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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오래전에도여기있었다

시리즈 :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141]

임동확 저 | 실천문학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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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8939221583 / 159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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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임동확 시인의 시집. 임동확의 시는 갖가지 나무들로 무성한 야생의 숲 같다. 특히 칡이나 다래의 덩굴이 뒤엉켜 있는 울창한 숲 같다. 그의 시구나 이미지들은 결코 고분고분하게 길들여지거나 가지런하게 정돈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일상적 화법의 틈새와 허점을 비집고 달라붙거나 기어올라 기어이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그것은 온갖 욕망들이 뒤엉켜 있는 이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시인의 나름의 방법이기도 하다. - 최두석(시인)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임동확 시인의 신작 시집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줄곧 “형벌처럼 각인된 살아 있음의 죄의식”에 기대어 ‘죽음’과 ‘고통’의 서사화에 주력했던 시인은 7년 만에 펴내는 이번 여섯번째 시집을 통하여 ‘신생’과 ‘생성’의 세계로의 존재 전환을 꾀한다. 그가 이 시집을 통해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대긍정 또는 대화해의 모색이다. ?여럿 속의 하나인 나, 단절을 넘어 긍정의 세계로 시인은 “어떤 확신에 찬” 종교적 “신념”이나 “광기” 또는 ... 임동확 시인의 신작 시집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줄곧 “형벌처럼 각인된 살아 있음의 죄의식”에 기대어 ‘죽음’과 ‘고통’의 서사화에 주력했던 시인은 7년 만에 펴내는 이번 여섯번째 시집을 통하여 ‘신생’과 ‘생성’의 세계로의 존재 전환을 꾀한다. 그가 이 시집을 통해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대긍정 또는 대화해의 모색이다. ?여럿 속의 하나인 나, 단절을 넘어 긍정의 세계로 시인은 “어떤 확신에 찬” 종교적 “신념”이나 “광기” 또는 “광신”에 의해 “집단적으로 도륙”당한 “목 없는 석불도” “그 나름”으로 “모두가 참”이라는 인식을 통해 온갖 분별과 차별로 얼룩진 이분법적 세계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한다. 또한 “필요한 자가 있다면 불두(佛頭)가 아니라 제 팔과 다리/아니 몸뚱이라도 스스럼없이 내주어야”(?온몸을 들어올려?) 한다고 강조하면서 적대적인 참과 거짓,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차이와 구분 자체를 넘어선 대긍정의 세계를 모색한다.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는 부제를 달고 전체와 부분, 개체와 집단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는 연작시 ?지켜보는 이 없어도?, ?사랑의 노래?, ?바다에 내리는 비?, ?오직 하나뿐인 저 달이?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놓여 있다. 시인은 “인적 드문 바위 틈새에” 자라는 “나도제비난초”의 “꽃내음 속에 저를 스쳐간 모든 손길”, 즉 세월의 “기억”과 “조심성 잃은” 역사의 “발굽”(?지켜보는 이 없어도?)을 읽어내고자 한다. 또한 “네 속에 내가 사는 것도, 내 속에 네가 사는 것도 아니”며 “원래부터 우린 각기 혼자일 뿐”이지만, 그러나 동시에 “서로를 위해 존재하길 자청하는 하나”(?사랑의 노래?)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차이를 통한, 차이 속의 일치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금세 바다로 떨어진 한 빗방울”에도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하나의 중심”(?바다에 내리는 비?)이 살아 있다는 화엄경적 세계 모색을 통해 제 나름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본래의 면목을 유지하는, 개체와 집단 또는 부분과 전체의 조화 균형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잘 가라 청춘이여, 깊고 서늘한 사랑 시인은 이런 관점에서 “괴롭고 힘들”었던 “청춘의 날”(?고별사?)을 떠나보내며, 이제 폭력과 광기의 역사로 인한 바깥의 상처나 슬픔보다 “기억만으로 온몸이 달아오르는” “제 마음 속에 이리저리 뻗어 있는/황금광맥”(?너의 보배?)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시각보다는 시각의 타자라고 할 수 있는 ‘듣기’의 시세계로 나타난다. 즉, “온갖 부조리한 운명”과 “무거운 기억의 편린” 속에서 “더 생생한 침묵의 빛”을 받아들이고 “제 안에서 터져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저녁의 노래?)며, “서늘한 외로움”과 “맑고 투명한 정신”이 빛나는 “심연 속의 심연만이 시인의 말이 솟아”나는 “샘”(?불꽃의 심연?)이라고 선언한다. 다시 말해, 그는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대상화하려는 시각 중심주의 시세계와의 결별을 꾀하면서 “더욱 깊어진 제 안의 물소리”(?구성폭포?), 또는 “제 안의 거대한 어둠 속에서” “얼굴 없는 신의 숨결”(?소리에 대하여?), 또는 “영원한 어둠”이 선사하는 “별빛의 눈짓”(?수월관음도?)으로 대변되는 신성(神性)을 맛보고자 한다. ?생성의 밑자리, 희망을 찾아서 긍정과 화해의 세계를 지향하는 시인은 그러나 현실의 고통이나 부조리를 무조건 용납하려 들지 않는다. 주로 제3부에 실린 ?폐어?, ?6월과 7월 사이?, ?백양사 약사암?, ?종이컵과 촛불? 등의 시를 통해 시인은 세상에 대한 짙은 연민을 내보이거나 잘못된 현실에 대한 분노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끝없이 배반을 꿈꾸되 결코 배반하지 못하는 기차바퀴”로 정의하면서 꿈과 전망을 잃은 세기의 “희망”은 “증명되고 실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요청하거나 자청”한 “슬픔의 무한궤도와도 같은 것”(?희망의 존재방식?)임을 말하고 있다. 한편, 일견 대립되는 “왼손”과 “오른손”, 좌와 우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양손잡이”의 “자유로운” 세계로의 도약을 꾀하면서(?내 애인은 왼손잡이?), “의지만으로 안 되는” 자신의 “운명”과 화해하는 방편으로 “형식”을 끌어들여 “삶에 불쑥 끼어든” 상처 또는 “의외”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운명과 형식?)으려는 자세를 보여준다. 또한 개별적 차이를 무시한 “통일” 또는 “통합”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혼돈”의 가치를 새삼 옹호하며(?혼돈을 위하여?), “인과론과 필연성으로 꽉 짜인” 근대적 삶의 질서 속에서 “천덕꾸러기”로 취급된 “우연”(?수석전을 보다가?)의 가치에 주목한다. 시인은 최근 산문집 ?들키고 싶은 비밀?과 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등을 한꺼번에 출간하면서 ‘생성의 시학’론을 의욕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문학평론가 구모룡은 “청춘을 속박하던 폭력의 기억”은 이제 “그의 의식을 억압하고 사고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고 전제한 후 “존재의 해방을 지향하는 데에서 임동확의 새로운 시적 지평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갖가지 나무들로 무성한 야생의 숲”과 같은 그의 시들은 “온갖 욕망들이 뒤엉켜 있는 이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최두석 시인, 표지글) 진정성으로 빛난다. 그의 새로운 시세계를 주목해볼 일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임동확
지은이 임동확은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집으로 매장시편, 살아 있는 날들의 비망록, 운주사 가는 길, 벽을 문으로, 처음? 사랑을 느꼈다 등이 있고, 시화집 내 애인은 왼손잡이, 산문집 들키고 싶은 비밀, 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등을 펴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있다. 연락처_ 018-645-4523

