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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5275234 / 112쪽 128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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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작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아닌 사람과 책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작가는 우선 책을 사랑하다 혼란에 빠지고 인상적인 운명의 격변을 겪어야 했던 한 남자와 주변의 몇몇 인물의 초상을 그려 보이고 있다. 책과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관계를 외관보다는 본질에서 시적인 이야기로 스치듯 담담하게, 때로는 장황한 토로의 열기 속에 전개하고 있으며 이 속에서 인간의 숙명적인 고독에 대한 감각을 깨운다.

출판사 리뷰

책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꿔놓는다! 1998년 봄, 영국 런던 소호 거리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읽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케임브리지 대학 스페인어학과의 여교수인 블루마 레논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부터 이 작품은 시작된다. 할머니는 내가 침대에서 책을 읽는 것을 볼 때마다 이렇게 경고하셨다. \"그만두는 게 좋을 거다. 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겠니?\" 오랫동안 나는 할머니가 무지하신 거라고 믿었지만, 세월이 흐르자 할머니의 이성이 옳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책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 할머니의 새삼스런 충고를 떠올리며 책의 희생자인 이 여교수와 한때 연인 사이기도 했던 '나'는 사고로 죽은 그녀 앞으로 온 조셉 콘래드의 ?섀도 라인 The Shadow Line?을 받고서 그녀가 이 책을 선물했던 카를로스 브라우어를 찾아 아르헨티나를 거쳐 우루과이로 떠난다. 말하자면 '섀도 라인'은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다. 베일에 싸인 카를로스 브라우어라는 남자는 블루마가 우루과이에서 하룻밤의 밀어를 나누었던 상대로, 2만 권이 넘는 책을 갖고 있는 대단한 애서가였음이 밝혀진다. 고서를 손에 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브라우어는 거실, 복도는 물론이고 자신의 침실마저 책들에게 점령당하고 마지막 남은 보루인 욕조가 딸린 다락방에서 기거할 정도다. 그나마 김이 서릴까 봐 추운 겨울에도 뜨거운 물을 틀지 않고 사시사철 찬물로 씻을 정도로 책에 대해 끔찍한 애착과 집념을 가진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도서분류법을 고집하고 있었다. 주로 19세기 문학서적을 수집했던 그는 당시 작가들의 관계에 따라, 가령 서로 표절했다고 비난한 셰익스피어와 말로를 가까이 두지 않는 등 일반적인 주제별 분류법을 과감하게 파괴하는 식으로 분류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던 서지 보관함이 그의 부주의로 불에 타버리자 그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자신만의 성을 떠나 우루과이의 외딴 마을 로차라는 곳, 바다와 모래로 분리된 염분 호숫가의 기슭에 자신의 책들을 모조리 옮겨놓는다. 그리고 모래언덕에 책에 시멘트를 발라 집을 짓는다. 말하자면 '종이집'인 셈이다. 이렇듯 책에 대한 사랑과 지나친 집착, 급기야는 애증으로 변한 한 애서가의 행적을 추적하는 '나'는 끝내 브라우어라는 애서가를 만나지 못하지만, 저 부드럽고 쉽게 소멸되지 않는 책이라는 사물은 인간과 숙명적으로 맺어져 있음을 그를 통해 깨닫게 된다. 게다가 조셉 콘래드에 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블루마가 브라우어에게 편지를 보내 ?섀도 라인?을 다시 돌려달라고 했음이 밝혀지고, 그는 시멘트를 발라 벽으로 쌓았던 책들을 파괴하여 드디어 그 책을 찾아내 블루마에게 보낸다. 하지만 이미 블루마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읽다가 운명을 달리했고, 단순히 그녀는 브라우어라는 남자에게 자신이 특별했던 여자였음을 확인하고픈 욕망에서 그 책을 돌려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결국 ?섀도 라인?은 어떤 이면(裏面)을 의식하도록 해주고, 인쇄된 단어들의 뜻과 매개체를 기묘한 유희를 통해 하나로 통일시켜놓은, 알지 못하는 어떤 차원이 분명 존재한다는 장치이자 상징으로 작용한 셈이다. 인간의 또 다른 굴레, 책 앞에서도 말했지만 분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추리기법을 가미한 이 작품은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그 결과물인 책의 본질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 도밍게스는 '통로'라는 용어를 통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준다. 그는 내게 아무 페이지나 펼쳐 각 단어들의 간격으로 생겨난 수평이나 수직 방향의 길들을 쫓아가 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과연 내 눈앞에 행과 행들이 만들어내는 긴 통로들이 나타났다. 마치 단락들을 횡단하거나 때로는 끊어지다가, 끊어지면 대각선 방향으로 진로를 터서 종횡으로 또는 자유롭게 낙하하듯이. \"언어의 리듬을 구사하지 못하는 작가는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작가는 한 문장 안에 네 철자 이상의 단어를 수없이 사용해 언어를 파괴하고, 텍스트의 리듬과 통로를 망쳐버립니다. 그런 책에서 통로를 찾는 일은 보람이 없지요. 