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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5512617 / 11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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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03년 현대시학으로 데뷔한 신예 안시아의 첫 시집을 펴낸다. 그간 활발한 시작활동으로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던 그녀의 시집 제목은
<수상한 꽃>
. 수상하다 하여 시 안팎을 기웃거리는 자가 있다면 해설을 쓴 박상수의 말처럼 분명 이러한 자들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할수록 밀실로 들어가는 것 같아 가끔 숨 막히는 사람, 소소한 오해에 마음을 자주 다쳐 말보다는 침묵을 애용하는 사람, 아픈 곳은 없는데 오래 낫지 않는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사람, 집 밖에 있을 때면 끝끝내 도착하지 않을 택배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
망치는 완성이다 파괴다//열쇠는 해답이다 쓰지 않는 열쇠는 잊혀진 질문이다//물은 액체다 0℃의 경계로 얼거나 녹는 고체다//소리는 전달이다 들을 수 없는 소리는 그만큼의 거리다//비는 내린다 각도로 흐른다 내린 비는 형상으로 고인다//문은 열린다 오래 닫아둔 문은 다시 벽이다//연필은 기록이다 심이 모두 닳은 순간부터 기억이다//거울은 비춘다 금 간 거울은 나의 균열된 틈이다//날개는 난다 숨긴 날개는 경계다 펼치는 순간 기회다//바람은 분다 불지 않는 바람은 허공이다//꿈은 현실이다 깨어났을 때 비로소 꿈이다// -「관계」 전문
꿈은 현실이다 깨어났을 때 비로소 꿈이다…라는 구절에서 엿볼 수 있었듯 안시아의 시에는 습관처럼, 혹은 작심한 듯이 어떤 시작과 끝이 한 획으로 공존한다. 시인이 자서를 통해 ‘습관처럼 벼랑을 세우는 기억은 내가 잠근 자물쇠의 안과 밖이다’라고 밝혔듯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들은 앞면이거나 뒷면이어서 뭔가를 감추거나 회피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미 눈물이거나 콧물이거나 하는 질척한 감정을 휴지에 싸버리고 난 뒤이기 때문이다. 뭐랄까, 흔한 말로 아주 쿨(cool)하다고나 할까.
안시아의 시는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구름은 시시각각 오해된다’, 2부는 ‘내가 오려낸 종이 인형 같은’, 3부는 ‘5분 후의 전생’이란 소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 제목들로 유추해볼 수 있는 안시아의 세계는 짙은 잿빛이며 역설이며 그렇게도 침묵이다. 오해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들의 가장 합리적인 태도는 침묵이 아닌가… 종이 인형의 소리 없음은 또 얼마나 근원적인 것인가… 전생이 5분 후라 함에 우리는 벙어리가 아닌 그 어떤 입으로 답할 수 있겠는가…
여러 번 체에 거르고 또 걸러진 듯 고운 모래처럼, 태우고 난 뼛가루처럼, 몸짓은 없으나 눈짓은 또렷한 고요 속 이 시집을 읽고 난 뒤 우리들은 결국 그 눈 밖으로 눈물이라는 감정의 투명한 경단을 비벼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울지 모르겠다. 결국 함께할 수 없음이라는 소통 단절에 울고 결국 그렇게 남은 것은 나밖에 없음으로 하여 울 것이다. 그리하여 내게 속삭인다. 나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고 나의 상처는 상처가 아니고 그리하여 나는 끔찍이도 당신들을 사랑하는, 그저 머뭇거릴 뿐인 존재라고, 그 이름이 바로 안시아라고.
수상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