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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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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농민들의 민담, 파리의 한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 몽펠리에 주민의 도시 설명서, 경찰 소사관의 조서, '백과전서'의 서문, 한 시민의 서적 주문서 이들간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 책은 각기 다른 여섯 편의 논문들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상을 보여주고 있다.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보여주며 문화의 해석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독창적인 책이다.
출판사 리뷰
[머리말] 이 책은 단턴Robert Darnton의 The Great Cat Massacre: And Other Episodes in French Cultural History를 완역한 것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애써주신 사람들에게 하는 감사의 말은 서문의 끄트머리에 붙이는 것이 예사이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굳이 그것을 앞에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먼저, 군산대학교의 천형균 교수는 옮긴이와 거의 동시에 이 책의 번역 작업에 착수하였었다. 양측 모두 번역이 거의 반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난처한 상황을 알게 된 뒤, 천형균 교수는 후배를 독려한다는 의미에서 그 번역 작업을 내게 양보해주셨다. 흔쾌히 양보하셨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알기에 이 자리를 빌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감사를 드린다. 다음으로 이 책의 저자인 프린스턴 대학교의 단턴 교수는 한국 출판계의 어려운 상황을 배려하여 이 책에 대한 자기 몫의 한국 저작권을 포기하며 옮긴이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두 분의 배려는 곧 이 책의 번역에 정성을 다하라는 질책이겠기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하였지만, 혹 그분들의 뜻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이 든다. 로버트 단턴은 프린스턴 대학교 사학과의 교수로서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The Literary Underground of the Old Regime으로 1983년 미국 최우수 도서상의 후보에 올랐었고, 인문 계열의 학자로서는 유일하게 맥아더 재단에서 수여하는 학술상을 받았던 인물이다. 『고양이 대학살』 이후에 나온 그의 저서는 『라무레트의 키스The Kiss of Lamourette』(1990), 『출판과 선동: 18세기 비밀 문학의 세계』(1991), 『혁명 이전 프랑스의 금서 베스트 셀러The Forbidden Bestsellers of Pre-Revolutionary France』(1995), 『프랑스의 비밀 문학 대계, 1769∼1789The Corpus of Clandestine Literature in France, 1769∼1789』(1995) 등이 있다. 이러한 여러 저서들을 관통하여 일관적으로 흐르고 있는 주제가 있는데 그것은 ‘관념의 사회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서, 단턴은 특히 대량 인쇄의 문화와 서적 유통의 역사가 대중의 여론을 형성함에 끼친 영향을 논증하고 있다. 즉 주도적인 지식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계몽 사상의 ‘고급’ 문화가 밑으로 전달한 영향력이라기보다는 밑으로부터 만들어진 영향력이 프랑스 혁명 이전의 사회에서 작용하던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고양이 대학살』에 실린 여섯 편의 논문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1984년 발간된 이래 극찬을 받았던 것은 물론 역사 서술에 있어서 방법론적인 논쟁까지 야기시켰다. 그 여섯 편의 논문들은 18세기의 프랑스라는 역사적·지리적 공통점 이외에는 각기 동떨어진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농민들의 민담, 한 파리의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 몽펠리에 주민의 도시 설명서, 경찰 수사관의 조서, 『백과전서』의 서문, 한 시민의 서적 주문서 등을 소재로 하여 쓴 여섯 편의 논문들은 일견 서로간에 어떤 연관성도 지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뜻을 음미하려고 한다면 그 논문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서로를 보충하거나 혹은 한 사물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그것들이 하나의 책을 이루어 일관적인 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예컨대, 제1장의 농민들의 민담과 제2장의 직공들의 이야기는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밑바닥 층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던가를 말해주며, 민담이나 ‘복사’가 어떻게 혁명까지 이르지는 않으면서도 ‘작은 사람들’이 ‘큰 사람들’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방편을 제공하였는가를 논하고 있다. 