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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5614701 / 540쪽 150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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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이사 천하의 경영자 [2]
출판사 리뷰
진시황에게 천하를 허락한 재상 이사는 누구인가?
초나라 하급 관리 출신의 이사李斯. 우연히 곳간의 생쥐와 측간의 생쥐가 사는 꼴을 본 뒤 인간의 운명도 환경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직을 내팽개친다. 곧바로 순자의 문하에 들어간 그는 순자의 눈에 들어 최상급 반에 올라가 ‘제왕의 기술’을 배우고, 당대의 떠오르는 천재 한비를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눈다. 7년의 수학을 마친 뒤 이사는 자신의 세 치 혀 하나만 믿고 혈혈단신 진나라로 건너가 갖은 수모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진나라 상국 여불위의 삼천 식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그는 여불위에게 <여씨춘추>의 집필을 권하고, 천하제일의 양물陽物 노애를 소개시켜 태후 조희에게 붙여 주는 데 성공한다. 이후 낭관이라는 낮은 관직으로 첫 벼슬을 하던 이사는 죽을 각오를 하고 진왕 영정을 찾아가 왕도를 논하여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한다. 이후 장사의 직책에 올라 열여섯 어린 영정의 숨겨진 오른팔이 되어 막강한 막후 세력으로 활약한다. 그는 전국시대 진나라를 제외한 육국에 세작細作을 파견하여 육국을 분열시켰고, 내부적으로는 여불위와 노애 등의 강력한 정적을 견제하며 소년 영정을 권력의 정점으로 천천히 밀어 올린다.
성공을 향한 강렬한 욕망, 치밀한 전략과 음모,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시나리오까지, 이사는 누군가를 만날 때 항상 대화의 수를 넘겨 보았고, 그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정식으로 등용될 수 없는 외지인이었던 이사가 가진 것이라고는 태산을 찌를 듯한 자신감과 죽기를 각오한 배포, 그리고 치밀하고 완벽한 전략뿐이었다.
권력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의 이야기, 살아 숨쉬는 역사를 완성한다
역사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사료에서 구축할 수 있는 그들의 삶과 사상이란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최초의 기록자가 남긴 몇 줄에 의지한 채 그 모습 그대로만 받아들이거나 혹 사료가 풍부하더라도 그들의 생각까지 되살리기는 어렵다.
이 책에는 이사를 둘러싼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고향을 떠난 그의 첫 스승인 순자, 훗날의 진시황이 되는 진왕 영정, 그리고 그 부왕의 재상이었다가 영정의 친정이 시작될 때까지 전권을 휘두른 여불위, 태후의 환관으로 속여 들어가 세력을 키운 노애, 그리고 순자의 문하에서 이사와 우정을 키운 한비자 등 역사서를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더 이상 역사서 안에 박제된 모습의 전시물이 아니다. 그들도 역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희로애락을 느낀 ‘사람들’이었다.
열다섯 살의 진왕 영정은 여불위와 노애, 종실의 틈에서 무기력한 자신을 한탄하는 소년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특유의 침묵과 허를 찌르는 한 마디로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카리스마를 발휘한다.<여씨춘추>의 집필자로 잘 알려진 여불위는 장사꾼 시절에 몸에 밴 특유의 빠른 계산으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영정의 생모인 조희는 아들을 향한 애정과 정부 노애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료에 갇힌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묘사는 이 책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이다. 인물들에 대한 심층적이고 생생한 접근은 역사에 대한 이해를 한층 북돋을 것이다.
중국 역사학계의 블루칩 차오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자유분방하게 연출하는 역사
인터넷이 탄생시킨 중국의 신세대 역사 스토리텔러 차오성. 2006년 중국 최대의 인터넷 포털 티엔야왕에 설치한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글을 처음 연재하기 시작했다. 절강 대학교 공학부를 졸업한 비전공자였던 그는 역사의 생생한 장면들을 박물관에 진열된 유물처럼 박제시키지 않으려고 학계의 고루한 역사 서술 방식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독특한 글을 완성했다. 진시황과 여불위, 이사 등 당대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기 위해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T.S. 엘리엇 등의 현대 서양 문학가들의 작품, 서양 속담까지 인용해 가면서 역사의 생생함을 살리려 했다. 심지어는 저자 자신이 2000년 전으로 날아가 이사와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유롭고 다양한 서술 방식을 통해 이사를 비롯해 당시의 많은 인물들의 모습과 생각을 생생히 복원시켰다. 철저한 고증의 바탕 위에 시공을 초월하는 마술 같은 문체로 채색한 이 책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역사서의 형식을 보여 준다.
