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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머신 길자

김창완 저 | 마음산책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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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0615 / 136쪽 137 x 19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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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김창완, 상상의 바퀴로 현실을 밀고 나가다!

김창완 밴드의 리더이자 배우,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김창완. 몇 해 전부터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해온 그가 공들여 쓴 이야기들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그의 노래들은 때로 아이처럼 천진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때로는 읊조리는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 마음을 위로해왔다. 생물학적인 나이를 뛰어넘은 그의 이미지는, ‘산울림’을 아껴온 30∼40대부터 ‘김창완 밴드’로 형성된 10대 팬들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환상 스토리’란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작가의 상상력을 극대화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그동안 시詩로 응축돼 있던 그의 말들이 상상의 바퀴를 달고 현실을 종횡무진 누빈다. 여기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그의 노랫말처럼 제각기 다른 빛깔을 띤다. 그러나 어느 한 편도 아이처럼 마냥 천진난만하거나 마냥 쓸쓸하지는 않다. 하나같이 쉬운 말들이지만 그 속엔 우리네 삶을 곱씹게 하는 뼈가 박혀 있다.
김창완이 노래할 때만큼이나 즐겁게 써 내려간 이야기, 연필 끝에서 흘러나온 갖가지 음악들에 한껏 귀기울여 보자. 환상 스토리에 곁들인 43컷의 그림들이 즐거움을 더할 것이다.

무지개처럼 다른 빛깔, 다른 울림을 주는 여섯 가지 이야기

오늘이 몇 년 모 월 모 일이라는 게 뭐 대수인가? 바다 속에서는 날짜도 계절도 없다. 그래도 모든 것이 태어나고 사라지고 평화롭고 풍요롭고 인자하고 끝까지 인내하지 않는가?
침묵의 세계여!
-「사일런트 머신, 길자」에서

표제작 「사일런트 머신, 길자」는 세상의 온갖 소음에서 벗어나고픈 발명가 이씨의 이야기다. 아내의 잔소리, 흉악한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 소리 같은 것들이 모조리 사라진 세상을 한 번쯤 꿈꾼 이들이라면 주인공의 발명품에 쾌재를 부를 터. 소리가 사라진 순간 벌어지는 혼돈도 때로는 감내하고 싶어진다. 여기서 ‘소리’란 물리적인 소리 이상임을 짐작하기에 더욱 그렇다.
고양이 죠죠와 그 가족의 삶을 그린 「숲으로 간 죠죠」와 「죠죠 그 이후」는 동화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그러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이야기다.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죠죠의 성장기는 책을 덮은 뒤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 속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는 「M. C. 에셔(1898∼1971)」, 가슴 저릿한 아픔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유니」, 진실과 거짓과 위선의 경계를 묻는 「윤 판사와 소매치기」 등, 한 편 한 편이 톤을 달리한 삽화와 맞물려 각기 다른 울림을 준다. 짧은 이야기들에 담긴 위트와 풍자, 리얼리티에 어떤 땐 웃음이 쿡쿡 나오고, 순간 코끝이 찡해오기도 한다.
작가 김창완이 깔아놓은 ‘이야기 주단’은 다양한 울림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동안 뮤지션이자 방송인으로서 다하지 못한 ‘위로’의 말들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잠사학과 졸업. 그룹 ‘산울림’의 리드보컬로 1977년 록 밴드 산울림 1집 〈아니 벌써〉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가수와 배우, 방송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주요 음반으로 산울림 1집~13집을 비롯해 〈개구장이〉, 〈산할아버지〉, 〈운동회〉 등 동요집들이 있다. 2008년 젊은 뮤지션들과 ‘김창완 밴드’를 결성하여 EP 앨범 〈The Happiest〉와 1집 〈BUS〉를 발표했다. 현재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의 진행을 맡고 있다. 
“내가 정말로 쓰고 싶은 글은 판타지 소설”이라고 밝힌 그는, ‘인간 김창완’이 드러나지 않는 글, 상상력을 극대화한 이야기를 한 편씩 써나갔다. 영감이 떠오를 때면 바닥에 엎드려 종이에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사람에 대해 전지적 입장에서 쓰는, 가르치려는 글은 싫다”고 말하는 그의 책으로는 『사일런트 머신, 길자』, 『이제야 보이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하하하, 조금만 기다리세요. 됩니다. 바다 속 같은 세상을 곧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이씨의 웃음소리가 고래 배 속에서 울려 나오는 것 같았다.
드디어 첫 번째 기계가 완성되었다. 옛날 축음기의 혼같이 생긴 나팔이 사과상자 위로 솟아 있었는데 이씨는 그 기계를 ‘길자’라고 불렀다. 길자는 이씨의 아내 이름이다.
-「사일런트 머신, 길자」에서

“(…) 누구나 왔던 곳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된다. 어디서 왔는지를 잊지 않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다. 연이 연줄이 없으면 날 수 없듯이 숙명은 우리에게 연줄 같은 거란다.”
엄마가 말을 마치고 났어도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멜론상자 안엔 약간의 울림이 남아 있었다. (…) 죽은 고양이의 날인 어제와 산 고양이의 날인 오늘이 너무나도 똑같은 게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숲으로 간 죠죠」에서

윤 판사는 그런 거짓말들이 형량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피고인들이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법 앞에서 벌거벗겨질 때 느끼는 수치심을 거짓말로라도 가려보려는 걸까? 어찌 보면 거짓말은 양심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양심이 잘못 누른 엔터키인지도…….
-「윤 판사와 소매치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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