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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8990235227 / 13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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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반디앤루니스 리뷰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의식의 힘겨운 수위를 클로즈업하고 있는 조하혜의 시들은 세상과 손잡기 이전의 '그 낯선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삶은 무던하고 질긴 것 / 엄살떠는 것들 앞에서 / 상하고 상처입은 것들에게로 / 몇 억 광년을 아프지 않게 썩는다"고, 쉽게 삶을 익히지 않으려는 그의 시편들이 풍기는 싱싱한 비린내를 맡는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그녀의 시집은 90년대 이후 등단한 도발적인 여성시들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나무로 시작해서 나무로 끝나는 시들과도 다르다. 그녀의 시는 언제부턴가 우리 시단에 유행처럼 번진 미학적 패배주의 시들?이 아니다. 일상어로 눈에 보이는 현실을 비트는 그녀의 말투는 70년대 이후, 김승희에게서 보았던 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트라우마의 코기토를 상징하는 '도넛'의 사유는 그녀만의 독특한 철학적 몽상이면서, 버려지고 소외된 변두리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시의 담장이기도... 그녀의 시집은 90년대 이후 등단한 도발적인 여성시들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나무로 시작해서 나무로 끝나는 시들과도 다르다. 그녀의 시는 언제부턴가 우리 시단에 유행처럼 번진 미학적 패배주의 시들이 아니다. 일상어로 눈에 보이는 현실을 비트는 그녀의 말투는 70년대 이후, 김승희에게서 보았던 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트라우마의 코기토를 상징하는 '도넛'의 사유는 그녀만의 독특한 철학적 몽상이면서, 버려지고 소외된 변두리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시의 담장이기도 하다. 그녀의 이러한 시의 담장 안에서 상처 입은 그녀의 시적 자아는 \"점령군에서 아군으로/아군에서 다시 적군으로/나에게서 나에게로\"(「코스모스가 코스모스에게」) 반복적으로 회귀하면서 '보호관찰소'의 아이들(「가방들」)을 만나고, \"아프간의 어린 소녀\"(「가장 오래된 싸움」)를 보며, 동두천에서 죽은 아이들을 위해 어둠 속에서 어둠에게 말을 건네어, 송장벌레처럼 두려움이 갉아먹은 '허위의 얼굴'과 대면한다(「어둠 속에서 어둠에게 말걸기」). 따라서 이 시집은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만남이 불가능한 시대의 소통을 보여준다. 시 「당신A」는 아담의 대문자인 A를 상징하면서, 타자인 여성을 사물화하는 망상을 드러낸다. \"의자가 의자를 만나고/탁자가 탁자를 만나고/찻잔이 찻잔을 만난다\"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그녀의 시에서 모든 존재는 욕망의 망상에 사로잡혀 부유한다. \"침대는 침대의 망상/여자는 여자의 망상/남자는 남자의 망상/스타킹은 스타킹의 망상//페스트푸드는 일용할 양식에 대한 시간의 발칙한 망상/화장실은 배설에 대한 혐오스런 망상/윤리는 윤락의 망상\"(「망상과 싸우다」)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것은 '아우슈비츠'의 망상처럼 존재를 위압하는 높은 담장 속에 인간을 감금한다. 시 「당신들과의 대화 창구」에서 \"전쟁의 화염 속에서도/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기꺼이 죽음을 각오할 수 있었던 세대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뜨거운 쇼트닝 기름 속에서 데워져 겉은 뜨겁지만/속은 비어' 있는 '도넛 세대'라고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적 타자인 당신은 '유령'의 존재가 되어 시적 자아와 마찬가지로 부유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극적 상황은 버려지고 소비되는 기계가 인간의 사유을 점령한 집의 이야기(「나는 왜, 새로운가 1」)를 통해서 현실로 나타나고, \"어느 가문의 비밀 일기장 같은/말소된 줄 알았던 역사\"의 한 페이지, 복택유길의 식민사관 속에서도 발견되며, '돈'이 아니고서는 소통될 수 없는 현실을 노래한 목욕탕 이야기(「커뮤니케이션」)와 같은 일상의 도처에 널려 있다. 그러나 그녀의 시는 존재에 덧씌워진 이러한 욕망의 망상과 치욕에 절망하지 않는다. '치욕'을 발견했을 때, '이 때야말로 사랑할 때'(「역사에 대한 반역과 우울한 몽상 2」)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시에서 이 치욕을 감내하며 사랑하려는 태도는 ?슬픔이 슬픔에게로/고통이 고통에게로? 이어달리는 '아픈 릴레이'(「새로운 교감」), 즉 상처(트라우마)를 존재의 코기토로 인식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상처가 가해진 세계의 질서를 해체하는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시 「유곽이미지에 관한 한 편의 시」나, 「변두리 여인숙」 연작, 「이분법에 의한 일상의 소견」 등은 이러한 질서의 해체를 노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그녀의 시는 떨어지는 사과에게서 과학의 질서를 발견하고, 세계를 과학의 패러다임 안에서 이해시킨 뉴턴처럼 세계를 감금하고 억압하는 사유 체계에게 \"사과 한 알, 또 떨어진다/또 상한다\"(「바보신부」)라며 억압의 기제들에게 저항한다. 그리고 \"의미는 싱싱하지 않다/상한다는 것/상처입고 썩는 운동에게/이 지속의 힘에게/나는 씩씩하게 박수를\"보내며 \"엄살떠는 것들 앞에서/상하고 상처 입은 것들에게로/몇 억 광년을 아프지 않게 썩는다\"(「바보신부」)라며 '바보신부'란 제목처럼 치욕의 세계를 사랑하겠다고 고백한다. '도넛'의 존재 사유는 이러한 사랑 고백인, 시 「껍데기에서 껍데기까지」에서 '사랑'이 사랑의 몸을 벗고 '껍데기', 즉 '흔적'이 되는 고도에 도달한다. 이제 이러한 사랑을 통해, 그녀는 \"한 번도 내 것이 아닌 남의 스캔들로 분주한 이 땅에서\"(「가장 오래된 싸움」)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에게서 대물림된 전쟁(「자서」)의 고통을 겪으며, 상처입고 버려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섣불리 희망을 배우지 않고, 한 알의 사과처럼 땅에 떨어져 썩어감으로써… 언젠가 그녀의 몸에서 사과나무의 사과나
목차
1.아픈 릴레이
- 슬픔이 슬픔에게 고통이 고통에게로 이어달리기
2.도넛, 트라우마의 코기토
- 비어 있음으로 나는 존재한다
3.껍데기에서 껍데기까지
- 껍데기, 내 생애 가장 높이 날아 오른 고도에 대한 기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