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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를 만날 시간 그해 여름… 글랜스턴베리 록 페스티벌

전리오 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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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60036 / 384쪽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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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뮤즈의 비트보다 강렬하다,
HD 영상보다 생생하다!
위트 있는 문장,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만나는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


매년 15만 장의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는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 천국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전 세계의 음악팬들은 누가 무대에 서는지도 모른 채 예매 전쟁을 벌인다. 도대체, 글래스턴베리가 뭐기에, 그곳에 뭐가 있기에?
영국 서머싯 주의 작은 마을 글래스턴베리에는 매년 여름, 캠핑용 텐트를 짊어지고 기다란 레인 부츠를 신은 젊은이들이 3일간의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다.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은 음악애호가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꿈의 축제로, 40년째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껏 헤드라이너(메인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로 글래스턴베리에 섰던 아티스트는 스티비원더, 오아시스, 뮤즈, 콜드플레이, 블러, 라디오헤드, Jay-Z 등. 2011년 헤드라이너가 ‘밥 딜런’이라는 루머만으로 내년에 열릴 페스티벌에 대한 온갖 기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단단히 자리 잡은 대한민국의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이라면, ‘글래스턴베리’ 여섯 글자는 한쪽 가슴팍에 품고 있어야 하는 법. 여기, 천국의 문 글래스턴베리를 두드린 한 남자가 있다.
음악에의 열정만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여겼지만 현실에 치여 이상은 이미 저 멀리 떠나 보낸지 오래다. 비밀스런 피아노 교습을 숨통 삼아, 지리멸렬한 직장생활을 견뎌오던 그였다. 하지만 피아노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 시간까지 반납해야만 하는 현실에 결국 회사를 관두고 만다. 피아노 교습 외엔 별 볼 일 없는 단조로운 날들을 보내던 그에게 데이비드라는 의문의 사내가 등장해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을 각인시켜주고 그가 록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비드의 반강요로 시작된 여행 준비 과정부터, 5년 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떠난 여자친구 주연과 오버랩되는 헐크 호건의 등장, 글래스턴베리에 온 이유였던 그룹 오아시스의 해체 등 그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그는 이 기묘한 사건을 꿰뚫는 단 하나의 진실을 마지막 순간에 깨닫는다.
내 심장이 생생하게 뛰고 있음을 느껴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나를 숨 쉬게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던 게 언제였던가?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 에서 묘사되는 글래스턴베리는 오롯한 나를 대면하는 공간이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마주하며 나를 똑똑히 바라보게 하는 순간이다.
누구에게나 글래스턴베리는 있다. 어떤 이에게는 열정적인 록 페스티벌이, 다른 이에겐 홀로 조용히 피아노를 치는 순간이, 또 누군가에겐 이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글래스턴베리다. 오아시스를 만날 수 없어도, 3일간 제대로 씻지도, 잠을 잘 수도 없는 진흙탕에 굴러도 글래스턴베리, 그곳은 천국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전리오
지은이 : 전리오
주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쓰는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서울대학교에서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네이버에서 10년이 넘게 음악과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하며, 네이버 음악 부문 파워블로거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에 다녀온 후, 소설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시공사, 2010)을 출간하기도 했다.
http://blog.naver.com/physist  

책 속에서



다시 다음 날 저녁. 이번에도 동료들이 야근을 위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있을 때, 나는 피아노 학원 건물 1층의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거기에서 삼각 김밥 두 개를 사서 전자레인지에 데운 다음 그걸 들고 다시 학원으로 올라가서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삼각 김밥을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서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 길은 어떻게 해서든 찾아지게 마련이다. 그 와중에도 삼각 김밥은 ‘전주비빔’과 ‘매운 참치 김치’가 최고라는 사실을 알아낸 건 부수적인 성과였다.
그러던 어느 날은 그냥 눈물이 핑 돌았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였다. 저녁 사 먹을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삼각 김밥으로 연명하면서 피아노를 치는 내 모습은 마치 통속적인 드라마에 나오는 가난한 뮤지션처럼 보였다.
-p.17
 

