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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0660 / 13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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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슬픔의 기원, 슬픔의 영속성
199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고성만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성만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슬픔을 사육하다'는, 그 외관이 매우 신비롭고 아득한 일종의 ‘동화적 상상력’에 의해 감싸여 있다. 그것은 그의 시편들이 소년의 경험이나 시선에 의해 발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시적 상상의 방식이 어떤 근원적인 기억에 의해 구성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인은 지난 시절에 대한 섬세하고도 깊은 ‘기억’의 작용을 통해, 존재의 근원적 깊이에 가 닿으려는 서정시 보편의 욕망을 풍요롭게 보여준다. 게다가 ‘에로티즘’을 핵심 에너지로 하는 사람살이의 복합적 연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유하고 표현하는 품까지 얹으면, 이 시집은 최근에 간행된 우리 시집 가운데 가장 이채롭고도 독자적인 음역(音域)을 보여주는 셈이 된다. 이처럼 고성만 시인은 일종의 ‘원형(archetype)’에 가까운 심미적 이미지들을 불러모아 그 안에서 빛과 어둠, 삶과 죽음, 우주적 생성과 묵시적 소멸의 차원을 오가며 커다란 스케일과 아스라한 분위기의 시적 성채를 쌓아올리고 있다.
고성만 시학은 매우 이채로운 목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되, 극단의 상상력을 추구하는 전위의 운명과는 전혀 닮아 있지 않다. 그의 시편들이 비록 시원과 묵시를 오가는 커다란 스케일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른바 ‘재현의 리얼리티’를 부정하지 않는 놀라운 균형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는, 투명한 세공(細工)만이 시인의 기능은 아니라는 것과, 시는 생활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선명하게 증언한다. 그만큼 고성만은 기억의 잔상(殘像)을 소박하게 재현하는 시인이 아니고, 위반과 전복을 전략적으로 표면화하는 시인도 아니고, ‘슬픔’이라는 감각을 충실하게 편재화(遍在化)하면서 그 ‘슬픔’의 기원을 보여주고 그 ‘슬픔’이 영속화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기억의 분량을 심미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고성만 시인은 우리 시대의 한 개성적인 장인(匠人)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시인의 말
누이와 나는
슬픈 얼굴을 하고
말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하늘에 떠 있고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별을 낚아
누이의 목에 걸어준다.
추천글
초식성 동물의 되새김질, 혹은 슬픔의 맥놀이로 가득한 시집이다. 시인에겐 슬픔의 환등기가 있다. 그 불빛에 세계가 비치면, 더럽고 좁은 이 세계에 얇은 꽃무늬가 생겨나고 의미를 넘어선 말의 반짝임과 울림이 가득한 구절양장의 풍경이 펼쳐진다. 서로 만날 수 없지만 굽이굽이 펼쳐지는 그 독특한 이미지들은 상상력의 아름다운 혼란으로 가득하여 현실 속의 시간은 의미를 상실한다. 슬픔조차 사육당하는 세계에서 인공누액을 넣다가 잘못 떨어뜨린 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시인은 죄의식과 원초성을 동반한 사촌누이와의 비밀스런 사랑을 누설함으로써 객관적인 세계를 뒤흔드는 슬픔의 맥놀이를 들려준다. 형식 없는, 그리고 의식 없는 포에지는 낭만시의 반짝임과 울림을 간직한 채 저 바닷가의 석화를 열고 난 뒤 맛보는 간간한 눈물 맛으로 되살아난다.
-박형준(시인)
고성만의 시는 「푸른 반점」의 언어다. 바이칼 호수와 아무르 강의 푸른 물결을 기억하는 그의 시는 성장을 하면서 사라지지 않고 온몸을 돌아 마침내 내장 전체로까지 번져 터져 나온다. 근대의 산물인 靑少年기를 초점화하고 있는 이 시집은 그래서 설화적 상상력과 신화적 이미지로 충일되어 있다. 시인은 “물의 방/속으로/들어가고 싶지만/손잡이가 없어”(「물방울」 중) 서성이는 비애의 방식으로 근대적 삶의 불모성을 전경화 한다. 고백을 통한 성장시의 계보를 잇고 있는 그의 시가 각별한 것은, 어떤 각성과 예정된 모색의 플롯을 따르기 보다는 미성년기의 혼돈을 혼돈 그 자체로 긍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시는 反성장시에 더 가깝다.
-손택수(시인)
I
소년들 ──── 15
소녀들 ──── 16
소년과 소녀 ──── 17
우물을 찾아서 ──── 19
겨울과 봄 사이 ──── 21
남항(南港) ──── 22
강과 호수 ──── 24
해자의 추억 ──── 26
물속의 종 ──── 28
숙성된 슬픔 ──── 30
야생화농장 ──── 31
나주 배꽃 ──── 33
명옥헌 ──── 34
가인 ──── 36
푸른 반점 ──── 38
II
물방울 ──── 43
처서 ──── 44
이름이 아름다운 마을 ──── 46
봄날 ──── 48
갈대피리 소리를 들었네 ──── 49
읍성이 있는 마을 ──── 51
슬픔을 사육하다 ──── 52
빌어먹을! ──── 54
바다의 뱀 ──── 55
단풍 ──── 56
꽃뱀 ──── 57
바다의 별 ──── 58
새들은 왜 저녁에 날까 ──── 59
바다와 누이 ──── 61
III
슬픔의 빛깔 ──── 65
습지보호지역 ──── 67
흘레 ──── 69
가을 ──── 71
환절기 ──── 74
숭어 ──── 76
어둠 공부 ──── 77
놉 1 ──── 78
놉 2 ──── 80
페테르부르크에 가기 위하여 ──── 82
오르페우스처럼 1 ──── 83
오르페우스처럼 2 ──── 84
막간 ──── 85
월식 ──── 86
파리지옥 ──── 87
슬픔의 목록 ──── 88
IV
복제화가 있는 풍경 ──── 91
복제화가 있는 풍경 ──── 92
따뜻한 오후 ──── 93
안서(雁書) ──── 95
커다란 신발 ──── 96
청국장 끓이는 저녁 ──── 97
마른 꽃 ──── 98
안개의 바다 ──── 100
아버지는 모르실 게다 ──── 101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 103
엽서 ──── 105
남원에서 구례구 가는 기차 ──── 106
녹음의 사랑 ──── 107
우산 ────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