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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636351 / 285쪽 136 x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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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홉 살 소녀의 세상 읽기
아버지를 향한 어린 딸의, 그리고 자유를 향한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
“생활은 힘겹지 않아요. 얼마나 아름다운데요!
이슬을 머금은 채 피어나는 장미꽃봉오리처럼,
자급자족하는 생활이라 참 아름답기만 하답니다.”
니농!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고, 영특할 뿐만 아니라 시적인 감성이 풍부한 깜찍한 화자.
니농은 명랑하지만 동시에 슬프기도 한 자신의 이야기를 진정한 시로 변형시킬 줄 안다.
어린아이다운 순수함으로, 그리고 매우 다정다감하게 다루는 언어 표현들을 수단으로.
니농, 우리로 하여금 책읽기의 시간을 감미롭게 이끌어가도록 해주는,
그리하여 포근한 감동의 순간들을 음미하게 해주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아이.
어른들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세상…
아홉 살의 정상에서 니농은 세상을 관찰한다.
말들은 의미를 잃어버리고, 거짓말들이 원한을 품는 세상.
그런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니농은 거기에서 벗어나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아버지와 살기로 결심한다. 정말이지 니농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한 주일 동안 잘 지냈니?”
나는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른다. 내가 'yes’라고 말하면 그는 분명 슬퍼할 것이다. 그 없이도 잘 지냈으며, ‘다른 남자’가 썩 괜찮았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반대로 ‘no’라고 말하면 그는 분명 젤리와 ‘다른 남자’에게 화를 낼 것이 뻔하다. 그들 때문에 내가 불행했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버린다.
“그냥 보통이었어요.” (p.25)
이것은 내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지만 전적인 자서전은 아니다. 나는 일종의 초연함으로 이 글을 썼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시적인 어조로 이야기를 하게끔 만들었다. 사물에 무조건 기쁘게 접근하는 아이의 방식, 이런 아이의 시선이야말로 겉보기에 주변인적인 삶을 아름다운 어떤 것으로 변형시킬 줄 아는 것이다. _작가의 말
더 이상 천국의 열쇠를 찾지 마라. 그것을 쥐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순수와 시 세계의 니농이기 때문이다. _리르
아빠와 딸 사이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감동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소설. _뮈즈
니농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대단히 적극적이고 저돌적이다.
어른들의 입에서 무심코 내뱉어진 말 한마디, 사소한 제스처, 그들의 소위 ‘세상사는 이치’까지 소녀는 자기 눈높이의 지성과 감성을 동원해 거침없이 해석해나간다.
어른들로 하여금 “세상에! 난 스무 살이나 돼서야 겨우 안 건데…”라 중얼거리게 만드는 아이의 설익은 조숙함 앞에서 삶이란 그 조각조각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기를 기다리는 하나의 거대한 퍼즐과도 같다.
소녀의 당돌한 ‘세상 바라보기’를 길라잡이 삼아 좌충우돌 아홉 살 인생의 부산스러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입가엔 잔잔한 주름이, 가슴엔 찡한 무언가가 감도는 걸 느낄 수 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아홉 살 니농의 행복 비결
니농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빛나고 용감한 영혼을 보게 해준다. 그리고 행복이란 길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며 선이 그어진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할 줄도 안다. 니농은 또한 현대적 안락과 사회적, 문화적 통념과 동떨어진 데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사랑에 대해 들려주고 있는 화자가 다름 아닌 아홉 살 니농인 것이다. 아이는 자기 자신이 가족과 동물과 자연과 더불어 체험하는 바로 그 강인한 사랑을 전파한다. 동시에 우리는 니농의 시적인 언어와 자유로운 시선을 통해 그 사랑이 전달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yes라고 말해, 니농』은 세상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철저하게 순수함으로 무장된 그야말로 무공해 소설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버찌 색깔 드레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머릿속에 움트는 법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순간 속에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던 동사변화로 설명하자면 행복은 미래형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며 항상 완료형,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늘 우리 눈이 떠지기만을 기다리며 존재하는 그 무엇이다. (p.230)
아직도 우리 가슴속에는 행복해질 수 있는 동심(童心)이 깃들어 있다…
부모가 이혼한 결손가정의 딸이자 학교에서는 “원숭이”라 불리며 왕따를 당하는 “못생긴” 소녀. 대책 없는 자유인인 아버지를 도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누옥을 짓고, 치즈를 시장에 내다 팔아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는 니농의 처지는 누가 봐도 안쓰럽고 딱한 것이 사실이다. 만약 그 모든 사연들이 서글픈 터치로 그려지기만 했어도 이야기는 영락없이 한 편의 슬픈 동화처럼 읽히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슬픈 광경이라도 정작 그 속의 아이는 전혀 슬픈 줄 모르고 천진하게 뛰놀 듯 니농은 때론 담담하게, 때론 호들갑스럽게 자신의 자잘한 생활과 꿈들을 이야기할 뿐이다. 고정관념에 얽매인 만큼 편리할 수도 있는 어른들의 사회 그리고 자유롭지만 그만큼 고생스러운 게 사실인 자연, 그 둘 사이를 오가며 펼쳐지는 니농의 삶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지금껏 잊고 지냈던 동심을 되살려볼 수 있다.
전기도 난방도 들어오지 않는, 지붕조차 없는 작은 오두막,
그것이 어린 소녀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떠들어대는 어른들은 다 지옥에나 가버리라지…
니농은 아버지의 고지식한 면에 대해서 감탄 어린 환상을 품고 있다. 그래서 부모가 이혼을 했을 때 니농이 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허황된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아버지를 돕기로 결심한 것이다. 양 우리를 짓고, 허허벌판에서 시작하는 것!
그렇게 해서 니농의 보헤미안적인 삶이 시작된다. 자연의 한복판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그것은 아빠와 함께하는 완벽한 자유의 삶이었다.
일상에서 새로운 단어를 만날 때 무척 즐거울 뿐 아니라 어른이 된 기분마저 느낀다는 이 소녀에게 언어적 상상력은 사물을 이해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 중 하나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상상력은 마치 피카소의 그림이 세상을 재창조하듯,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삶을 다채롭고 유머러스하게 짜깁기한다. 니농은 집에서 기르는 가축들 이름은 물론 아빠의 친구들, 선생님들 별명까지 도맡아 지어 부르는데, 이때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하나의 세계를 지어 갖는다는 의미다.
교실에서는 비쩍 마르고 무척 못생긴 데다 짙은 눈썹에 머리가 짧은 어느 꺽다리 아줌마가 나더러 칠판에 적혀 있는 글자를 베껴 쓰라고 했다. 어떤 글자냐 하면… 나는 마치 바람 없는 날의 보릿대처럼 똑바로 뻗은 선들을 흉내 내려고 애썼는데, 정말 힘들었다. 손가락이 제멋대로 엇나가는 것이었다. 아줌마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랬다. “맙소사!…” 난 ‘맙소사’는 아니지만, 정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좋을 대로 하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아줌마는 또 이러는 것이었다.
“맙소사… 넌 ‘엄마’도 쓸 줄 모르는 거냐?”
“네. ‘엄마’라고 부르질 않기 때문에 그렇게 쓸 필요가 없어요.”
“뭐?… ‘엄마’라고 부르질 않아?…”
“네. 그냥 ‘젤리’라고 불러요. 그게 너무 예쁘고, 더 가깝게 느껴지면서 진실하게 다가와서요.” (p.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