SUNDAY 28th
PYRAMID STAGE
OASIS
“시간표군요.”
데이비드는 마치 시험 감독관처럼 내가 이 문제지를 스스로 풀기를 바라며 가만히 기다리는 듯 보였다.
“라인업인가요? 록 페스티벌?”
데이비드는 거의 정답에 가깝다는 듯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펜타포트? 펜타포트에 오아시스가 오는 건가요? 와우.”
데이비드는 살짝 주춤하더니, 실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닌가요? 펜타포트가 아니라면 뭘까? 설마 글래스턴베리 뭐 이런 데는 아닐 거고.”
글래스턴베리. 그 단어가 나도 모르게 발성기관을 통해 저절로 흘러나왔다.
“글래스턴베리. 너도 그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게 좋을 거야.”라고 주연은 말했었다.
글래스턴베리. 전 세계 음악 팬의 성지. 몇 년 동안 일부러 마음속에 묻어 두고 잊히기를 바랐던 단어, 글래스턴베리. 그 단어가 데이비드의 청각기관에 닿는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흔들리는 걸 알아챘다.
“글래스턴베리?”
나는 재차 확인했다. 데이비드는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어느새 내 말투가 반말로 바뀌었다. 데이비드는 역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헐, 레알?”
내가 잘 쓰지 않는 두 단어가 연달아 나왔다. 피아노 학원에서 연습할 때면 쪼르륵 달려와서 구경하는 꼬마 형제가 잘 사용하는 단어였다. 이성적 사고 능력보다는 감성 체계가 지금의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었을까. 데이비드의 반응이 더 놀라웠다.
“레알, 엄창.”
그는 엄지손가락을 이마에 찍었다. 이 영국인은 도대체 이런 한국말을 어디에서 배운 걸까. 멋쩍은 듯 데이비드가 헛기침을 했다.
(중략)
“그러니까 나한테 올해 글래스턴베리에 가라는 건데, 만약 제가 안 간다고 하면 어떻게 되죠?”
“딱히 어떻게 되지는 않겠죠. 다만 글래스턴베리에는 하나의 분기점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 분기점을 지나지 않아도 됩니다. 어쩌면 치명적이고 위험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우주가 당신에게 펼쳐질 게 확실하거든요.”
-p.51
 

장벽 끝에서 돌아서니 비로소 페스티벌의 내부 모습이 눈앞에 들어온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축제 참가자는 총 15만 명. 글래스턴베리 행사장 주변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 전혀 없다. 웬만한 중소 도시의 인구와 맞먹는 이 사람들이 모두 페스티벌 부지 안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해야 한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들도 캠핑을 한다. 당연히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마주한 글래스턴베리는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이쪽 산에서 저쪽 산꼭대기까지 모두 텐트로 뒤덮여 있었다. 그걸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저 감탄사만 쏟아져 나왔다. ‘도대체 글래스턴베리가 뭐라고 이 사람들이 다 여기로 모여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문득 도시의 형성 원리를 절로 깨닫는 느낌이었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미리미리 중심지와 길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고,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찾아가기도 힘든 높은 지대에 겨우겨우 자기 몸 누일 곳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렇게 글래스턴베리는 겨우 하루 만에 거대 도시로 팽창했다.
-p.175
 

어떤 진실.
그래 나는 어떤 진실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싶었다. 그 진실이라는 것이 도대체 존재하는지 모르겠고, 그 정체가 어떤 것일지 어렴풋한 실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진정한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 흔적이라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주연을 만난 순간에도 그런 펄떡거림을 느꼈던 것 같다. 밴드를 한 것도, 피아노를 배우게 된 것도, 어떤 펄떡거림이라는 걸 찾고 싶었던 것이다. 회사를 그만둔 것도 내가 살아서 숨 쉬는 존재라는 걸 부정당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펄떡거리며 살아 숨 쉬는 걸 느껴 보고 싶었던 거다. 글래스턴베리가 나에게는 그런 곳이었다. 글래스턴베리에 가면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펄떡거림을 느껴 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아, 그래 이제야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알 것 같아. 눈물이 날 것 같아.’
-p.296
 

목차

track 1 Smells Like Teen Spirit(Nirvana) 저녁 시간의 비밀
track 2 Wake Up(Rage Against The Machine) 의문의 이메일과 검은 옷의 남자
track 3 Live Forever(Oasis) 영원히 함께 살아요, 우리
track 4 A Hard Day’s Night(The Beatles) 힘든 하루
track 5 Back In Black(AC/DC) 헐크 호건
track 6 Imagine(John Lennon) 런던에 사는 이치가와 씨의 경우
track 7 Shine A Light(The Rolling Stones) 글래스턴베리 고고씽
track 8 Beautiful Ones(Suede) 드러난 헐크 호건의 정체
track 9 Fix You(Coldplay) 토요일 밤
track 10 A Waltz For A Night(Julie Delpy) 비포 선 라이즈
track 11 No Surprises(Radiohead) 놀라운 건 없어
track 12 Till There Was You(The Beatles)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track 13 With Or Without You(U2) 당신이 있어도 당신이 없어도
track 14 I’m Yours(Jason Mraz) 나는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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