한편 제3장의 부르주아는 노동자들의 저항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귀족층으로의 편입에 대하여는 관대하면서 노동자들이 부르주아의 경계를 침투하던 것에 대해서는 위협을 느끼고 경계하였던 평범한 부르주아의 모습에서 우리는 제2장의 노동자들이 부르주아에 대해 느꼈던 반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만족스럽게 자신의 도시에 애착을 느끼며 몽펠리에의 안내서를 서술하였던 한 부르주아의 여망은 현상 유지에 있었을 것이다. 제4장의 주인공으로서 서적과 저자들을 감시하던 경찰 수사관의 목표는 종교와 왕정에 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왕국을 지탱시킨다는 현상 유지에 있었다. 그러나 그가 보던 바의 세계는 제3장의 부르주아가 보던 것과는 달리 모호한 정신의 영토에 있었고 명확한 정체도 파악할 수 없는 지식인의 세계였다. 그 경찰 수사관은 ‘지식인’이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도 정의도 지니지 않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감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한 계층으로 그들이 서서히 등장하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이것이 지식인들에 대한 외부의 관점이었다면, 제5장에서는 지식인들 내부에서 그들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었던 자신들의 사명감과 역할에 관해 『백과전서』의 서문과 지식의 나무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경찰 수사관에게 지식인들의 정체가 아무리 모호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달랑베르와 디드로와 같은 계몽 사상가들에게 있어서 지식인들의 역할이란 기존의 종교와 군주제의 악폐를 일소하는 진보적인 추진력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당위였고 그들은 그 목적을 위하여 때로는 모순적으로 보이는 모든 논리를 동원하였다. 제6장에서는 한 시민이 남겼던 서적 주문서의 분석을 통하여 독자들이 루소에 대해 반응하던 방식을 설명한다. 전반적으로 그것은 책을 통하여 저자와 지식인들의 영향력이 사회 전체에 점차 크게 자리잡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제5장과 제6장은 맥락을 같이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즉 제5장이 이른바 텍스트 분석을 통하여 텍스트의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의 통일성을 찾으려고 시도하였다면 제6장은 그 텍스트를 독자들이 어떻게 읽었는가를 추적하여 그 의미가 어떤 방식으로 다양하게 전달되었는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여섯 편의 논문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유기적인 관련을 맺으며 18세기의 프랑스에 대해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서술 방식에 힘입어 농민에서 계몽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거의 모든 계층에 대해 단턴이 논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책이 역사학도들의 필독서로 꼽히며 일반 독서 대중들에게까지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게 된 사실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책이 지니는 중요한 의미를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 먼저 이 책은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실행하였다. 그 말은 근래에 역사학의 구호로 바뀔 만큼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확실한 사실은 그것의 실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즉 무명 인사들이 남겼거나 그들에 대해 서술한 사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서술을 체념적으로 포기한 채 그들을 그늘 속에 남겨두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단턴은 새로운 사료를 발굴함으로써 구체제의 농민들의 삶을 재현시켰던 것이 아니라, 「신데렐라」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사람들이 흔히 보아왔지만 지나쳤던 농민들의 이야기에 역사적 차원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복원시켰다. 오늘날 우리가 그러한 민담을 읽으면서 문학적 비유나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사실은 농민들의 실제 삶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단턴은 민담에 숨어 있던 역사적 차원을 되살려놓은 것이다. 