글자들의 간격이 너무 좁거나 넓게 편집된 조악한 책은 문자들이 은밀하게 이루어내는 형상을 찾으려 하는 독자들의 눈에 폭력을 가하는 셈입니다.\" 이 얼마나 기발한 착상인가. 행간의 미적 감각을 알고 있는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뿐만이 아니다. 서점 진열대에서 조명을 받아 값비싼 보석들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책들의 제목을 읽으면서 냉소적인 기분을 거리낌없이 토해낸다. 또한 그 크기와 두께를 가늠하면서도 왠지 불쾌감이 치미는 듯한 느낌과, 이런 장식의 끝이 과연 어디일지, 겉포장을 그럴듯하게 해서 내놓기는 하지만 바람과 불과 물이 휘몰아치는 운명의 일격을 맞으면 여지없이 누더기가 되어 스러져버리는 책들의 운명을 도발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날카로운 필력 앞에서, 출판계에 종사하는 편집자로서는 망치로 머리를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다. 나는 몇 주 동안 내 연구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방랑자를 상찬하며, 그와 함께 내 서가에 꽂혀 있는 오만한 책들을 향해 기상천외한 조롱을 퍼부었다. 그저 깨끗한 책장에서 간질이는 먼지떨이와 온갖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의 시중이나 받으며 느긋하게 잠에 취하다가 가끔씩 고자세로 자기 임무나 한 번 행사하는 주제에, 자연의 위력은 고사하고 폭력이 무엇인지는, 비록 그 책들 안에 쓰여 있는 얘기일지라도, 꿈에도 알지 못한다고 말이다. 그토록 책에 집착하고 책과 사랑을 나누었던 한 애서가를 통해 인생이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언젠가 한 번 다시 읽으리라 하면서 서가에 꽂아놓은 책들, 그러나 어느 순간 뿌옇게 먼지만 쌓인 그 책들을 과감하게 폐기하고 새로운 책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어쩌면 그것은 또 다른 인간의 굴레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책은 인간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수 있을까? 그렇다.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책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그러나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그 수많은 책들을 선택하는 것도 인간이며, 그 책들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는 것도 인간이다. 그러나 인생은 아이러니가 아니던가. 결코 무해(無害)하지 않을 책들을 위해, 어느 누군가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책들을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작가와 출판사 편집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그 지난한 노역을 마다하지 않는다. 번역자의 깔끔한 번역 솜씨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색다른 책에 대한 의미와 유희를 선사해주는 특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달착지근한 아이러니, 그리고 우아한 미스터리 _보스턴 글로브 독서광과 애서가를 위한 위트 넘치는 담론 _퍼블리셔스 위클리 매혹과 위트로 지은 종이집 _데저렛 모닝 뉴스

저자 소개

  • 저자 : 카를로스마리아도밍게스
지은이 :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Carlos Maria Dominguez)
195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우루과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주하여 작가이자 문학비평가,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2002년
<위험한 책>
으로 롤리타 루비알 상, 빈 청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바르가스의 우물>
,
<까만 자전거>
,
<밤의 건설>
,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의 삶>
등이 있다.  






옮긴이 : 조원규
서강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8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해 시집 〈난간〉 〈밤의 바다를 건너〉 등을 냈다. 옮긴 책으로는 〈유럽의 신비주의〉 〈나펠루스 추기경〉 〈방랑하는 천사〉 등이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독일문화와 문예창작 등을 강의하고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조원규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강대 독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1990년부터 1997년까지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신비주의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였다. 1985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는 『이상한 바다』(1987), 『기둥만의 다리 위에서』(1989),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1993)를 출간하였다. 그밖에 산문집 『꿈 속의 도시』와 역서로는 『유럽의 신비주의』, 『새로운 소박함에 대하여』, 『몸, 숭배와 광기』, 『호수와 바다 이야기』, 『노박씨의 사랑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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