책 속에서

나는 오래 전에도 여기 있었다

누가 이 깊은 밤 핸드폰 벨을 다급히 울리나

나 한 순간도 수꿩 울음 끊이지 않은 사월의 뒷동산
금세 피었다 지는 개나리꽃이나 그 울타리 아래
수줍게 고개 내민 제비꽃처럼 그렇게 너와 함께
질긴 그리움의 천을 짜며 노래하고 있었거늘

누가 슬피 울며 어디로 날 찾아다니는가
네 집앞 은행나무 사이 나트륨 가로등처럼 그렇게
곧잘 술 취해 담벼락을 더듬으며 귀가하곤 하는
너의 모습을 가만 지켜보며 여기까지 왔거늘

아, 그러나 어느새 이리 늙고 병들고 눈먼 것,
오늘 다시 너와 마주앉아 오래 아파하는 것
그 어떤 몸짓 하나 너와 무관하지 않거늘

급기야 그 누가 잠긴 방문을 차고 들어오려는가

피할 수 없는, 피해갈 수 없는 세월 속에서
오래 전에도 나는 여기 있었고,
앞으로도 차마 떠나지 못해 여기 남아있을 것이거늘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오직 너는 나의 너였거늘

목차

목차
제1부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날갯짓을
누명
저녁의 노래
구성폭포
소리에 대하여
너의 보배
불꽃에게 바치는 송가
모든 비밀번호엔 비밀이 들어 산다
봄이 오는 길목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온몸을 들어올려
한 시절의 파도가 고요하매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날갯짓을
제2부 타클라마칸 사막을 건너며
라일락이 핀 오후
자화상
걸레질을 하다가
사노라면
겨울비
이수역
타클라마칸 사막을 건너며
울음을 깨운다
눈
노안
눈 내리는 날에는
탑
제3부 추억은 힘이 세다
호남터널을 지나며
저 가는 세월 속에
추억은 힘이 세다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고별사
조율을 위한 기도
마포대교
파리채와 더불어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하여
불꽃의 심연
남산
제4부 희망의 존재 방식
내 애인은 왼손잡이
폐어
6월과 7월 사이
백양사 약사암
종이컵과 촛불
바그다드를 생각하며
용광로
지금 나는 모스크바로 가고 있다
깨알처럼
하루살이에 대한 명상
희망의 존재방식
비수
제5부 운명과 형식
호박
지켜보는 이 없어도 - 월인천강 1
사랑의 노래 - 월인천강 2
바다에 내리는 비 - 월인천강 3
오직 하나뿐인 저 달이 - 월인천강 4
수월관음도
운명과 형식
밤으로의여행
자두나무 울타리 저 너머에
희미한 말과 눈짓으로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
혼돈을 위하여
수석전을 보다가
해설ㅡ 구모룡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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