써 길의 어느 지점에서도 절이 한눈에 보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93~94쪽)

황룡사 망새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보인다. 중간 부분에 간단한 선 몇 개로 사람의 얼굴을 묘사해놓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재미있다. 사람이 희죽거리며 웃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기억할 것은 황룡사 법당 건물이 지엄한 왕실 사찰이라 이런 ‘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얼굴은 기와를 만든 장인이 만들어 넣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모습은 신라의 다른 토우에서도 발견된다. 왕실 사찰과 같은 최고의 건물에 이렇게 장난을 하는 것은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것이다. (159쪽)

신라가 로마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는 것은 사진에서 보이는 유명한 ‘미소 짓는 상감옥’ 목걸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중략) 그런데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여기에 그려져 있는 인물들이 아리안계의 백인이라는 사실이다. 학자들은 이 인물들이 로마문화권에 속해 있던 중앙아시아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이 목걸이는 중앙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신라에 들어온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중국을 비롯해 다른 곳에서는 이런 종류의 물품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94~195쪽)

배동(배리) 삼존불은 한눈에 보아도 한국적인 불상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필자가 본 일본이나 중국의 불상 가운데 이렇게 다정하게 생긴 것은 보지 못했다. 불상의 얼굴은 그 지역 사람을 닮아간다고 하는데, 당시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얼굴이 저렇게 생겼던 모양이다. 너무 정제되지 않고 적당히 세련된 모습이 여간 정겨운 게 아니다. 이 세 불상 중에 눈여겨볼 것은 가운데에 있는 불상이 머금고 있는 미소다. 그 천진난만한 모습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어른의 몸을 갖고 있지만 얼굴에는 아기의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다. 신라인들은 인류의 스승인 붓다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이토록 친근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 불상의 얼굴은 모든 것을 다 이룬 듯한 지엄한 석굴암의 불상과는 지극히 다른 모습이다. (217쪽)

 

목차

저자 서문 그리고 감사의 글
프롤로그 _ 왜 경주인가
국제적 도시, 경주 / 현대 한국문화의 기원, 신라문화 / 경주 답사를 떠나며
사전답사_ 경주는 어떤 곳인가

1부 한국 불교의 성지, 경주
1. 한국 불교의 원형, 석굴암
석굴암 앞에서/ 석굴암의 구조적 비밀/ 석굴암의 공학적 설계/ 석굴암 안에서

2. 붓다의 나라, 불국사
불국사 앞에서/ 불국사 앞마당의 비밀/ 불국사 안에서

2부 천년 왕실의 도시, 경주
1. 왕실의 흔적, 월성
왕성 근처에서/ 왕실 사찰, 황룡사 터와 분황사를 둘러보며/ 첨성대와 계림에서

2. 신라문화의 보고, 왕릉
대릉원 앞에서/ 왕릉이 남긴 유물

3. 신라인의 성지, 남산
남산 동쪽 기슭에서/ 남산 서쪽 기슭에서

4.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에밀레종/ 박물관 뜰을 거닐며/ 미술관 안으로/ 고고관에서/ 답사를 마치며

에필로그_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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