또한 한국어판에 실린 당시의 지도와 ‘주요 인물’, ‘이사와 진제국 연대표’ 등의 부록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역사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조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자료들은 이사라는 낯선 인물과 만나는 독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2007년~2008년 중국을 강타한 이사 열풍은 무엇인가!
2006년 봄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 티엔야왕(http://www.tianya.cn)에<李斯, 流血的仕道>(이사, 유혈의 벼슬길)라는 글이 처음 올라왔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스물아홉의 젊은 청년이 올리기 시작한 그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중국 역사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07년 7월, 1년여 동안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고, 출간 6개월 만에 50만 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저자인 차오성은 평단으로부터 “노신의 예리함과 밀란 쿤데라의 감각을 지녔다”는 찬사를 받는 등 하루아침에 중국 역사학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왜 혜성처럼 등장한 차오성과 그가 되살려 낸 이사에 이토록 열광한 것일까? 사마천의<사기>에 간략하게 언급된 이사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악역’이었다. 진시황의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토목 사업을 벌이면서 백성들을 수탈했고, 분서 정책을 강행하여 역사의 흔적을 말살시킨 원흉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이사에 대한 평가는 사마천의 시각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더러는 재상과 책사의 이야기에 함께 등장하여 최고의 권력을 지닌 재상이라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사에게는 간웅이자 분서갱유의 원흉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차오성의 눈에 비친 이사는 이처럼 단편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이사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아이들과 어울려 토끼 사냥이 낙인, 그저 글씨(소전체)를 기가 막히게 잘 쓰던 지극히 평범한 말단 관리였다. 그러나 그는 선택을 달리했다. 전국시대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몸을 던져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려 했고,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출세의 욕망을 충실히 따르려 했다. 스스로 “소의 머리를 가르는 서슬 퍼런 칼” 같은 존재가 되고자 했고, “약자들 사이에서는 강자요, 강자들 사이에서는 최강자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을 뿐이다.
이사는 맨주먹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례들 중에서 으뜸으로 꼽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다. 아무런 배경도 없이, 심지어 순자의 문하에서 내려올 때도 그 흔한 추천서 한 장 받지 않고 진나라에 도착한 그는 그 야심만을 뺀다면 여지없이 거지꼴이었다. 그런 그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진시황의 재상이 된 것이다. 끝없는 자기 수련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통한 성공, 중국인들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사에게 주목한 것이다.
며칠 후 영정은 이사를 불러들였다.
영정은 대신들을 부를 때 사전에 이유를 알려주는 법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하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기 힘들었다. 그것이 좋은 일인지 안 좋은 일인지는 영정 앞에 직접 가서야 윤곽이 드러났다.
당초 이사는 영정이 평소처럼 업무 보고를 받으려는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대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뭔가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었다. 넓은 대전 안에는 영정 혼자 앉아 있었다.
영정이 앉아 있는 주변으로 청회색의 뿌연 광선이 비쳐 들어왔다. 어느덧 청년으로 장성한 그에게서는 여전히 후광이 쏟아져 나왔다. 나이가 들수록 그 빛은 더욱 눈부시고 강렬해졌다.
고독한 표정으로 장검을 매만지는 그의 모습에서 장엄하고도 위압적인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이사는 영정을 알현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숭배에 가까운 경외감이 들었다.
영정이 애지중지하는 검을 손가락으로 튕기자 청명한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퍼졌다.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장검을 바라보며 이사에게 물었다.
"그대가 보기에 이 검은 어떠한가?"
질문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았던 이사는 우선 형식적인 말로 넘어가려고 했다.
"전하의 검은 진나라의 이기이옵니다. 어찌 감히 신이 그것을 평할 수 있겠사옵니까?
...
"과인이 깊은 궁전 속에만 오래 파묻혀 지내다 보니 진정한 가르침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지난 날 난지궁에서 그대와 우연히 만나 천자의 공에 대해 처음 접했는데 오늘은 그대 덕분에 천자의 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네. 개의치 않는다면 그대를 객경으로 임명하고자 하네."
이로써 영정이 이사를 부른 목적이 비로소 드러났다. 그가 천자의 칼에 대해 화두를 던진 것은 이사를 객경으로 삼기 전 그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시험하는 관문이었던 것이다.
객경은 진왕의 개인 고문에 해당하는 직책으로 크고 작은 국사들에 대해 일일이 조언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었다. 수순대로라면 진왕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사전에 객경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객경은 진나라의 유수한 재상들이 대부분 거쳐 갔을 정도로 막강하고 전통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조정 대신들 사이어세는 그 자리가 사실상 재상이 되기 위한 예비 관문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인식되어 왔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