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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181191 / 161쪽 128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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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카오스가 뭔지 알고 싶다면 휴대폰을 잃어버려라 ▶ 뒤퇴르트르는 현대의 삶에 대해 신랄하고 통렬한 유머를 던지는 문화 척탄병이다. --밀란 쿤데라 사무엘 베케트가 발굴해냈고 밀란 쿤데라가 찬사를 보낸 프랑스 소설가 브누아 뒤퇴르트르. 1997년 아카데미프랑세즈 신인작가상, 2001년 메디치상을 수상했으며, “미셸 우엘벡과 함께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나가는 기수” “현대성의 앙팡테리블” “전방위적 재능을 자랑하는 전위 예술가”라는 칭호를 달고 다니는 뒤퇴르트르의 작품이 소설가 함정임의 번역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200... 카오스가 뭔지 알고 싶다면 휴대폰을 잃어버려라 ▶ 뒤퇴르트르는 현대의 삶에 대해 신랄하고 통렬한 유머를 던지는 문화 척탄병이다. --밀란 쿤데라 사무엘 베케트가 발굴해냈고 밀란 쿤데라가 찬사를 보낸 프랑스 소설가 브누아 뒤퇴르트르. 1997년 아카데미프랑세즈 신인작가상, 2001년 메디치상을 수상했으며, “미셸 우엘벡과 함께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나가는 기수” “현대성의 앙팡테리블” “전방위적 재능을 자랑하는 전위 예술가”라는 칭호를 달고 다니는 뒤퇴르트르의 작품이 소설가 함정임의 번역으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2003년 발표한 『고객서비스부』는 휴대폰을 분실한 후 경험하게 되는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미로 같은 시스템과 폭력적 속도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고객서비스부에 도달하는 길은 카프카의 ‘성’에 닿는 길만큼이나 고될 것이다 어느 날,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리면서 모든 일상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사십대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주인공은 휴대폰이 없어지자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고객서비스부에 전화를 걸었으나 잠시 기다려달라는 자동응답서비스 음성만 반복될 뿐이다. 어렵게 연결된 고객 상담 직원은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다른 상담자에게 떠넘긴다. 인터넷에 접속하니 계속해서 에러 메시지가 뜨고, 은행 현금인출기는 비밀번호 오류라며 신용카드를 뱉어낸다. 사용하지도 않은 초고속인터넷 접속 청구서까지 배송되어온다. “법인 고객은 1번을, 개인 고객은 2번을 눌러주세요.” 지시대로 2번을 눌렀다. 하지만, 이제 내 불만을 해결해줄 고객상담원과 연결이 되겠지, 하고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해서 어떤 번호 하나나 일련번호를 누르라고 했다. 가입자번호와 생년월일을 입력했다. 그다음, 나는 다시 사십 초 정도를 기다리며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관현악 조곡을 들어야 했다. 듣는 것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한 상태에 갇혀서. 바흐의 조곡은 음악적 진행 논리가 철저히 무시된 채, 똑같은 하속음에서 정확히 멈췄다가 변함없이 처음으로 되돌아갔다.(15쪽)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불만이 생겼다고? 뭔가 바꿔보겠다고? 어디 한번 고객서비스부에 전화를 걸어보라. 상담원과 연결되기도 전에 자동응답서비스라는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과정에서 먼저 절망하게 되리라. 자동응답서비스가 제시하는 길을 무력하게 따라다니다가, ‘온기가 느껴지는’ ‘진짜’ 사람 목소리만 들려와도 현대인은 안심하게 된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러나 낙담하지 않고 다시 전화의 미로를 뚫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요금이 올라가는 것을 감수하고, 여러 차례 몇 개의 숫자와 샤프 표시를 눌러, 내게 무언가 설명은 하지만 실제 아무런 해결 능력도 없는 고용인들과 몇 차례 말다툼을 하면서 회사의 상층부로 향하는 계단을 악착같이 올라갔다. 조금이라도 막히면, 참지 않고 고함을 질러댔다. 나는 내가 전직 신문기자였다고, 이 일을 끝까지 밀고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녹초가 된 고객상담원은 내게서 벗어나려고 잠기 기다리라고 한 뒤 나를 자신의 상사에게 떠넘겼다.(23쪽) 하지만 고객서비스부 직원과 통화하거나 직접 고객서비스부를 찾아간다고 해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는 수많은 고객서비스부들이 존재하지만, 기업들이 상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를 현혹시켰던 것과는 달리, 고객서비스부는 기업 측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놓은 엄격한 법칙 속에서 작동하며 아주 한정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그마저도 기업에서 정의한 소비자의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 사회에서 그나마 보호받는 ‘인종’은 자본의 법칙을 ‘의심 없이’ 따르는 충성스러운 소비자들뿐이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함과 동시에 자본주의 기업이 만들어놓은 불평등한 상품 구매 약정에 동의한 셈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에 무언으로 동의한 것이 된다. 