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60510555 / 268쪽 152 x 223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칼 세이건
-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
나이토 히로후미
-
홍기훈
- 19,800
- 16,920
- 16,650
- 15,120
출판사 리뷰
건축 평론가로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 등을 통해 건축물에 담긴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 나섰다. 삼촌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겨 궁궐에서 쫓겨난 단종에서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이구까지, 그들의 고단한 여정이 남아 있는 옛 건축물을 하나하나 찾아간다. 아빠와 딸의 대화를 통해 딱딱한 교과서 속 선비들이 톡톡 튀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어라, 가까운 곳에 이런 역사 현장이 있었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찾아가는 답사 여행기
-옛 건축물에 선비들의 발자취가 살아 숨 쉰다!
대개 부모들은 아이들과 역사 현장을 찾더라도 배경 지식이 부족해 아이들 앞에서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딱딱한 교과서로 배운 역사 인물들에게 이미 흥미를 잃은 상태이기 쉽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들이 책 속 유적지를 찾아갈 때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주변에 있는 역사 현장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해준다. 특히 저자는 아이들이 경쟁만 강요받는 교육에서 벗어나 사람됨을 배우기 위해서는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고 그 방법으로는 답사 여행만 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답사 여행이라고 굳이 애써 멀리 유명한 곳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선비들의 발자취 중 서울 지역만 살펴보더라도 압구정, 망원정, 청룡사, 사육신 묘, 청권사, 새남터 등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남간정사(대전), 환벽당(광주) 등 자신이 사는 곳 주변에 역사적인 인물이 거쳐 간 건축물과 기념물이 숨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 영월에서 래프팅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곳에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잠시 시간을 내 마음의 휴식을 얻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딸과 대화하면서 고전과 역사, 건축에 대한 지식도 함께 전한다. 한시와 사자성어를 틈틈이 일러주는 한편 선비를 소개하는 중간에도 과거 시험이 어떻게 치러졌는지, 호(號)는 어떤 방식으로 붙였는지, 유배지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는지, 한자로 되어 있어 잘 이해하기 어려운 벼슬들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서원의 건물은 어떤 기준으로 배치하였는지, 한옥은 왜 위대한 건축물인지 등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1441년 조선 제5대 왕 문종의 부인 현덕왕후가 유일한 세자 단종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1452년에는 문종도 왕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인을 따라 승하한다. 어라,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네.
단종은 열두 살의 나이에 조선 제6대 왕에 오른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나이다. 단종의 삼촌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의 왕위가 탐이 난다. 책사(策士, 남을 도와 꾀를 내는 사람) 한명회를 찾았다.
“이보게, 나 왕 한 번 해야겠소. 방법이 없을까?”
“나리의 형제가 몇 명이지요?”
“내가 팔형제의 둘째고, 서자(庶子)만 열 명, 열여덟 명이네. 많기도 하다.”
“그중 제일 센 왕자를 본보기로 죽여야 합니다.”
“친동생을 죽이라고?”
“아님 말고요.”
“아빠, 한명회 호가 압구정이야?”
“응.”
“그럼 내가 태어난 압구정동이랑 상관있는 거야?”
“응. 한명회가 압구정에서 학문을 닦았거든. 자고로 호는 자신이 학문을 배우고 가르친 곳을 쓰는 게 원칙이야. 그래서 당(堂), 암(庵), 정(亭)으로 끝나는 호가 많아.”
所處以號 소처이호 생활하거나 인연이 있는 처소로 호를 삼는다.
所志以號 소지이호 이루고자 하는 뜻으로 호를 삼는다.
所遇以號 소우이호 환경이나 여건을 호로 삼는다.
所蓄以號 소축이호 좋아하거나 간직한 것으로 호를 삼는다.
-‘궁궐을 나온 원통한 새 단종’ 중에서
어계 조려 선생은 당나귀를 타고 단종이 머물던 청령포를 방문해 문후(問候, 웃어른의 안부를 여쭘)를 드린다. 단종은 열다섯 살, 어계는 서른여섯 살이었다.
“진지는 드셨는지요?”
“고사리만 먹는다네.”
“수양대군이 쌀을 안 보내주나요?”
“어떻게 그걸 먹겠나. 낚시나 하세.”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눈물이 멈출 줄 모르고 흐른다. 어계는 이후에도 영월을 네 차례 더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단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다시 영월로 간다.
“전하 시신 어디 있느냐?”
“모릅니다. 알려드리면 저희 집안 멸족됩니다.”
“뭐라.”
“원호 선생이 어딘가에 모셨다는 이야기가….”
생육신의 한 사람인 원호와 3년을 시묘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 동안 누룽지만 먹었다. 그러고서 충남 공주 동학사를 찾아 단종의 제단을 쌓았다.
(…)
어계 선생은 시묘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계고택의 현판을 다시 걸었다. 원북재(院北齋). 영월에 계신 단종을 그리워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리하여 고택은 재실(齋室,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이 되었다. 뒷마당에는 사당을 세웠다. 현판은 조묘(笭廟). 선생은 채미정 안마당 연못에 낚싯대를 드리웠다.
“얘들아, 막걸리 내와라.”
“안주는 무엇으로 준비할까요?”
“고사리.”
어계는 1489년 눈을 감았다. 향년 70세. 지존(至尊) 단종 떠나시고 33년 동안 고사리만 드시다 가신 거다.
“아빠, 어떻게 고사리만 먹고 33년을 살아?”
“선비들은 그래. 아빠도 라면만 먹고 사는걸 뭐.”
-‘고사리만 캐먹고 살리 조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