그 과업을 어떻게 이루었는가라는 문제는 이 책이 지니는 두번째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단턴이 택했던 방법은 민속학과 인류학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하여 그는 농민들의 민담, 인쇄공들에게 전승되던 이야기, 도시의 안내서, 경찰의 보고서, 『백과전서』의 서문, 서적 주문서 등 많은 사람들이 읽기는 하였지만 사료로서 지니는 가치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던 글 속에 숨어 있던 의미를 캐내었다. 현재의 우리가 보기에 “가장 불투명한 곳에서 문서에 손을 대어봄으로써 우리는 낯선 의미 체계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것은 아무리 개별적이고 특이한 글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상징의 체계 속에서 표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사회가 함께 받아들이는 관용적 표현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턴이 실행하였던 것은 우리에게 가장 낯설게 보이는 텍스트를 우리와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창구로 삼아, 그것이 지니는 상징적인-따라서 사회적인-의미를 사회사가들이 복원시켰던 컨텍스트에 견주어 끄집어낸다는 것이었다. 현재 가장 활동적인 역사가 중의 한 명으로 단턴이 꼽히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방법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확실한 지표이겠지만 그의 방법의 성공 여부는 이곳에서는 논외의 일이고, 단지 그 중요성을 한 가지만 지적한다면 그 방법을 통하여 역사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리고 이용해야 하는, 사료의 범위가 방대하게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 책이 지니는 중요성은 문화의 해석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에 기여하였다는 것이다. 종래의 문화사가 지니던 편견 중의 하나는 문화란 궁정이나 사상가의 서재와 같이 ‘높은’ 곳에서 만들어져 ‘낮은’ 곳으로 하달되거나 기껏해야 파급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턴은 “밑바닥의 수준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철학자들만큼이나 지성적일 수 있다”는 견지에서 문화가 반드시 ‘높은’ 곳에서만 생산되는 것이 아님을 논증하였다. 물론 단턴 혼자만이 그러한 작업의 중요성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고 아날 학파 및 다양한 종류의 사회사가들이 그러한 관점의 형성에 기여하였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단턴이 지니는 의미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러한 관점을 때로는 실증적으로, 때로는 논리적으로, 때로는 상징적으로 추구하였다는 데 있다. 즉 단턴은 귀족 어린이들의 유모였던 농촌 아낙네들을 매개로 하여 농부들의 민담이 살롱의 귀부인들에게 애호되던 장르로 변모하였던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문화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것을 논증함과 동시에 농민들의 이야기나 직공들의 이야기를 『백과전서』에 대한 논의와 같은 책 속에서 다룸으로써 ‘고급’ 문화와 ‘하급’ 문화라는 범주적 구분의 의미를 희석시켰다. 동시에 루소에 대한 장에서는 독자들의 반응이 초래하였던 결과를 예증하여, 사상가들의 생각이 단순히 그들이 원하던 대로 독자들에게 주입되었던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독서를 통하여 저자들의 저술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문화의 흐름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적임을 예시하였다. 그 모든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난해하다면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 책이 지니는 또 다른 가치의 하나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학문 분야가 그러하지만 역사학의 경우도 예외 없이 전공 논문은 물론 학술서는 점차 학자들에게만 통용되는 전문 용어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결과 이제 역사학자들에 의한 학술 서적은 일반 대중들과 유리되어, 오히려 역사를 전문으로 수업하지 않은 사람들이 쓴 역사책들이 학문적 검증도 받지 않은 채 독서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 도래하였다. 『고양이 대학살』은 새로운 이론을 도입하고 엄정한 사료 고증의 과정을 거쳐 학문적으로 중요한 쟁점을 제기하면서도 동시에 재미있는 역사책이 씌어질 수 있다는 고무적인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흥미로운 세계 속으로 감히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 1996년 9월, 조한욱
옮긴이 서문
감사의 말
서론
제1장 농부들은 이야기한다: 마더 구스 이야기의 의미2
제2장 노동자들은 폭동한다: 생-세브랭 가의 고양이 학살
제3장 한 부르주아는 그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한다: 텍스트로서의 도시
제4장 한 경찰 수사관은 그의 명부를 분류한다: 문필 공화국의 해부
제5장 철학자들은 지식의 나무를 다듬는다: 『백과전서』의 인식론적 전략
제6장 독자들은 루소에 반응한다: 낭만적 감수성 만들기
결론



