갑자기 이러한 과정에 의문을 품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고객서비스부』의 주인공처럼 철없는 ‘음모론자’나, 세상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어차피 패배할 싸움, 세계에 대한 의문부호 따윈 날려버리고, 그냥 충실한 소비자로 사는 게 어때? 현대 사회에서 자본의 작동원리에 도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이것이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에 발을 단단하게 붙인 채 이 세계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것이기에 더욱 무력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병적인 독설을 내뿜어도, 현대성이 제공하는 이득의 수혜자가 되기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가는 이상,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의 패배는 예정된 것이다. 저항하면 할수록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될 뿐이다. 『고객서비스부』의 주인공은 그냥 이 체제의 흐름에 몸을 내맡겨버리고 싶다는 유혹을 받는다. 어차피 질 싸움이라면 불평하지 않고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어, 자본이 제공하는 혜택들을 향유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 고민한다. 소비 사회의 전령이 된 21세기의 랭보들! 『지옥에서 보낸 한철』의 마지막 시 「이별Adieu」에서 “절대적으로 현대적이 되어야 한다”고 외쳤던 랭보의 시구는 『고객서비스부』에서 소비와 현대화를 강권하는 메시지로 뒤바뀐다. 랭보는 거대 통신 기업의 광고에 등장하여 이렇게 외친다. “절대적으로 현대 세계로 들어가세요!” 기존의 가치관과 관습에 대해 반발하던 랭보마저도 소비 사회의 전령으로 전락한 현대의 풍경. 자본의 힘은 갈수록 강해져서 자신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까지 흡수하여 상품으로 생산해낸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더 이상 현대 사회의 구조를 상상하지 못하며 이 체제를 작동시키는 톱니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브누아 뒤퇴르트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견고한 실체와 형식적인 저항만으로 자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의 낭비 없이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제니퍼 르뒤크 르뒤크라고 합니다. 고객님께서는 ‘내 마음의 번호’ 서비스를 아십니까? 고객님께서 선택한 세 개의 전화번호에 대해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야간에 50퍼센트 할인된 요금 혜택을 드립니다. 고객님은 이미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요일을 제외하고 할인 요금을 적용받는 ‘더 좋은 전화’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하고 계십니다. 이 서비스에 만족하십니까?”
나는 요금 청구서가 단순하고 명확하게 단 한 장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서 전화를 건 여자를 괴롭혀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 불쌍한 여자도, 다른 사람들의 공간에 불쑥 침입하라고 고용된, 민영화된 공기업에 예속된 창녀일 뿐이다. 나는 그녀의 면전에서 전화를 끊어버리는 걸로 만족하고, 다시 이 상황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았다. (81쪽)
그는 어느 정도 공허감을 맛본 후, 이 기업에 취직했을 것이다. 그리고 영업에 필요한 몇 가지 절차들을 신속하게 교육받았으리라. 그후 그는 형편없이 낮은 보수를 받기 위해, 정확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정해진 문장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면서, 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을 일종의 기회라고 여기기라도 하듯 자신을 착취하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했으리라. (19쪽)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공포로 반강제적으로 편승할 수밖에 없는 테크놀로지의 세계. 현대인은 이 무시무시한 테크놀로지의 함정에 빠져 있다. 이 소설은 바로 기술문명 시대의 ‘현대성 증후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옮긴이의 글’ 157쪽)
“우리는 현대성이라는 말의 의미가 확립된 19세기 중엽 이래 점점 더 ‘똑똑해지는’ 세계에서 점점 더 ‘모르는 채로’ 살아간다.”(‘옮긴이의 글’ 158쪽)
목차
고객서비스부
옮긴이의 글_인공낙원에서 보낸 한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