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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남자 THE FANTASTIC DEER-MAN

시리즈 :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2]

마키메 마나부 저 | 권일영 역 | 작가정신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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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883449 / 500쪽 193 x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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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마키메 마나부

역자 소개

  • 역자 : 권일영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사 기자로 오래 일했다. 현재 전업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미야베 미유키 『낙원 1, 2』 『나는 지갑이다』 『누군가』『이름 없는 독』, 히가시노 게이고 『호숫가 살인 사건』 『게임의 이름은 유괴』 『편지』, 기리노 나쓰오 『다크』, 가이도 다케루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 하라 료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아비코 다케마루 『살육에 이르는 병』, 오기와라 히로시 『신으로부터의 한마디』 등의 소설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자넨 좀 신경과민인 것 같아. 연구실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두세 차례 하더군.”
“누가 그런 소릴 했습니까?”
“잠시 학교를 쉬는 건 어떻겠나?”
교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교사로 일할 생각은 없느냐며 느닷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교사요?”
뜻밖의 이야기에 그만 내 목소리가 커졌다.
“나라에 있는 고등학교야.”
“나라?”
“그리고 그 학굔 여학교야.”
“여, 여자 고등학교입니까?”

“나라 사람들은 사슴을 탑니다.”
“무,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나도 모르게 둥근 의자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언성을 높였다.
“요즘은 줄었지만 지금도 나라공원이나 가스가타이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주변 슈퍼마켓에 갈 때 사슴을 타죠.”
“노, 놀리면 못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왠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마치 낯선 나라에 흘러들어온 여행자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출석부를 덮고 쏜살같이 문으로 향했다. 문을 나선 순간, 교실 안에서 와아, 하는 큰 함성이 울려 퍼졌지만 상관하지 않고 교무실로 갔다. 아니, 교무실 바로 앞에 있는 남자 교사용 화장실로 갔다.

“‘삼각’을 손에 넣지 못하면 이 나라는 끝장이야.”
내가 진짜 신경쇠약에라도 걸린 걸까?
“할 수 없군. 이 멍텅구리 선생을 정신 차리게 하려면.”
“이봐 사슴 씨. 부탁이니 이제 제발 좀 그만 나타나주겠어? 사슴 센베이 일 년 치 사줄게. 제발!”

물끄러미 거울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사슴 귀가 생긴 걸까.
“저어…… 제 얼굴, 어떻습니까?”
“무슨 소리야? 선생 얼굴이지. 대체 아침부터 왜 그러나?”
“이상하지 않은가요?”
“이상하냐고?”
“이거 말이에요.”
할머니의 반응이 너무 둔해서 나는 사슴 귀를 힘껏 잡아당겨 보였다.
“제 귀는 어디 있죠?”
“거기 있잖아.”
“거기라니, 어디요?”
“늦잠을 자더니, 오늘은 이상하네.”
“미안하지만 내 귀를 잡아당겨주시겠어요?”
“왜 그래, 선생? 아직 술이 덜 깼나?”

나와 홋타는 다시 말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화면에는 사슴 두 마리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바보처럼 서 있는 모습이 비쳤다.
넌 대체 뭐냐? 내가 중얼거리자 홋타가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슴의 ‘심부름꾼’이에요.”

“홋타!”
나는 차량 안에, 홋타는 플랫폼에 서서 서로를 마주 보았다.
“너, 너 학교는 어떻게 했어?”
발차를 알리는 벨소리가 플랫폼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내가 입을 열려고 하자 홋타가 외쳤다.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선생님.”
다음 순간 홋타가 갑자기 내 셔츠를 잡아당겼다.
홋타의 얼굴이 갑자기 가까워지더니, 홋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었다.
안녕, 선생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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